저는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프리랜서예요. 그만큼 컴퓨터 앞에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하죠. 오래 앉아 있으려면 엉덩이에도 힘이 필요하더라구요. 살찐 엉덩이가 아닌 힘 있는 엉덩이 말이에요. 괄약근에 힘을 불끈주는 힘이 아닌. 참을성 있는 엉덩이랄까.
고등학교 시절 아침 일곱 시 이십 분부터 저녁 열한 시까지 학교에 앉아서 공부하는 게 제 일이었는데 어느덧 삼십 분도 앉아 있기가 힘들더랍니다. 자리에 일어나서 뭔가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자꾸만 들어요. 프리랜서로 생활하니 그 누구도 앉아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거든요. 저의 이런 참을성 없는 태도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걸까요.
영상 레퍼런스를 찾고자 sns를 탐색하다 보면 어느새 일과는 관련도 없는 숏폼들을 넘기며 희희덕거립니다. 일하다 목이 말라 자리에서 일어나기라도 하면 갑자기 빨랫감을 찾아 빨래를하고 냉장고를 괜히 뒤적거리기도 해요.
포기는 또 얼마나 빠르게요. sns에 사진을 꾸준히 올려보자는 다짐은 게시물 두 개 올린 뒤 그 뒤로 깜깜무소식이에요. 유튜브에 브이로그를 올려보자며 떠난 부산 여행은 그저 여행으로만 남았습니다. 작심삼일이라도 하는 사람은 어쩌면 대단한 사람이지 않을까요. 삼일씩이나 해냈잖아요!
전자기기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알려주는 스크린 타임을 보니 지난주에만 평균 열네 시간을 사용했더라구요. 일주일 다 합해서가 아닌 하루에 열네 시간 말이에요. 많은 시간으로 보이긴 하지만 비교 대상이 없으니 많은 시간인지 체감이 잘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의 참을성 없고 금방 포기해 버리는 삶의 태도는 이 사용기록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도파민에 절여져 있는 저의 뇌 상태를 말해주는 듯하거든요. 하나를 오랫동안 하지 못하는 이유는 빠르게 넘어가는 숏폼에 익숙해져 버린 탓이지 않을까요.
앞으로 십 주 동안 저의 가장 절친이자 손절하고 싶은 친구 도파민을 소개하고 이 친구와 멀어지기 위한 노력을 얘기해 보려 해요.
남들한테 들키는 것이 부끄러워 숨겼던 이야기. 남들보다 조금은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나를 더 이상 숨기지 않고 폭로하는 이야기. 나아지기 위해 억지 부리지 않고 글을 써보려 합니다. 이런 일상들마저 제 삶 하나의 밑줄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