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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렷 경래 Jul 30. 2023

막힘에 대하여

소망이 좌절되는 절망을 다른 각도에서 봅니다 

메거진 “나는 매일 죽노라”는 삶을 꾸려나가는데 성경의 지혜를 구하며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시는 이와 함께한 묵상 기록의 흔적입니다. 한 발 한 발을 뗄 때 흔하게 접하는 방종의 소용돌이를 피하고, 바위 틈새에서도 발견되는 신실한 지혜와의 만남을 사진처럼 남기고 싶습니다.


계획했는데 일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달갑지 않다. 거의 다 왔는데 주저앉아야 한다면 아쉽다. 


제2차 전도여행을 떠난 바울은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고 싶었으나, 성령이 막으심으로 그 길이 막혀버렸다. 이에 곧 다른 계획, 즉 부루기아와 갈라디아 땅을 거쳐 비두니아로 가고자 했으나 이도 막혔다. "예수의 영이 허락지 않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대신 다른 방향으로 향했고, 기도 중 환상을 보게 된다. 필요한 사람을 필요할 때에 가서 만나 전하는 말씀을 전할 기회를 주신 것이다. 꼭 필요한 일에 대해 지시하시는 순간이다. 




나에겐 막힘이 아픔이었던 어떤 잠깐의 순간이 있다. 이민을 온 2000년에 캐나다에서 할 일을 찾기 위해 직장을 구했으나 아르바이트 형태의 파트타임 정도만 가능했다. 안정적인 자리를 잡으려면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사업을 해야 했고, 이곳 친구의 도움으로  미국 아이스림 프랜차이즈를 시도하게 되었다. 프랜차이즈에 들어가려면 시장에 판매로 나온 지점이 있어야 하는데, 다행히 시내 가까운 장소에 위치한 가게가 부동산에 나와 있었다. 사업체 구입에 관한 의사가 타진되고, 인터뷰의 마지막 관문을 거쳐 최종 승인을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후 통보를 받았고 놀랍게도 탈락이라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이런 작은 일 하나에서도 되는 것이 없다 싶어 한동안 침체기를 지나야 했다.


그런데, 그 일 후 몇 달이 지나 새로운 소식을 접했다. 그때 시장에 나온 지점 건물이 Demolition 되고 새로운 빌딩이 들어서기 위해 공사가 시작되었다. 그 사업을 샀다면 투자 비용을 다 잃고 거리애 나 앉아야 할 입장이 되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사람에게 성령의 지시에 민감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성령"이나 "환상"  등의 현상에 대해 어떻게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계획하고 생각만 한다고 이런 초 자연적인 일이 일어날까? 아무 일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데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크리스천에게 이런 부분에 대해 해답은 있다. 바로 기도다. 성령의 지시를 듣고, 하나님과 대화하고, 환상을 보게 되는 것은 기도하는 자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기도의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고, 기도의 열정을 가져보자. 특별히 새벽 예배가 있는 금요일까지는 교회로 그 시간에 달려가면 예배와 동시에 함께 기도하는 성도들이 있어 정해진 장소가 확보되어 있지만,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은 헤이해 지는 경향이 짙다. 늦잠을 자거나, 분주한 날은 빨리 가든에 물 주고 일로 달려가야 한다. 자연히 30-40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일이 쉽지 않다.  


가까운 곳에 토요일에 아침 기도회를 하는 곳을 찾으면 어떨까? 교회는 대부분 열려 있고 모르는 사람이 와서 기도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북미 지역이다 보니 토요일에 기도회를 하는 교회는 거의 없는 지경이다. 있어도 먼 곳에 있다면 또 효과적이지 않다. 결국 스스로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여 기도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기도합니다. 막힘에 대해 실망하지 않게 하소서. 일의 막힘, 사람과의 갈등, 내면으로 부터의 실망 등 부조리한 것에 인간의 생각과 판단으로 먼저 넘어지지 않게 도우소서. 막힌 돌 길 위에서 포장된 우회도로를 제시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습니다.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시거늘 그들이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땅으로 다녀가, 무시아 앞에 이르러 비두니아로 가고자 애쓰되 예수의 영이 허락하지 아니하시는지라, 무시아를 지나 드로아로 내려갔는데, 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이르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 바울이 그 환상을 보았을 때 우리가 곧 마게도냐로 떠나기를 힘쓰니 이는 하나님이 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우리를 부르신 줄로 인정함이러라. (사도행전 16: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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