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기념하며
8월 19일, 오늘은 세계 인도주의의 날(World Humanitarian Day)이다.
2003년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UN 본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22명의 인도주의 활동가가 사망하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세계 곳곳에서 위험과 고난을 무릅쓰고 헌신하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노고와 희생을 기리기 위해 2008년 UN이 제정한 날이 세계 인도주의의 날이다.
매년 8월 19일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도주의 관련 캠페인이 열린다. 캠페인을 통해 인도주의 활동을 소개하고 일반인들이 인도주의를 쉽게 이해하여 함께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적십자는 올해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아 인터넷서점 알라딘과 공동으로 '제1회 올해의 인도주의 도서' 선정 투표를 실시하였고, '나는 숨지 않는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 '선량한 차별주의자' 세 권을 인도주의 도서로 선정하였다. (나도 얼른 읽어봐야겠다)
적십자에 입사하고 17년을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말 중 하나는 바로 '인도주의'였다. "적십자는 인도주의 기관이다.", "우리는 인도주의 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인도주의 희망." 등 적십자 활동을 설명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이기도 했다.
도대체 인도주의가 뭐길래 이토록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걸까.
국어사전에서 인도주의(人道主義)의 '인도(人道)'와 보행자의 통행에 사용하도록 만든 도로를 뜻하는 인도(人道)가 같은 한자라는 걸 발견하고는 “우리는 항상 인도로 걸어 다니니깐 모두 인도주의자다.”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하였는데,
사실 인도주의(人道主義)는 모든 인간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동등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에서 인류의 공존을 꾀하고 복지를 실현시키는 박애적 사상을 말한다. <출처: 두산백과>
2020 세계인도주의 날 사진 / 사진출처: 2020 세계 인도주의의 날 공식홈페이지(whdkorea.modoo.at)
적십자에는 국제적십자기본원칙이라는 7가지 원칙(Seven Principles)이 있다. 이 원칙은 190여 개 국가 적십자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도덕률 같은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도(humanity), 공평(Impartiality), 중립(Neutrality), 독립(Independence), 봉사(Voluntary Service), 단일(Unity), 보편(Universality)이다.
이중 가장 핵심이 인도의 원칙이다. 7가지 원칙을 하나로 줄인다면 그것은 바로 인도의 원칙이 될 것이다. 적십자의 인도는 첫째,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고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둘째,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인간존중을 한다는 것, 셋째, 국제협력과 항구적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하고 있는 혈액, 의료, 응급처치(심폐소생) 및 수상안전, 구호, 사회봉사 같은 사업들이 이 인도의 원칙과 부합하기 때문에 하는 사업이다. 앞으로도 이 인도의 원칙에 따라 활동은 지속될 것이다.
올해 '세계 인도주의의 날' 공식 캠페인은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에 대한 해결책 모색 및 협력이 초점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의 일상이 송두리째 차단되고 있다. 물론 나라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그나마 지금 이렇게라도 우리가 활동하고 지낼 수 있었던 건 지난 6개월 동안 위험을 감수하며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앞장섰던 의료인, 자원봉사자, 인도주의단체 관계자, 공무원 등 모두의 노력 덕분이다. 나는 그들도 바로 우리 주변의 인도주의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활동가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의 상식 밖의 행동으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재차 확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다시 한번 모두의 연대와 협력, 동참으로 재앙 같은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나아가 빨리 종식되길 희망해 본다.
좋은 세상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험한 분쟁과 재난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노고에 거듭 감사하게 생각하며, 오늘 밤 집에 가면 ‘세계 인도주의의 날’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영상과 온라인 사진전을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사진출처: 대한적십자사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