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주연 Jan 01. 2022

애정을 가늠하는 척도

위에 좋은 

남편과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에 와서 남편이 말한다. 

''여보, 아까 마트에서 대화하던 거 브런치에 올려봐. 재미있을 거야.'' 

''싫은데. 재미없던데.'' 

그러자 딸이 옆에서 거든다. 

''맞아요, 엄마, 올려보세요. 재미있어요.' '

''그러면 당신이나 윤미가 글을 써오면 내가 보고 올릴지 말지 결정해볼게.'' 

''윤미야, 네가 한 번 써봐. 맞춤법은 보고 아빠가 고쳐줄게.'' 

''싫어요.'' 

결국 내가 책상 앞에 앉았다. 그러니까 이마트에서 우리가 나눈 대화는 이랬다. 


남편과 마트에서 장을 보고 포장을 하는 중에 불가리스 포스트 바이오틱스 이너케어라는 비싼 요구르트를 가리키면서 묻는다. (요구르트 5개에 7000원 정도 하는 프리미엄 요구르트였다.)  


''여보, 이 요구르트 나도 먹어도 돼?'' 

''그럼,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그래? 오래간만에 기분이 좋아지는걸? 그럼 이걸 내가 다 마시는 건 어떻게 생각해?''

남편이 난색을 표하면서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  

''아, 그게, 그 정도는 아니야.'' 

''뭐가 그 정도가 아니라는 거지?'' 

''그러니까 그 정도로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 


#요구르트 #마트 #장보기 #위에좋은 #애정이란 


작가의 이전글 누구의 잘못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