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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주연 Jan 10. 2021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하여

고품격 문화 예술 매거진 아츠앤컬츠의 2020년 12월호에 실린 글 

 러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가난한 사람들'', ''백치’’, ''도박자’’ 등의 저자로 유명하다. ''인생의 의미보다 인생을 더 많이 사랑해야 한다'',  ''책 읽는 일을 그만두는 것은 생각을 멈추는 것과 같다.’’,  ''내 모든 것을 털어놓을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포옹할 줄 아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이보게, 침묵하는 건 좋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아름답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소설가이자 사상가였던 그는 이처럼 주옥같은 명언을 남긴 작가로도 유명하다. 

한편 ''죄와 벌’’은 초중고등학교에서는 가장 기피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그의 작품은 조금 더 나이가 든 후에 읽어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은 세계적인 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와 연관된 흥미로운 혹은 주목할만한 사실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한다. 


1.  어두운 어린 시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도스토예프스키의 아버지는 의사였고, 어머니는 부유한 상인의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 가문은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원정하던 1812년에 몰락하고만다. 집에는 표도르 외에도 아들 셋에 딸이 네 명이나 있었고, 가정은 화목했고, 자녀 양육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모가 따로 있었는데, 유모는 그가 3살 때부터 옛날이야기를 읽어줬다. 그의 나이 4살 때 어머니가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성경을 통해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쳤다. 그의 집에는 러시아 작가인 푸시킨을 비롯한 외국 고전인 세르반테스나 괴테 같은 작가의 작품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가정의 화목은 16세 때 어머니를 결핵으로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17세 때 사인조차 불분명한 채로 아버지를 일찍 여읜 후로 깨지고 만다. 뇌졸증이 원인이라고도 하고, 자신의 농노들에게 살해당했다는 설도 있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동생은 아버지가 실제로 술 취한 상태로 자신의 농노들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곤 했다고 회상하곤 했다. 


2. 역모죄를 씌워 사형에 처하려고 했던 황제가 있는가 하면… 


도스토예프스키의 나이 25살 때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출간했고, 당시의 뛰어난 작가들로 명성을 떨치던 네크라소프와 벨린스키의 눈에 들게 된다. 그들은 도스토옙스키를  ''새로운 고골’’이라고 극찬하면서 여러 문학 살롱에 데리고 다니면서 많은 사람과 인사를 시킨다. 그리고 그는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자유 사상가들의 모임에도 들어가며 그곳에서 그들과 함께 다양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나눈 불순한 대화가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가면서 그들 대부분이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들에게는 ''역모죄’’가 씌워졌다.  결백을 주장하던 그는 결국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을 당할뻔 했지만, 당시 황제였던 니콜라이 1세가 살려준다. 작가는 그 후로도 4년간 감옥에 수감되고, 그리고도 5년 동안 페테르부르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유배 생활을 해야 했다.


3.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자녀들 교육을 부탁한 황제도 있었다. 


니콜라이 1세가 죽고 나서 그는 다시 수도로 돌아와서 주옥같은 작품들을 많이 쓰게 되고, 또다시 그는 황실의 관심을 받게 된다. 알렉산드르 2세의 부탁으로 그의 아들들을 양육하던 이가 도스토예프스키와 만났고, 작가는 황제의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식사에 초대받기도 했다. 또한 도스토예프스키는 궁전에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낭독하기도 한다. 


4. 도스토예프스키는 여성 편력이 심했다. 


학창 시절에만 하더라도 도스토예프스키는 미인을 보기만 해도 기절하곤 했다. 하지만 공포가 지나가고 그 자리를 여성 편력이 차지하게 된다. 그는 자주 사창가를 드나들었고, 이로 인해 꽤 오랫동안 정상적인 가정을 일구지 못한다. 


5. 희생을 자처한 천생배필을 만나다. 


속기사였던 안나 스니트키나는 작가보다 25살이나 어렸고, 모든 의미에서 작가의 구세주였다. 처음에는 '도박자'를 집필하는 일을 도와줬고, 그는 그녀 덕분에 출판사에서 정한 기한 내에 탈고를 할 수 있었다. 그 후에 그녀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여서 그와 결혼을 하기에 이른다. 결혼과 동시에 안나는 가정의 재정을 도맡고 빚쟁이들과 도스토옙스키의 도박에 대한 열정을 잠재우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나는 ''50가지 그림자''라는 책에 등장하는 미스터 그레이를 연상시키는 온갖 종류의 학대를 무려 15년간 견뎌냈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그였지만, 정작 자신은 아름다운 안나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까 전전긍긍했으며, 사창가에서 자신이 쌓은 경험을 토대로 아내를 학대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녀의 아름다움이 도스토예프스키를 구원했고, 도스토예프스키가 많은 사람의 영혼을 구원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워한 것이리라. 


결코 순탄하다고 말할 수 없는 그의 삶을 짧게나마 들여다보면서 천재성에는 어마어마한 대가가 따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천재가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안도해본다. 12월에 맞이할 크리스마스엔 도스토예프스키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아츠앤컬쳐 #문화예술매거진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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