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데로샤 Mar 31. 2024

이야기는 만나는 것이다

며칠 전 아파트 헬스장에서 유퀴즈 장재현 감독편을 들으며 운동하다가 크게 와닿는 내용을 만났다. 진행자 유재석이 영화 <파묘>를 만든 장재현 감독에게 전작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장재현 감독은 과거 이창동 감독의 수업에서 "이야기는 만드는 게 아니다. 이야기는 만나는 거다."라고 배웠다며 집에서 아무리 생각해 봤자 안 떠오르고 현장을 다니다가 어느 날 타이밍이 맞았을 때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답했다.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한 편의 글감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지난 몇 년간 브런치에 적십자에서 일하는 나에 대해 썼다. 언제 내가 글을 새롭게 많이 썼나 생각해 보면 현장에 많이 나갈 때였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매번 새로운 현장을 다니는 가운데 '아 이거 써야 되겠다'하는 글감 아이디어를 얻었다. 머리로 며칠을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이야기들이 현장에서 마주친 하나의 상황에서 피어났고, 그러면 글 한 편이 빠르게 정리되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나는 다시 '이제 뭘 쓰지?'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씩 쓰는데 정작 일하는 이야기는 못 쓰고 있다. 그 이유는 올해 초 내 자리가 바뀐 영향도 있다. 5년 여 근무하던 혈액업무를 떠나 구호, 사회봉사, RCY, 안전업무를 하는 지사로 자리를 옮겼는데, 맡은 업무가 사업부서가 아니라 관리부서다. 작년에는 외근이 잦았다면, 올해는 정반대로 내근 위주다. 이번 달까지는 인수인계받고 적응하느라 보냈다면, 4월부터는 회사 차원 프로그램이 늘어나니 타 부서와 함께하면서 또 뭔가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떠오르는 게 있다면 곧바로 글로 담아버리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해 보았더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