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고추
어머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매운 고추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떠오른 나는 어머님께 질문했다.
''어머니, 혹시 옥상에 청양고추도 있어요?''
''그럼, 있지.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따 먹으렴.''
''네. 그런데, 어떤 고추가 청양고추인지 어떻게 알아요?''
''입 뒀다 뭐 하니?''
''네?''
나는 그 순간 머릿속으로 고추를 하나하나 따서 입에 대보는 상상을 했다. 내가 살짝 뜨악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신 어머님이 박장대소하시더니 말씀하셨다.
''너 설마 고추를 따서 입에 대보는 걸 상상한 거니?"
''네.''
''난 아버님한테 물어보란 의미로 말한 거야.''
''아 ㅋㅋㅋㅋㅋ ''
그리고 나는 어머님 표정에서 몇 가지 생각을 읽었다. '쟤네는 저렇게 사는구나. 서로 이해는 하고 사는 건가? 답답하지는 않을까? 늘 저런 식일까?'등과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서로 너무 달라서 재미있는 우리 일상은 오늘도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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