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
딸이 갑자기 안 하던 방 청소를 한다고 자기 몸의 1/2 정도 되는 청소기를 질질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나: 갑자기 웬 청소야?
딸: 방이 지저분해서 좀 치우려고요.
나: 너 뭐 흘렸지?
딸: 어떻게 알았어요?
나: 다 아는 수가 있지. 그런 걸 연륜이라고 하는 거야.
딸: 연륜이 뭔데요?
나: 퍼즐을 갖고 설명하면 퍼즐에 수많은 조각들이 있지?
딸: 네.
나: 수많은 조각이 모여서 커다란 그림을 만드는 거잖아.
딸: 네.
나: 연륜이라는 건 그 수많은 조각들 중 하나만 보고 전체 그림이 어떨 거라고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해. 평소에 청소라는 걸 안 하던 네가 갑자기 청소를 한다면 정말로 청소가 갑자기 하고 싶었거나, 아니면 엄마한테 말하기 민망한 걸 방에 쏟았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지금까지 12년 동안 너를 지켜본 바로는 네가 스스로 방 청소를 한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거든. 그러면 이유는 하나인 거지. 방에 뭔가를 흘렸는데, 엄마한테 말하면 혼날 것 같아서 청소한다고 하고 흘린 걸 없애는 거야.
딸: 우와! 그런 거군요!
나: 엄마가 돼보면 알 거야. 아무튼 방 청소하기로 한 건 좋아! 네 방을 자주 못 치웠는데, 이참에 청소하면 좋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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