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유니콘을 만나기를
”유니콘이 뭐예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 뿔 달린 말‘이다.
형태는 기본적으로 말에 가까운데 이마에 뿔이 하나 있고, 날개가 있을 때도 있다.
그렇다 현실에는 없고 전설이나 신화 속에 존재하는 동물이다.
때문에 눈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상징되는 것들이 더 의미가 있다.
유니콘 하면 떠오르는 것 - 특별함, 희귀함, 순수함, 꿈, 희망 - 이것이 유니콘이다.
나에게 유니콘은 농구팀이다.
2021년 12월 첫 발을 디딘 울산 유일의 여자 농구팀.
내가 들어간 시점으로부터 약 12년 전 유니콘이 창설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픽업을 위해 아들 손잡고 농구 학원을 들락날락하던 엄마들이 ’까짓것 우리도 한 번 농구해보자.‘하고 만든 팀이 유니콘이다.
나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 배드민턴을 치다 팔꿈치를 다쳐 배드민턴을 칠 수 없었고, 좋아하던 운동을 못 하니 삶이 우중충해졌다.
일상이 무기력해졌다.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방송댄스, 요가, 풋살…. 다양한 운동의 문턱을 기웃거렸다.
다들 재미있었다. 그러나 왜 인지 지속성이 짧았다. 분명 재미있었는데 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우연히 sns에서 ‘유니콘’이란 팀의 멤버 모집 게시물을 보았다.
사실 농구를 예전부터 배우고 싶어 여자 농구팀을 엄청 찾아 헤맸다.
그렇게 찾아다닐 때는 어디에도 없더니 알고리즘의 마법인가? 농구 관련 게시물에 하트를 좀 눌렀을 뿐인데 어느 날 그렇게 유니콘이 나타났다.
마치 ‘신기루’를 만난 것 같았다. 혹여나 유니콘이 신기루처럼 사라질까 얼른 디엠을 보냈다. 그러나 연락이 없었다. 신기루였구나 했다.
그렇게 우중충해진 삶에 햇살을 드리우고자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는 햇살을 가리는 더 큰 가림막이 되었다.
이 시기에 힘들지 않았던 사람이 없었겠지만 난 정말 힘들었다.
2021년 11월 sns로 디엠을 받았다.
오 마이갓!!!!!
‘유니콘’이었다.
유니콘도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디엠을 확인할 여유가 없었단다.
그러다 뒤늦게 아주 뒤늦게 디엠이 온 것을 보고 연락처와 유니콘을 만날 수 있는 장소를 답장으로 보내주었다.
그다음 주 수요일 그러니까 2021년 12월 첫째 주 수요일에 나는 유니콘으로 달려갔다.
유니콘 회원분들은 정말 천사 같으셨다.
그 어떤 이해관계에 얽혀 있지 않으면서, 농구공 한 번 튕겨 보지 않고 30년 넘게 살다가 정말 100%로 농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순수한 영혼들이다.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하는 일도 제각각 성격도 제각각인 사람들의 모임이지만 마음 하나 만은 똑같이 따뜻했다.
나의 삶에 햇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힘듦을 보상이라도 받는 듯했다.
나를 향해 웃음을 보여 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나에게 무한한 칭찬을 쏟아 내는 그분들 덕분에 나의 삶에 다시 희망이 찾아온 듯했다.
유니콘이 가진 상징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 유니콘 농구팀‘ 이름 한 번 잘 지었다 싶다.
‘유니콘’은 나에게 특별함 그 이상이다.
여전히 난 매주 수요일을 기다린다. 웬만해서는 수요일에 다른 약속은 잡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유니콘이 필요한 것 같다.
현실을 버티기 어려울 때 우리는 비현실적인 것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곳에서 위로를. 새로운 방향을. 희망의 시작을. 만날 수 있다.
누구나 유니콘을 만나기를.
2026년 붉은말의 해를 기념하는 유니콘 단체 사진 (함께 하지 못한 회원님들 다음엔 꼭 같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