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적십자 다이어리
나는 대한적십자사에서 일한다.
2018년 10월 27일 회사 창립기념일. 회사로부터 ‘15년 장기근속 표창’을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헌혈로 처음 적십자와 인연을 맺었고, 대학 졸업반 때 적십자에 입사하게 되면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외국을 많이 보내주지 않을까 싶어서 지원하였다. 어느덧 직장생활 16년차가 되었다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첫 출근을 준비하기 위해 부모님과 여름 양복을 사러 갔던 기억부터 내가 거쳤던 업무, 내가 가 본 현장, 내가 만난 사람들이 떠올랐다. 중간중간 힘든 시간도 물론 있었지만, 행복한 기억들이 많았다. 특수한 기관이기 때문에 돈을 주고도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많이 했다.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먼저 달려가는 선의의 봉사자와 후원자, 헌혈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내 직장생활의 반환점을 지나는 느낌이다. 그래서 지난 15년의 분투기를 하나하나 떠올리며 글로 기록해 두고 싶다. 기억은 잊혀 지지만, 기록은 결국 남는다. 이 일은 나에게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또다른 먼 길을 가다가 지치고 힘든 일을 만났을 때 이 글들이 나에게 힘을 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