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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데로샤 Feb 21. 2024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해 보았더니..

깨질 때 깨지더라도 부딪혀봐야 현재의 내 위치도 알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달 말 나는 그동안 내가 계속 고쳐왔던 적십자 에세이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해 보았다. 회신이 와서 조언을 들으면 좋고, 진짜로 계약이 된다면 더 좋고, 안 돼도 투고의 현실을 경험해 알게 되니 좋고, 못해도 다시 퇴고해서 업그레이드시키면 되지 하는 담담한 심정으로 보내 보았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성사된 것은 없지만 남는 게 있었다. 50여 개 출판사 중에 현재까지 10개 넘는 출판사가 시차를 두고 답신을 보내 주었다. 편집자 분들이 바쁜 시간을 내어 내 원고를 읽어봐 준 것도 감사한데 메일까지 주시다니. ㅎㅎㅎ. 사실 내가 받은 절반의 메일은 출판사의 출간 방향과 원고의 결이 맞지 않아 잘 맞는 출판사를 만나 좋은 책으로 나오기를 바란다는 일반적인 거절 내용이다.


그런데 몇 건은 조금 달랐다. 편집자분의 솔직한 평이 담겨 있었다. 함께 못하는 분명한 이유가 담겼는데, 부족한 부분에 대한 현직자의 냉정한 평가 자체가 내가 고팠던 부분이라 내게는 크나큰 도움이자 배움이자 성과였다. 적십자에서 일하는 사람의 글은 처음 받아본다는 편집자 분도 계셨고,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경영사정으로 인해 고심이 많이 된다는 분도 계셨고, 20년 동안 내가 한 일에 존경을 표한다는 분도 계셨다. 한 편집자분은 매번 사려 깊게 메일을 보내 주셨고 고민도 많으셨던 것 같다. 출판사에는 앞으로도 독자로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감사메일을 보냈다.


내 목표는 내 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의 책으로 제대로 남기는 것이다. 그것은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내가 일하는 회사와 주변에도 도움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눈 밝은 편집자를 만나서 내 글이 거듭났으면 좋겠다. 솔직히 조바심은 별로 없다. 어차피 이 일에 대해 쓰는 사람은 브런치에서도 나 밖에 없어서 추월당할 걱정이 없으니깐. ㅋㅋㅋ. 부족함을 알았으니 이제 다시 퇴고를 시작해야겠다.   


<그림 출처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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