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는 새벽 5시에 출근했다. 다른 날에 비해 출근이 빨랐던 건 직원들과 함께 충남 당진으로 수해복구 지원활동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올여름 폭우로 충남, 경남, 경기 등 여러 지역에서 피해가 컸다. 우리는 인근인 충남지역에 지원 나가기로 했다. 사무실에서 당진시 합덕읍까지는 차로 1시간 20분 거리. 연일 폭염이라 아침 7시부터 복구작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직원들은 사무실에 일찍 모여 이동했다.
오전 7시가 안 되어 버섯농원에 도착했다. 주변이 다 잠겼을 텐데 언제 그랬냐는 듯 산천은 바짝 말라 보였다. 우리 지사와 혈액원에서 직원 17명, 충남지사 적십자 봉사원들이 10여 명 나오셨다. 할 일은 물에 잠겼던 하우스 안 농작물을 제거하는 일. 현장에서 주의사항을 듣고 작업할 하우스로 이동했다. 외부 온도도 뜨거운데 하우스 안은 더 더워서 자칫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오전 11시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안내받았다.
모자랑 마스크를 쓰고, 팔 토시를 하고, 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은 상태에서 비닐하우스로 들어갔다. 여직원 몇 명이 바구니를 들고 움직이면서 고춧대를 연결해 놓은 하부 빨래집게를 빼면, 한 조는 고춧대를 뽑아서 하우스 밖으로 나르는 일을 하고, 다른 조는 하우스 밖으로 내온 고춧대를 트럭에 옮겨 실었다. 나는 고춧대를 뽑아서 옮기는 일을 했는데 한 30분 왔다 갔다 할 때는 그래도 할만했는데, 이후부터는 햇볕도 쨍쨍해지기 시작했고 실내도 더워져 숨이 콱콱 막히고 땀이 줄줄 흘렀다. 틈틈이 물이랑 이온 음료를 계속 들이켰고, 숨 막히면 밖으로 나와서 숨을 다시 고르기도 했다.
오전 시간 직원들이 달라붙어서 하우스 하나는 말끔히 정리했다. 우리 외에도 대학생 봉사자로 보이는 젊은 남녀 20여 명이 뒤늦게 시작했는데, 그 친구들도 끝나는 시간은 우리와 같았다. 이날 땀을 많이 흘렸다. 한번 터진 땀이 잘 멈추지 않았다. 농장 안주인께서 봉사자들 잠깐 쉬라고 냉동고를 열어주고 토마토를 잘라 주셔서 먹었는데 그때야 땀이 식기 시작했다. 좀 더 많은 작업을 해드려야 했는데 하우스 상황 때문에 제약이 있었다. 피해를 입으신 농장주 분들은 많이 속상하실 것 같다. 우리는 하루 다녀가지만, 매일 정리하시는 분들도 고생이 많으시다. 다른 팀이 이어서 들어와 빨리 정리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청주로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