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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차렷 경래
Nov 22. 2023
거룩한 배통
당연히 순종하고, 몰라도 순종하고, 좋아도 순종하는 거룩한 순종
거룩한 배통
김경래
간밤 불룩한 헛배로
잠 반 부대낌 반 했다
배에게 지나친 안부를 물은 까닭이다
대답이 늦는, 결핍에 관한 물음에
본능은 좀체 사정을 꼭꼭 숨긴다
배꼽 주위에 정교하게 열리는
끝날 것 같지 않은 제례예식,
명분은 늘 식욕에 감추었다
먹는 일만큼 눈부신 순종이 또 있을까
하루에도 세 번 위장을 통과하는 육체의 예배
일 년을 통 틀은 천 번의 제삿밥이다
자고 나면 숟가락을 배회하는 신전 앞 행렬
크고 작은 신고식으로 로맨스다
먹성으로 해결될 수 없는 즐거운 저자세
배에는 난파된 적 없는 천국이 새겨져 있다
배꼽 주위로 설치 허가된 시계 초침이
수족을 떨게 하는 복종으로 찰칵거린다
수족이 마무리하지 못하던 건
음식의 입 벌림이었다
흔들고 깨우고 내던지는
권좌가 익숙한 마무리
몸통의 지존으로도 어쩔 수 없었으니까
배꼽이 역시 상전이다
참으로 거룩한 배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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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
결핍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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