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렷 경래 Oct 31. 2023

여행의 대안

여행, 그 젊고 싱싱한 실천을 위해 살아가는 오늘 

북반구 가을님께



여행, 망설임과 선택이 가져다주는 삶의 질


며칠 동안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뭔가를 많이 하느라고 허둥대며 보낸 것이 아닙니다. 고백하자면 너무도 단순한 이유가 있습니다. 고민하다 떠나온 여행지에서 자신과 만났던 것 같습니다. 잠시나마 크게 달라진 환경이 있었고, 그것을 마음껏 받아들이느라 정신줄 놓았던 것일 뿐입니다.


수영 한번 실컷 했답니다. 원래의 목적이 달성된 것이죠. 열대 햇살 아래 야자수 나무 사이로 물을 가르는 경험은 실로 멋진 경험입니다. 그 맛 때문에 멕시코만과 카라비안해를 중심으로 펼쳐진 환상의 지역을 머지않아 또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물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오래전 익힌 수영 기술인들 몸에 남아있을까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어릴 때 터득한 값진 지식과 재능은, 잊고 있어도 몸에는 늘 남아 있습니다.


여행은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지만, 삶의 회복을 주는 쉼표죠. 헤르만 헤세는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여행을 갈구하는 것이 다름 아닌 심연 너머로 묶여있는 자아에게 자유를 주고자 하는 마음의 실천인 거죠.



여행의 참다운 방안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S만, 짐을 챙겨 떠나는 패턴에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겠죠?


하나는, 수많은 곳을 가능한 한 여럿 돌아보는 것으로, 투어버스에 타서 가이드를 대동하여 구경을 다니는 형태입니다. 많이 다니고, 많이 구경하고, 많은 사진 남길 수 있어 최고의 여행 방법으로 애용되지만, 큰 단점이 있어서, 이른 시간에 일어나 여행일정을 소화해야 하므로 피곤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구경 한번 잘했네”로 제대로 다녀왔다고 자신 있게 할 수 있어서, 여행의 방법 중 최고라 하겠죠. 굳이 여행사의 스케줄을 따라가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그 스케줄에 맞추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두 번째는, 여행의 목적을 휴식에 두고, 좋은 장소를 엄선해 베이스로 삼는 것입니다. 그곳을 중심으로 지나친 이동은 삼가고, 수영, 식당 및 주어진 시설을 즐기며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죠. 일종의 여행하는 분의 취향을 존중하는 방안이겠죠.


일단 장소 선정이 제일 중요하겠고, 그곳의 편의 휴식 시설이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호텔이면 호텔, 리조트면 리조트, 크루즈면 크루즈에서 제공하는 부대시설 확인이 급선무입니다. 이러한 여행 방법을 선호하는 층은 아무래도 중년이상의 세대겠지요. 혹은 이미 여행을 섭렵한 곳이 많아 더 이상의 호기심이 없는 사람의 경우일 것입니다. 이 방법의 단점은 단조롭다는 데 있겠지만, 의외로 경제적 효율성이 좋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단점들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특이성이 있죠. 한 곳에서 휴식과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꼭 그렇다 할 수 없지만, 일단 그냥 경제적으로 이득입니다. 적은 비용으로 자신이 바라는 최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휴식을 위해 왔는데, 이 휴식의 목적은 최소한 달성하는 게 휴가 아닐까요? 많은 곳을 다녀도 사람 사는 곳은 거의 같습니다. 상점이 다르고, 집 모양이 다르고, 제품이 다르고, 믈과 산의 환경이 조금씩 다를 뿐 별 큰 흥미를 못 누린다면 여행의 두 번째 방안은 추천할 만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저는 늘 두 번째를 선호합니다. 취향이 저격하는 멋진 장소를 골라 한동안 푹 쉬고 싶다는 욕구를 완성합니다. 책을 몇 권 골라 들고, 하물며 e-book 몇 종류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담아 떠나는 기쁨이 큽니다. 수영장에서의 한 날을 운동과 독서로 보내는 일에 대해 마주할 준비가 되었다면 그렇게 또 떠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