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 인터뷰하다
미팅 날짜 : 2024년 5월 1일
미팅 장소 : 인천국제공항
미팅 시간 : 오후 12시
인천국제공항 인터뷰 도전
2024년 5월 1일 오후 12시 인천국제공항. 지난 미팅 러프하게 만들어 온 기획안 중 '공항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에서 어느 곳을 방문했는지 인터뷰'하는 콘텐츠 아이디어가 우리의 눈에 들어왔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을 마주할 수 있는 공항에서 외국인을 마주하면 '한국에 왜 왔을까?', '어디를 방문했을까?', '어느 나라 사람일까?' 라는 질문이 매번 생각났다. 물어볼까, 말까라는 고민 속에서 대부분 후자를 선택했지만, 함께라면 질문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첫 미팅 4일 후 첫 인터뷰 콘텐츠를 위해 공항으로 향한 원조 삼계탕.
5분 내외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어떤 플로우로 질문을 해야할지 사전에 조사를 많이 했다. 일단 우리에게 어떻게 해야 경계심을 풀 수 있을지, 거절을 당하면 어떤 마인드로 다가가야할지. 아무리 안전한 공항이라고 해도, 모르는 사람들이 인터뷰를 하자고 하면 경계를 할 수 밖에 없고, 심지어 촬영을 한다고 하면 거부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머리 속으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떨렸다. 첫 시도는 아쉽게도 인터뷰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두번 째 시도도 마찬가지였다. 곧바로 입국심사를 통과하는 사람들을 예상하지 못해, 우리의 생각보다 외국인이 많지 않아, 중간에 공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인터뷰를 진행할까했다. 하지만, 입이 풀려버린 명준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두 번의 시도만에 인터뷰 비법을 터득해버린 그는 그 후 인터뷰는 백발백중 성공시켰다. 백발백중은 아니었고, 한 분은 정색하면서 NO라고 이야기하셨지만, 그 외의 인터뷰는 모두 성공, 거의 유퀴즈 급 섭외능력.
명준 위클리
근로자의 날을 맞이하여 또 다른 의미의 일을 하러 인천공항에 다녀왔다. 지난주 토요일에 컨셉 정하고 4일만에 실제 촬영이라..우리팀 추진력 하나 만큼은 저기 저 대기업 못지 않다.여행을 마치고 출국을 앞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서의 경험을 인터뷰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갔고 나름의 철저한 계획 속 인터뷰 대상을 물색하였다.
그리고 첫 번째 대상은 파리바게트에서 내적 친밀감을 형성한 푸근해보이는 남자분! 얼마나 긴장했던지 어버버한 끝에 대차게 거절당했다. 그 순간 민망하기 보다는 오히려 긴장이 풀렸고 오늘 무조건 성공한다라는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 했던가. 두번 째 거절을 끝으로 세번 째인 세상 친절한 일본분을 시작으로 원활하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온 다양한 배경을 가진 9명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인터뷰라는 결과물을 얻은 것도 너무 뿌듯했고 또 다른 배움이 있어 더할 나위없이 행복했다.
첫 번째로는 회사라는 테두리를 벗어났을 때, 세상이 아닌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만 했을 뿐인데 새로운 자극과 함께 일상에 갇혀있던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로는 외국인들은 대체로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간다는 것.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최소한 오늘 인터뷰한 분들은 자신의 신념과 함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번 여행한 국가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신념과 함께 한국은 다시 오지 않을 거 같다고 솔직하게 말씀해주신 호주 할아버지부터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와이프와 함께 전세계 각지를 여행하고 한국을 마지막 여행지로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독일 부부까지 같은 한국 같은 공간에 있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의 거리는 저 끝과 끝일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걱정이 앞섰던 오늘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어 모든 것에 감사하다. 우선 휴일을 아침부터 뜻 깊게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 또 색다른 경험과 함께 앞으로가 더 기대되어 감사하다. 훌륭한 팀원들과 같은 뜻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 일 외에 집중할 수 있는 또 다른 ‘나의 일’ 이 생겨 감사하다. 앞으로 펼쳐질 순간들에 대해 걱정보다는 설렘이 훨씬 더 앞서 감사하다. 삼계탕 프로젝트 화이팅!
다희 위클리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은 시간이 흐를 수록 와닿는 것 같다. 혼자하는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의 경우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오롯이 나의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어서 편하지만, 조금 더 큰 그림을 위해 함께 나아갈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된 원조 삼계탕!
'Harmony of Difference'라는 말을 좋아한다. (거의 걸어다니는 명언집) 인천국제공항에서의 인터뷰는 이 말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높은 확률로 이번 생에 다시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과의 짧지만 진솔할 수 있었던 대화. 인터뷰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한국에 방문했던 것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 쇼핑을 위해서 온 일반적으로 내가 예상했던 이유를 가진 사람부터 동양 문화를 좋아해 10년정도 한국어를 공부해 한국인처럼 한국어를 구사하는 2년 연속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이나, 미군으로 2년 동안 한국에 온 사람, 1년 반 동안 여자친구와 세계여행을 다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들린 독일인까지. 각기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의, 다른 이유로 한국을 방문한 이유를 듣다보니 내 사고도 함께 확장되는 기분이었다. 외국인을 타겟으로 만든 영상이었지만, 한국인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아이디어인 것 같다.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고,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헤비 쇼츠 유저인데, 생산자 입장이 되어보니 쉬운 건 없지만 즐겁다.
무엇보다 평소 생각으로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를 실천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혼자라면 언제까지나 생각으로 남아있었을 작은 아이디어를 명준님 덕분에 세상 밖으로 꺼내놓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인터뷰는 명준님이 하고, 나는 카메라맨이었지만 각자의 역할을 잘 찾은 것 같아서 뿌듯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