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폭설이 하루의 발목을 묶었답니다
봄을 기다리는데, 북극 한파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눈이 30센티 이상 내려온 도시가 발이 묶였다. 이럴 경우, 이 화려한 눈을 즐기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그리고, 하루 이틀 지나면 없어질 이 풍경을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긴 신을 신고, 파커를 걸쳐 입었다. 발이 깊이 빠지는 눈 속으로 걸음을 옮기지만 속도가 느렸다. 밤사이 사슴이 지나간 듯 발자국이 눈 위에 흔적을 남겨놓았다.
우리 집은 2 에이커 땅에 숲이 50%다. 숲 뒤로 개울 같은 강이 계곡을 타고 흐른다. 개울이 아니라 엄연한 강이다. 사슴도 살고, 너구리도 다녀가는데, 곰은 어쩌다 온 적이 있어 동네 이웃들을 긴장하게 했다.
봄이면 꽃이 피어 넓은 땅 곳곳을 물들인다. 이곳에 온 2019년 이후 종류도 많고 특징도 많은 꽃에 대해 많이 배웠다. 한시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는 아내의 근면이 꽃의 종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했고, 기존의 잡초라 단정했던 식물도 스마트폰 앱으로 쉽게 알아내다 보니,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땅이 되었다.
그러면, 이런 풍경 좋은 곳을 우리가 미리 계획하고 이사를 왔을까? 우리가 그렇게 현명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고, 계획대로 현실이 따라와 줬을까? 이에 대해 준비, 계획, 구상 등의 호칭보다는 행운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하겠다.
최근에 내가 거주하고 있는 캐나다 BC주의 단기 임대 규정이 새롭게 확정되었다. 거의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단기주택 임대 현실의 단점이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든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이 나오면서, 거주자를 위한 장기렌트(한국의 전세나 월세)가 희박해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주민들 사이에 거주할 집 구하기가 힘들게 만들었고 결국 주 정부가 법제화를 하게 된 것이다.
그 발표가 있고 나서, 내가 Airbnb를 이미 하고 있는 줄 아는 지인들 몇이 우려를 표시했다. 앞으로 힘들어지면 어떡하냐고. 그런데, 사실 자세히 알고 보면 바뀐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왜냐하면 이 집으로 이사 오기 전 2019년에 랭리와 써리시, 그리고 BC주에 있던 규정 담당자들과 확인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미 있던 법에 강제화 하여 하루에 1000불이라는 어마무시한 벌금을 부과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인들의 걱정은 감사했지만, 우리는 우려할 것이 없었다. 단지, 시청에 신고하는 일과 사업자등록증을 받아 집에 붙여야 하는 일이 추가되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장기 주택 시장에 투입해야 할 수천 채의 주택이 단기임대 사업으로 기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현재 BC주에는 약 28,000개의 단기 임대 사업을 하는 주택이 있는데, 대부분이 영리 사업자가 관여 돼있다. 이로 인해 BC주에 거주하는 서민들이 1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집을 구할 수 없어 이미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였다.
멀리 가지 않아요 풍경을 보러 / 이곳은 강남이 아니랍니다 / 강북인 것도 아니에요 / 캐나다 랭리 살몬강골에 있는 / 한적한 마을이지요 / 숲길을 집 뒤로 / 연어들의 통로 salmon river가 계곡으로 / 구불구불 이어진 곳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