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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데로샤 Dec 27. 2023

올해 마지막 헌혈을 하다

어제는 올해 마지막 헌혈을 했다. 다섯 달만의 헌혈이다. 공백기가 있었는데 다른 일이 있어서는 아니고 연간 채혈 횟수에 걸렸기 때문이다.


혈액관리본부에서는 2016년부터 헌혈자의 안전(빈혈예방 등)을 위해서 1년 내 헌혈가능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8주마다 할 수 있는 전혈은 1년 내 5회까지, 14일마다 할 수 있는 혈소판성분헌혈/혈소판혈장성분헌혈은 1년 내 24회까지만 가능하다. 헌혈량으로 치자면 연간 2,160ml다.


나는 전혈을 하고 있다. 수혈용이고, 그게 회사에 더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전혈은 적혈구와 혈장 그리고 혈소판 세 가지 성분으로 추출이 가능하지만, 성분헌혈은 오로지 그 성분만 추출이 가능하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5회를 다 채워서 채혈 횟수가 풀리는 11월 말을 기다렸는데 그 무렵 치과치료도 받고 이어서 2주 간 감기를 앓다 보니 1달이 더 지나고서야 할 수 있었다.


이번 헌혈장소는 고등학교였다. 레드커넥터에서 작년 11월부터 나의 헌혈장소를 검색해 보니 다양해서 재밌다. 복대 1동 행정복지센터, 청주운전면허시험장, 한국전력공사 동청주지사, 오창 중앙하이츠빌 아파트, 청주테크노폴리스드푸르지오아파트 그리고 청주고등학교.


모두 다 내가, 아니면 우리 팀원이 출장 간 헌혈단체다. 당일 헌혈이 너무 안 되는 차량 쪽으로 점검하는 척 갔다가 헌혈하고 온 적도 있고, 내가 인솔을 나갔다가 중간에 헌혈자가 뜸해서 헌혈한 곳도 있다. 청주운전면허시험장은 헌혈자가 진짜 너무너무 안 와서 나부터 헌혈을 개시하고 홍보했던 곳이기도 했다. 헌혈자가 안 와서 헌혈실적이 저조하면 나도 직장인이기에 쥐구멍에 숨고 싶을 만큼 마음이 불편하다. 


사실 이번 헌혈은 아이를 데리고 집 근처 헌혈센터에 가서 하려고 했다. 아이에게 헌혈 과정을 보여주고 아빠의 혈액도 만져보게끔 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 고등학교 3학년 헌혈 참여가 낮은데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단체헌혈도 저조해지고 있어서 마음을 바꿔 그냥 출장 간 학교에서 했다. 아이에게는 내년에 아빠랑 같이 헌혈센터에 가자고 했다.


이렇게 또 한 해가 간다. 

그래도 올해는 연간채혈량을 채워서 그런지 나름 내 할 일을 하고 마무리한다는 기분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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