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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렷 경래 Nov 26. 2022

코로나 시국의 어떤 대출 이야기

한인을 위한 토착은행


캐나다 밴쿠버에는 한인들을 위한 밴쿠버 한인 토착의 은행이 하나 있다. 한인 신용조합, 영어 이름은 Sharons Credit Union이다. 한인들을 위한 특별한 부가 서비스로, 예를 들어, 모든 걸 한국말로 소통하니 편한 것이 첫째, 개인 통장에 출금 잔액이 부족할 때 대신 내주고 5불 전도의 수수료를 받는 신용 지킴이 서비스가 두 번째로, 다른 은행에서는 예외 없이 개인 신용이 정부에 감점 등록된다. 여름이면 부채를 주고 연말에는 조그마한 달력 선물을 주는 것이 세 번째다.


매년 초 그 전 해의 영업 성과에 따라 mortgage, 즉 주택담보대출 고객에게 일정의 배당금이 주어지는데 금액이 적지 않아 많이들 장점으로 지적하지만, 모기지 이율을 다른 은행보다 높이 받고 일정 금액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라 사실을 별반 장점은 아니다. 2001년부터 배당을 시작해 2017년까지 축적 배당금이 $15,300,000에 달해 이익을 멤버들과 나누는 것이 큰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한인 신용조합은 한인들에게 한국식의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한인들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 지금은 광역 밴쿠버 지역에 다섯 지점으로 넓어졌다. 1988년 십만 불의 출자금으로 시작한 조합이 1989년 말에 백반 불, 1992년에 천만 불, 2001년 1억 달러, 2007년 2억 달러, 그리고 2018년에 4억 달러 자산 성취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코로나 시기의 화려한 공적 지원 프로그램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고, 신용조합은 다른 은행과 같이 고객지원 프로그램 두 가지를 내놓았다. 지금의 사회적 컨센서스는, 어떤 은행 및 대기업들도 바이러스 피해자에 대해 동정적 지원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향후 영업에 있어서 큰 장애가 될 수 있다는데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 표면은 피해자 구제와 지원이지만 내실은 영업적 기회를 실기하지 않으려는 듯, 정부의 여당 및 야당, 공공기관, 전기 가스, 전화, 통신 회사로부터 은행, 카드 회사 및 Airbnb 같은 대기업 온라인 회사까지, 고객이며 돈벌이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혜택을 주고자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어쩌면, 정부가 개개인의 손실 충당액을 현금으로 채워주는 혜택 외에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 혜택을 주는 것은 희박하다, 전기료를 감면해 준다고 BC Hydro라는 지방 공공 전기 회사 중역이 시끄럽게 기자회견을  했는데, 내놓은 결과물이 가구당 1%에 불과해 SNS에서 여러 조소적인 댓글이 실렸던 것을 볼 수 있었고, 신용 카드 회사는 20%에 달하는 초고율의 이율을 임시로 10%대로 내려준다는 것, 가스회사는 2~3개월 요금 납부를 유예해 주는 것에 그치는 것들이다. 그나마 Airbnb는 천만 불을, 직원들이 10%, 창업주 세 사람이 90%를 출원해 COVID19로 예약 취소된 호스트에게 기존 예상 수익의 25%를 되돌려 준다고 해 성의가 체감된다.


솔깃한 은행의 새로운 정책과 민망한 고객 대응 태도


이 와중에 신용조합 홈페이지에 모기지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긴급 자금 신용대출에 관한 광고가 대문에 큼지막하게 실렸다. 1.99 % 의 저렴한 이율로 3년 원리금 분할 상환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 타격을 입은 “교민 및 조합원”들의 어려움에 동참하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 안 그래도 Pandemic 현상으로 인해 사업에 절대적 장애를 겪으며 집에서 방콕 하는 입장에 솔깃해 은행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사람의 설명이 가관이다. 일단, 이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영업 정책에 대한 교육이 전혀 안되어 자발적인 해석에 의한 설명이라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모든 은행이, 정부와 윗선에서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내용으로 우왕좌왕하는 것을 어디서나 볼 수 있기 때문이라 이해한다. 대출 조건에 대해서 까다로운 기존 대출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또한 이 대출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사가 안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말하자면 광고는 과장으로 오해의 소지를 가지고 있어 실제 혜택은 아주 작다는 뉘앙스다. 이에  몇 가지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대출 담당자가 전화하도록 하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는데,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전화는 오지 않았다. 아마도 껄끄러운 상대라 싶었나 보다. 나 입장에서도 이미 맛 떨어진 상태라 기다릴 필요가 없었는데, 셋째 날이 되어서 대출 담당이라는  여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이 정도 늦장 대응의 전화라면 인수인계가 되어 질문 핵심을 알고 그에 대한 자세한 답변이 예상되었는데, 첫마디가 “대출에 대해 궁금하시다 하는데 무슨 내용이세요?” 한다. 그리곤 모든 내용이 “전문가”가 아닌 창구 직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 설명이다. 아래는 이 “unprofessional”한 전문가의 설명을 요약한 내용인데, 극히 자의적 생각일 수도 있으니, 혹 관련되신 분이 읽고 언짢다면 양해해 구한다.



신청을  수는 있지만 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리부터 대출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마세요.


융자를 아무나 해주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 통장을 이곳에 개설하고 있기 때문에 당당한 조합원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마디에 열등의식이 생겼다.  


“이 대출은 모기지 고객만을 위한 것이다.”: 이런 내용은 상세 내용에 없던 자의적 해석으로, 모기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질문자를 조기에 포기시키려는 의도? 홈페이지 광고에 “교민 및 조합원의 어려움을 공유”가 지원책의 목적이라고 했는데, 문의 오는 고객에 대한 모든 대응이 극히 소극적, 부정적이라면 상담 만으로도 고객의 마음을 다 잃는 것 아닐까?


“바틀 디포가 다 문 닫았나요?”: “바틀 디포”는 캐나다에서 번성하는 리사이클 업종의 한 분야. “진짜 자금이 필요하신 것은 맞나요? 문의하는 사람의 진실성에 대한 의심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일반 대출과 다를 것 없고 동일한 서류와 절차로 진행한다.”: 홈페이지 대문에 광고한 이유는, 시대의 유행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광고의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


전문성에 기대하는 고객의 바람이 무너지지 않도록


전대미문의 바이러스 하나에 세계가 혼란에 빠져 있고, 특히  선진국이라고 일컬어 왔던 나라일수록  우왕좌왕 피해가 크다. 이런 가운데 나라마다 경제의 주체가 되어 왔던 실직자와 중소 상인들, 그리고 코로나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정책을 쏟아내는 와중에, 기관으로서 은행은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믿고 서민들은 은행에 도움을 요청한다.


나라의 정책이 단기간에 아무리 많은 것이 쏟아져 나와도 전문기관에 서민은 전문성과 긍정적 자세의  축을 기대한다. 위기에 기회만 잡으려 하고,   축이 빠진, 진정성 없는 기관은 누구나 상담을 해보면 쉽게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는, 은행마다 고객 서비스에 생사를 걸고 있는 캐나다 업계 흐름 속에서, 다음 5년의 영업 성적표가 이야기할  있을 것이다.




*** 2020 초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이곳에 옮겨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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