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에서 고기 맛이 난다면

혁명 같은 맛!

by 승주연

우리 가족은 모두 고기를 무척 좋아한다. 생선의 경우 낯선 생선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지만, 먹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고기를 만나면 두려움보다는 설렘 혹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외에 양고기, 노루고기, 말고기, 멧돼지 고기를 먹어봤다.


딸도 고기를 무척 좋아해서 우리 가족은 하루에 한 번은 고기를 먹는다. 한 번은 딸이 시댁에 놀러 갔을 때 시아버님이 전기밥솥으로 식빵을 만들어주셨다. 아버님은 하나밖에 없는 친손녀를 무척 아끼셔서 일주일에 한 번 아이가 놀러 가면 정성껏 이것저것 음식을 만들어주신다.


식빵을 만들어주신 것은 처음이었는데, 딸은 식빵을 먹더니 ''유레카''를 외치듯이 소리 질렀다.


-오, 식빵에서 고기 맛이 나요! 이건 식빵이 아니라 혁명이에요!


그때 나는 일하느라 집에 있었고, 남편이 딸을 데리고 시댁에 갔는데, 남편으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지만 마치 바로 옆에서 딸의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아니, 윤미가 정말 그렇게 말했단 말이에요?

-응. 그랬다니까.

-그런데, 어떻게 애가 혁명이란 단어를 생각해냈지?

-그러니까. 아버님이 그 얘기 듣고 엄청 좋아하시더라고.

-진짜 맛있어서 말했겠지만, 다시 생각해도 신기하네. 그런데 식빵에서 고기 맛이 나는 건 좋은 건가?

-글쎄, 난 나쁘지 않던데?

-난 또 내가 만든 식빵 가져가려고 했는데, 안 가져가길 잘했네.

-그러니까. 도전처럼 보였을 수도 있어. ㅎ

-아무튼, 고기 맛 나는 식빵은 신선하긴 하네.


*사진은 제가 만든 버터 식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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