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주연 Aug 29. 2022

설거지 1, 2, 3


오늘은 설거지에 얽힌 에피소드를 공유해봅니다.


제목 1:  당신 뭐 해?  


나는 원래 아침잠, 아니 그냥 잠을 많이 잔다. 그런데 하루는 단잠에 빠져있는데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와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서 전방을 응시하자 싱크대 앞에 서 있는 남편이 눈에 들어왔다. 

나: 여보, 아침부터 뭐 해?

남편:  설거지해. 

나:  그걸 왜 아침부터 하는 거야? 

남편:  어제 안 하고 자서 마음이 불편해서. 

나:  그러게. 다음부턴 하고 자. 


제목3 :  아부 

나:  난 당신이 설거지하는 모습이 제일 섹시하더라. ㅋ

남편:  웃기지 마. 나 설거지 많이 시키려고 그러는 거잖아! 

나:  이런. 들켰군. 알았어. 그럼, 그냥 설거지해. 어차피 할 거 기분이라도 좋으라고 말한 건데. ㅋ 


제목 3:  그게 안 들어가? 

설거지를 하던 남편이 나를 불렀다. 

남편:  여보, 이거 좀 닦아줘. 

남편이 커다란 꿀병을 내밀었다. 

나: 여기에 손이 안 들어간다고? 

남편:  응. 안 들어가.

나:  발도 들어가겠구먼. 

남편:  에이. 말도 안 돼. 발이 어떻게 들어가냐? 

나:  진짜 넣는다. 

남편:  넣든지. 

발을 넣지는 않고 충분히 들어갈 수도 있다는 식으로 발 옆에 병을 세워뒀다.

남편:  헐. 진짜 들어갈 것 같네. 

나:  봤지?  


#번역작가 #외국어강사 #회사원 #워킹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