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결산하며(3)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한러 공동 프로젝트

by 승주연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러 공동 번역 및 출간 프로젝트에 참여하다


올해는 사실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고, 코로나 이전에 양국 간 여러 가지 다양한 행사를 하기로 계획이 돼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고, 대부분의 행사는 취소되거나 온라인 비대면이라는 형태로 치러질 수밖에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과 러시아 연방 출판매스컴청 산하 러시아 문학 번역원 역시 이와 관련하여 공동으로 번역 및 출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고, 나와 공역자 역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5+5 번역 출간 한-러 공동 프로젝트


2018년에 처음으로 ''5+5'' 한러 간 공동 출간 사업을 논의한 이래로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 한국과 러시아에서 각각 5권씩 총 10권이 출간되었다.

한국문학번역원과 러시아문학번역원은 근현대를 아우르는 19-21세기 문학 작품 중 한국과 러시아에 소개가 되지 않은 작품을 대상 도서로 선정하였다. 노한 번역에는 방교영 교수를 비롯한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출신의 번역가들이 참여했고, 한노 번역에는 모스크바국립외대 교수인 예카테리나 포홀코바 교수 등 국내외 실력 있는 번역가들이 참여했다. 나와 공역자는 한노 번역에 참여했고, 우리는 방현석 작가의 ''내일을 여는 집''을 러시아어로 번역하였으며, 다른 4권의 책과 함께 모스크바에서 출간되었다. 러시아어로 번역된 작품은 ''태평천하''(В эпоху великого спокойствия), 이문열 소설가의 초기 단편선인 ''타오르는 추억''(Вспышки воспоминаний), 방현석의 단편집 ''내일을 여는 집''(Дом нашего будущего), 김영하의 ''빛의 제국''(Империя света)이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된 러시아 작품은 빅토르 펠레빈의 ''아이퍽 10'',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평론집 ''세기말의 러시아 문제'', 구젤 야히나의 ''줄레이하 눈을 뜨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웃음과 풍자 코드로 읽는 도스토예프스키 단편선'', 유리 카자코프의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이다.


방현석의 ‘’내일을 여는 집’’(Дом нашего будущего)


이 소설집에는 노동자 계급의 눈으로 그들이 처한 현실을 그린 중단편 소설이 수록돼있다. 나와 공역자가 이 소설집을 번역할 때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이 소설에 수록된 조선소나 공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이 많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공장이나 조선소에서 일한 적이 없었던 우리는 조선소나 공장의 구조, 명칭, 작업 현장 등을 번역할 때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영상을 보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을 경우에는 관련 논문을 읽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의 완역 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에서 바로 이 책의 번역을 시작했고, (사실 이 점은 우리가 번역 원고를 빨리 넘기지 못한 탓이다) 이 책은 반드시 서울국제도서전 즈음에 출간이 돼야 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시간에 쫓기면서 번역을 했다. 하지만 소설을 번역하면서 90년대 노동자들이 직면한 절망적 현실과 잠시나마 마주하면서 지금 노동조합이나 노동자의 인권이 향상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희생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한국문학번역원 측에 감사드리며...



*책 속으로...


''기분이 좋을 건 또 뭐 있고, 안 좋을 건 또 뭐 있어.''

''워매, 우리 성님 말하는 맵시 좀 보소. 그래 오매불망 꿈에도 그리던 복직이 탁 돼뻔졌는데, 기분 좋을 건 또 뭐 있고 기분 나쁠 건 또 뭐 있노?''

복직, 그 말에 성만은 귀가 번쩍 뜨였다.

''뭐라고, 내가 복직이 됐다고 그랬나 지금?''

성만은 받아들었던 잔을 내려놓고 강범을 쳐다봤다.


-А чему радоваться?

-Как же так ? Ты ведь хотел, чтобы тебя восстановили на работе? Тебя восстановили, а ты не рад.

Услышав это, Сонман покраснел.

-Что ты сказал? Меня восстановили на работе?

Сонман поставил рюмку на стол и посмотрел на Канбома.


*관련 영상 및 낭독 파일

https://institutperevoda.ru/info/events/institut-perevoda-na-mezhdunarodnoy-knizhnoy-yarmarke-v-seul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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