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나면 누가 구호활동에 나설까? 소방, 경찰, 군대, 지자체 등 재난 관련 기관 종사자들이 현장에 나서게 된다. 그들은 재난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그렇다면 재난구호에 나서는 수많은 구호요원들은 어떻게 식사를 해결할까? 대부분 적십자가 이동구호급식차량을 보내 구호요원, 자원봉사자 그리고 이재민의 식사를 만들어 제공하는데 여기서 식사를 한다. 전국 지사별로 1대씩 보유하고 있는 이동급식차량에는 1시간 500명의 밥과 국을 만들 수 있는 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구호요원이라면 적십자에서 준비한 구호급식을 한 번쯤 드셔보셨을 것이다. 지난 7~8월 집중호우 시 적십자는 경북 예천 등 23개 지역 20,000여 명에게 급식을 제공했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와 15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오송 궁평지하차도 참사 때도 적십자는 현장활동가 및 수색인력을 위한 구호급식을 제공했다. 오송 궁평지하차도는 일반 주택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도를 끌어올 수 없어서 생수를 옮기고 일일이 해체해 구호급식을 제공했다고 들었다. 이렇듯 적십자는 구호급식으로 구호요원들의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떻게 구호급식을 만들까? 미국적십자사가 재난 발생 시 구호급식을 제공하는 걸 한 번 보자. 응급대응차량(Emergency Responsible Vehicle)에서 버거와 스낵 등이 담긴 상자를 만들어 이재민들에게 개별 제공한다. 우리는 밥과 국과 찬이 기본이다. 밥과 국을 먹어야 든든하고, 겨울 같이 쌀쌀한 날씨에는 갓 만든 따뜻한 음식이 몸을 녹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적십자가 191개국에서 활동하니 각국마다 음식문화에 따라 구호급식하는 방식도 다를 것이다.
재난이 크면 식사도 한 끼로 끝나지 않는다. 아침, 점심, 저녁을 연속해서 제공할 때도 있다. 그러려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도 끊이지 않고 나와야 하고, 식단도 조금씩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 이왕이면 빠르고 맛있고 영양가 있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적십자는 구호급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2023년 10월 5일 청주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대한적십자사 구호급식 요리경연대회가 열렸다. 전국 11개 시도지사에서 출전팀이 참가했다. 구호급식 30인분을 1시간 내 조리하는 경쟁을 벌였다. 부산이 대상을, 충남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재난에 따른 구호활동이 존재하는 한, 적십자의 구호급식활동도 계속 펼쳐질 것이다.
<사진 출처: 뉴시스, 충청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