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데로샤 Apr 20. 2024

아내의 답변에 빵 터졌다

인스타 그램에 올라오는 김종원 작가의 글을 종종 읽는 편이다. 어제 새벽에는 "호기심이 사라지면 부부생활도 끝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인 즉슨, 30년을 함께 살아도 부부사이가 좋은 경우가 있는 반면, 3년이 되지 않아도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거다. 그러면서 결정적인 차이는 대화에 있다고 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부관계가 좋아지는 사람들은 늘 서로에게 "오늘은 뭐 할 예정이야?" "오늘 뭘 하면서 하루를 보냈어?"라는 긍정적인 호기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걸 보고서 아침에 아내가 일어나면 써먹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출근 전 서로의 할 일을 어느 정도하고 테이블에 마주 앉았을 때 나는 아내를 바라보며 글에서 읽은 대로 "오늘은 뭐 할 예정이야?"라고 긍정적인 호기심을 보였다. 아내는 이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네 같은 표정을 짓더니 "아니 왜?"라고 했고 나는 "그냥"이라고 받으면서 답을 기다렸다. 그랬더니 아내는 아주 빠르게 생각하는 듯 하더니 눈을 살짝 크게 뜨고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마지막 단어에 악센트를 줘 가며 한 마디를 했다.

"관심 꺼"

그 반응에 나도 웃고 아내도 웃고 웃음 빵 터졌다. 현실부부는 이렇다. 역시 하던 대로 사는 게 제일. 그래도 우리 부부 결혼 19년 차지만 대화도 원활하고 잘 지내는 편이라 생각한다. 생각해 보니 오늘 뭘 하면서 하루 보냈냐는 질문은 하고 사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혼기념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