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결산하며(2)

-3월 말에 러시아에서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 출간되다

by 승주연


2017년도 3분기 한국문학 번역지원 공모 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다(8월 31일)



2017년도 3분기의 경우 영어권 18건, 프랑스어 1건, 독일어 2건, 스페인어 4건, 러시아어 10건, 우즈베키스탄어 2건, 아제르바이잔어 2건, 루마니아어 1건, 중국어 8건, 일본어 8건, 베트남어 1건, 몽골어 1건, 인도네시아어 1건, 미얀마어 1건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이 중 러시아어권의 경우 10건의 번역 지원 신청 작품 중 나와 공역자 알렉산드라 구델레바가 번역 지원 신청한 ‘’두근두근 내 인생’’과 반진환, 마리아 오고로드니코바씨가 번역 지원 신청한 ‘’누들 로드’’라는 두 작품이 번역 지원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차세대 한국문단의 희망, 김애란 첫 장편


김애란 작가는 2002년에 약관의 나이로 등단한 이래 "달려라 아비", " 침이 고인다"두 권의 소설집 만으로 한국일보 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젊은 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올랐고,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2010년 여름부터 2011년 봄까지 계간 "창작과 비평"에 연재될 당시부터 문단과 독자들 사이에서 숱한 화제가 된 이 작품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청춘과 사랑에 대한 눈부신 이야기를 다룬다. 슬프고 진지하다가도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소설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어쩌면 다행히도 번역할 당시에는 문단의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을 번역한다는 부담감을 그때는 느끼지 못했다. 공역자가 김 작가의 열혈팬이기도 했고, 전쟁도, 정치 색깔도 없는 순수 문학 중에서 좋은 소설을 가려내어 공역자에게 제안하는 것이 쉽지 않기도 했다.


또다시 저작권 계약에 발목일 잡힐 줄이야…



사실 이번만큼은 러시아 대형 출판사에서 김애란 작가의 작품을 출간해줬으면 바람이 컸다. 그렇게 되면 지금 보다도 더 많은 러시아 독자가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읽어볼 수도 있을 것이며, 한국 문학 자체에 관한 관심도 조금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문학번역원의 러시아어권 담당자와 함께 러시아 내 대형 출판사 중 하나인 ‘AST’에 저작권 계약 문의를 했다. 하지만, 대형 출판사들이 그렇듯, 우리가 제안하는 작품은 문의가 들어오는 수많은 작품 중 한 권에 불과하며, 검토를 하는데만 무려 수개월이 걸렸다. 그러던 중 우리는 그쪽으로부터 현재는 출간 계획이 없지만, 추후에 기회가 되면 출간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물론 연락을 받기까지 독촉과 문의를 수차례 한 터였다. 결국 우리는 기존에 우리가 번역한 책을 출간한 적이 있고, 기꺼이 출간할 의사가 있는 다른 출판사를 섭외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1년 이상을 저작권 계약 과정에 매달린 끝에 러시아 출판사는 저작권자와 계약을 했다.


저작권 계약한 지 얼마나 됐다고 원고 독촉을…



저작권 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쯤 지났을 때, 우리는 러시아 출판사로부터 원고 독촉을 받는다. 사실 러시아어로 소설을 번역하는 일이 쉽지 않고, 통상 한국어로 번역할 때보다는 시간도 많이 걸리는 데다, 저작권 계약을 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우리는 원고 독촉 이메일을 받고 놀랐다. 게다가 우리는 우리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원고 제출 기한을 넘기지도 않았다. 물론 우리 기억이 정확하다면 말이다. 러시아 출판사 측에 알아보니, 러시아 출판사와 한국 저작권자 간 체결한 계약서 상으로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출간과 판매를 끝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몰랐던 계약 조건이라 다소 당황스럽긴 했지만, 계약은 이미 체결되었기 때문에 최대한 계약 사항을 준수하는 일이 중요했다. 그래서 나와 공역자는 부랴부랴 번역을 했다.


보고 싶을 거예요...



우여곡절 끝에 2020년 3월 말경에 러시아에서 "두근두근 내 인생"이 출간되었다. 공역자와 상의 끝에 러시아어 제목은 "보고 싶을 거예요."가 시적이고, 함축적이고 아름답다는 결론을 내렸고, 김애란 선생님을 이메일로 설득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보고 싶을 거예요"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책 속으로...


왜 지금이냐고, 조금만 참다 갖지 그러셨느냐고,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오래전, 아무도 모르게 원망하고 서운해했던 기억도 굳이 헤집어내지 않았다. 이제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하나도 중요할 리 없었다. 어머니는 대답 대신 내 손을 꼭 잡았다. 나는 잠에 취한 사람처럼 느리고 아둔하게 말했다.

''아빠.''

''응?''

''그리고 엄마.''

''그래''

그러곤 남아 있는 힘을 가까스로 짜내 말했다.

''보고 싶을 거예요.'' (p.322)


Я не стал спрашивать, почему они решили родить именно сейчас, а не подождали немного. Я не стал вытаскивать обиду из дальних угольков своей памяти. Теперь во всём этом не было смысла. Правда! Теперь это совсем неважно. Вместо ответа мама крепко сжала мою руку.

-Папа!

-Да.

-Мама!

-Что, малыш ?

-Я буду скучать. (стр.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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