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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렷 경래 Oct 22. 2023

젖음의 장점

잠수의 필요성에 대한 묵상

메거진 “나는 매일 죽노라”는 삶을 꾸려나가는데 성경의 지혜를 구하며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시는 이와 함께한 묵상 기록의 흔적입니다. 한 발 한 발을 뗄 때 흔하게 접하는 방종의 소용돌이를 피하고, 바위 틈새에서도 발견되는 신실한 지혜와의 만남을 사진처럼 남기고 싶습니다.


그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엡 3:21


멕시코 Nuevo Vallarta라는 지역에 와 있다. 이곳은 우기는 지났지만, 구름과 약간의 비, 그리고 간헐적 햇살이 반복되고 있지만, 기온은 28-30도를 웃도는 뜨거운 10월이다.


거대 야외 수영장이 여러 군데 연결되어 있어 리조트를 활용하는 사람에게 골라 누리는 재미를 주고 있다. 어떤 곳은 깊이가 낮고, 어떤 곳은 분수가 화려하게 수영장 증간에서 물을 튀기고 있다. 주위에 즐비한 열대 야자수 사이로 광활한 수영장은, 그 자체가  바쁘게 살아오던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다. 여러 한경과 상황을 미뤄두고 올 만한 가치를 지녔다고 하면 무리가 아니다.


수영장은 물이다. 물은 마시는 것뿐 아니라 적시고 씻는 것이기도 하다. 수영장의 쾌적한 환경과는 달리, 비 온 뒤 질퍽대는 거리의 물은 다가서고 싶지 않은 물이다. 눅눅한 집 안의 물 역시 나쁜 환경을 가져오는 물이다. 맑은 날이라 해도 길 웅덩이를 잘못 디딜 때 옷을 더럽히는 물 역시 기분 좋지 않은 물이다.


인간은 축축한 환경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물에 젖어 있다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고, 건강에는 나쁜 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있다. 물은 꼭 좋은 것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물의 긍정적인 요소는 이와는 달리 너무도 넓고 깊다. 여행과 물은 상관관계가 있어, 물 없는 관광지는 드물다. 많은 자연 관광은 믈을 끼고 형성된 것에 주목한다. 그러나 이런 이유를 떠나 설령 물이 없다 해도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와 눈부신 시설물로 사람을 유혹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곳이 가끔은 자연환경 보다 더 멋있고 실용적인 경우가 많다. 사람이 만든 인공호수, 숙박을 유도하는 호텔 실내외 수영장, 평지와 사막에 건설한 리조트와 건축물들이 있다. 모두 물이 출렁이는 시설을 반드시 갖추어야 사람이 온다.


추운 겨절이 아니라면, 여행을 가는 목적이  많은 부분 물과 친해지기 위해서다. Hot tub에서의 반나절을 보내기 위해서, 더운 대낮 수영장에서 파라솔로 해를 가리고, 수영, 낮잠과 독서를 즐기기 위해서다. 아침 운동으로 수영을 하는 묘미는 뛰어나다. 넓은 수영장을 전세 내듯 아침 조깅 대신 수영은 늘 선망의 프로그램이다.


사람 몸의 70%가 물이다. 그 사실 만으로도 물은 이미 생명 그 자체다. 이와 비슷하게 지구의 70%도 물이라는, 아이러니한 동일성에서 창조주가 숨겨둔 공식을 깨닫는다.


‘생명=물‘은 ”생명=공기“의 이 완벽한 동일 논리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이 자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겨우 30% 에 불과하고, 나머지 70%의 은총은 그냥 받아 누리는 것 임에 대한 증거다..


그렇다고, 자녀가  부모의 보살핌과 공급에 일일이 감사하던가? 그렇지 않다. 자녀는 부모가 해주는 밥을 맛있게 먹고, 환경을 최대한 누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그런 이유에서, 물을 가까이한다면 주신 이의 목적에 합당한 삶이 된다. ”기회가 된다면 “이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 물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바다로 흘러드는 수많은 지류의 물과 여타 이물질도 출렁이는 바다 안에서 정제된다. 최근에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뜨거운 이슈가 된, 일본의 핵처리수도 우려하는 피해 없이 바다가 포용하고 깨끗한 물로 되돌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바다의 힘은 클지도 모른다. 70%를 관장하는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는 근원이 30%의 장본인이 만들어 낸 화합물에 대항하는 자연의 힘은 어쩌면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몸의 물 역시 바다가 지구에 대한 혜택을 주는 비율로 몸에 영향을 미친다. 운동을 해도 지속적으로 소실되는 수분은 그만큼 다시 보충해 줘야만 운동의 효과가 있다. 잠시 물 마시는데 등한시하다가는 여름날 수분 부족으로 쓰러지는 일은 비일비재다.


물에 관해 묵상하다가 우연잖게도 같은 날, 생명의 삶 에세이에서 물에 관한 기록을 읽고 깨달음을 더했다. 물에 출렁이며 잠겨있어야만 하는 그 의무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이 글에서 물은 기도에 관한 은유적 표현이지만, 좋은 생각과 긍정적인 삶에 관해 강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런 물에 늘 젖어 있어야 되는데, 그러자면 물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 그것이 교회든, 골방이든, 좋은 친구든, 책이든, 영상이든, 자리이든, 휴식처이든, 물이 출렁되는 곳을 찾아 그렇게 살면 된다. 그러면, 시시각각 몸과 마음에 끼는 피치 못할 때를 쉽게 씻어 내릴 수 있게 된다. 때가 묻는 것을 피하지는 못할 망정 묻은 때를 쉽게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밥을 다 먹으면 밥그릇을 물에 꼭 담가 놓으라고 하셨다. 나는 이유도 모른 채 그 말에 따랐고, 귀찮을 때는 안 하기도 했다. 그러면 어머니는 설거지할 때마다 잔소리를 하셨다. 그때 나는 왜 그렇게 작은 일로 어머니가 역정을 내시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직접 설거지를 해야 하는 시기가 오자 이유를 알게 되었다. 물에 담가 놓은 밥그릇은 주방 세제를 뿌려 수세미로 닦으면 깨끗이 닦였다.

그러나 물에 담가 놓지 않은 밥그릇의 경우, 굳어 붙은 밥풀이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급한 마음에 손톱으로 긁어내면서 닦았다. 그때 나는 밥그릇을 왜 물에 담가 놓는지 분명히 깨달았다. 우리의 마음도 그릇과 같은 면이 있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생각이 담긴다. 살다 보면 좋은 생각이 담길 때보다 나쁜 생각이 담길 때가 더 많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의 말씀을 내 안에 가득 채우고, 겸손한 회개의 기도로 마음을 청결하 게 한 뒤 흘려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

평소 늘 기도하며 은혜에 푹 담긴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를 안다. 그래서 죄를 지 어도 즉시 회개함으로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 쓰고 난 그릇을 물에 담가 놓듯, 날마다 하나님 은혜 속에 나 자신을 담그는 기도를 꼭 해야 한다는 진리를 마음에 새기자.  / 안녕, 기독교 / 김정주



https://youtu.be/YmjLiQ-GAvM?si=aWJWujcx1a6tYT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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