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기사의 도시락 가방 속에는

작은 가방에 담은 오늘의 안부

by 랑이네 글밥집

매일 아침, 나는 작은 가방 하나에 온 마음을 꾹꾹 눌러 담는다.

‘김기사’의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가,

그리고 나의 안부가 담긴 도시락 가방이다.


오늘 가방 속 구성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영양제와 삶은 계란 하나.

지치지 말라는 최소한의 응원이다.


단백질 셰이크 커피맛.

믹스커피를 끊고 건강을 선택한 그의 노력을 지지하는 보상.


굴매생이국.

겨울 바다의 영양을 뜨겁게 끓여냈다.


에그스크램블과 볶은 김치.

익숙해서 더 편안한 밑반찬들.


버섯불고기.

든든한 힘이 되어줄 오늘의 메인 요리.


밥은 백미보다 잡곡이 더 많다.

렌틸콩, 귀리, 병아리콩을 넉넉히 섞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이 밥알들처럼,

그의 하루도 고소하고 단단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그리 화려한 성찬은 아니다.

대단한 진미가 들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작은 가방 속에는

매일 아침 주방에서 피어오른 연기와,

식재료를 다듬던 나의 손길과,

무엇보다 “오늘도 무사히”라는 간절한 염원이 들어 있다.


오늘도 잘 먹고, 안전하게 일해요.


그 짧은 한마디를 차마 다 전하지 못해

나는 대신 밥을 안치고 국을 끓인다.


타인을 위해 국자를 드는 일은

결국 그 사람의 생(生)을 귀하게 여기는 일이다.


가방 문을 닫으며 생각한다.

나의 정성이 그의 지친 오후에 작은 쉼표가 되기를.

비워진 도시락 통만큼 그의 고단함도 덜어내 지기를.


오늘도 김기사의 도시락 가방은 사랑을 싣고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