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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혜리 Nov 20. 2019

한국은 밖에 있고,
브라질은 안에 있는 것

[지구 반대편 브라질 육아] 아기를 생각하는, 작아 보이지만 큰마음

옷 안에 붙은 상표가 가끔 거슬릴 때가 있다. 지금이야 익숙하지만 어릴 땐 그 느낌이 정말 싫었다. 어른도

이렇게 불편할 때가 있는데, 아기들은 어떨까?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어른이 된 나는 브라질에서 임신했다. 그리고 출산을 앞두고 한국에 잠시 들어왔고, 마침 아기 옷을 살 일이

있었다. 그리고 놀랐다. 한국에서 파는 아기 옷 대부분은 상표가 옷 안이 아닌 옷 바깥에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피부도 여리고, 불편함도 표현할 수 없는 아기들에 대한 배려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는 브라질로 돌아가기 전 ‘한국만이 아닌 모든 곳에서 아기 옷을 그렇게 만들겠거니’라고 생각했다. 

브라질로 돌아와 출산을 기다렸다. 그때 지인에게 아기 옷 선물을 많이 받았다. 기쁜 마음으로 받은 옷을

세탁하려고 옷을 살펴보는데, 나는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 브랜드의 아기 옷은 모두 옷 안에

상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위에는 상표가 옷 안에 있는 브라질 브랜드 아기 옷, 아래는 상표가 옷 밖에 있는 한국 브랜드 아기 옷이다.  ⓒ황혜리

브라질뿐만이 아니다. 다른 해외 브랜드 아기 옷도 대부분 옷 안에 상표가 붙어있었다. 브라질 아기 옷보다

한국의 아기 옷을 먼저 접한 나는 아기 옷 안에 상표가 붙어있다는 것이 어색했다. 그래서 선물 받은 옷 안쪽에 붙은 상표를 모두 잘라냈다. 내 아기의 피부를 편안하게 지켜주려고. 

상표가 안에 붙어있든, 밖에 붙어있든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내 짧은 소견을 밝혀보건대, 상표가 밖에 붙어있으면 아이의 피부가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고, 안에 있으면 옷 모양새가 보기 좋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말도 못 하는 아기가 옷 모양에 신경 쓰겠는가? 작은 아기 옷 하나를 만들더라도 아기를 깊이 생각해서 만드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은 내게 큰 감동을 주었다. 

*칼럼니스트 황혜리는 한국외대 포르투갈(브라질)어과를 졸업하고 현재 브라질에서 한 살 아들을 기르고 있는 엄마입니다. 브라질에서 임신,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이 문화들을 한국과 비교하고 소개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출처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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