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데로샤 Nov 18. 2021

연예인 팬클럽이 전하는 온기

출근하면 회사 그룹웨어에 올라오는 '언론보도현황'을 챙겨 본다. 홍보팀에서 전날 하루 동안 방송이나 신문에 소개된 적십자 소식을 간추려 올려주는 데 참고할 게 많아서 유용하다. 그날도 아침에 전국 소식이 올라왔다. 새로운 게 뭐가 있을까 제목을 훑어보다가 대구지역에서 있었던 기부 뉴스에 눈길이 갔다.


'가수 장민호 팬클럽 대경 민트, 대구적십자사에 쌀 500kg 기부'라는 기사였다.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가수를 응원하고자 팬클럽이 기부했다는 훈훈한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몇 달 전 내가 근무하는 혈액원에도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인 '영웅시대'가 가수의 생일을 맞아 협약을 맺고 헌혈하고 돌아갔던 일이 떠올랐다.


헌혈 참여하는 영웅시대 <출처: 영웅시대>


비영리단체인 적십자에 근무하다 보면 이렇게 팬클럽 기부나 나눔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서 '연예인 팬클럽 적십자 기부'로 한 번 검색해 보았다. 제법 많은 기사가 떴다.  


'임영웅 팬클럽 경기적십자사에 기부금 500만 원 기탁, ' '장민호 팬클럽, 수해복구 성금 6천만 원 전달, '강다니엘 팬클럽, 부산혈액원에 앨범 1만 장 기부', '임태경 팬카페, 이른둥이 지원을 위해 11,111,111원 적십자 기부' 등 금전기부부터 목적기부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뿐만이 아니었다. 오~ K팝의 영향력은 글로벌했다. ‘방탄소년단 진 中 팬덤, 폭우 피해 돕기 정저우시 적십자사 기부',  '김희재 中 팬클럽, 허난성 홍수 피해 주민 위해 적십자 기부', '정용화 일 팬클럽, 부산지역 소외계층 기부 위해 적십자에 기부' 등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는 해외 팬들도 열심히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고 있었다.


이 중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영향력은 단연 으뜸이었다. 방탄소년단은 멤버별 팬클럽 기부도 활발했다. 멤버 지민 팬클럽은 레바논 베이르트 폭발사고 피해자들을 위해 레바논적십자사에, 지민과 정국 팬클럽은 각각 호주 산불이 몇 개월째 이어지자 산불피해를 돕기 위해 호주적십자사에 기부하기도 했다. 또한 뷔 팬클럽은 슈퍼 태풍과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 주민을 위해 필리핀적십자사에 기부했다는 기사를 볼 수 있었다.


BTS의 주요 기부활동


이런 기사를 보면서 연예인 팬클럽 기부는 이제 일상적인 문화이자 하나의 흐름임을 느낄 수 있다. 과거의 팬클럽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편지와 선물공세를 했다면, 요즘의 팬클럽은 이렇게 선행도 적극적으로 행하면서 스타를 돋보이게 하는 홍보맨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십시일반'의 형태로 말이다.


앞으로도 이런 기부는 더욱 확산될 것 같다. 문화의 시장이 갈수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전 세계가 K컬처에 주목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빅히트에서 보듯이 K드라마, K무비의 영향력도 K팝만큼 글로벌해졌다. 한국 스타들은 국내 스타가 아닌 글로벌 스타가 되어간다.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이 늘어나는 만큼 함께 만들어가는 선행도 같이 커 갈 것이다. 팬클럽 기부 활동이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주 인스타 팔로워 100 배우가 촬영 중간에 우리 혈액원 헌혈센터를 방문해 헌혈하고 갔다. 예고 없는 방문에 간호사 선생님들과 헌혈하러 오셨던 분들은 다들 얼마나 심쿵했을까? 혈액수급이 어려운 시기에 감사할 일이다. 이런  보면 연예인 팬클럽이 총출동해서 헌혈에 나서 준다면 우리나라 혈액 상황도  번에  뚫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간절하면서도 엉뚱한 나만의 생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의 유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