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간다고 하지만 소풍입니다 무얼 한다고 하지만 소풍 가는 길입니다.
김경래
<단순하고 무식한 최고의 가치를 향해>
재미 삼아 미소를 허파에 넣기 좋아합니다. 바람으로 꽉 찬 공간에 미소가 들어갈 틈이 있을지 상상만으로라도 재미있습니다. 일을 ㅇ가는데, 소풍 가는 미음으로 갑니다. 가방 1, 가방 2가 등장하고 그 공간들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음식을 챙겨 넣습니다. 먹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다가, 아직도 먹는 타령하는 나를 보며 가소롭기까지 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물질이 풍요로워져도 "먹는 일만큼 중요한"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런 유치하지만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삶이 건강합니다.
이민과 노동의 떨어질 수 없는 상관관계를 20년 넘게 체험해 가면서 다가올 일의 무게를 더 이상 개의치 않습니다. 먹을 것 먹고, 웃을 것 웃고, 사랑할 것 사랑하고, 길동무 같은 아내가 옆에 있으면 그것이 감사고 재미죠. 단순 무식한 사상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식하고 이상적이고 복잡하게 살려고 갖은 애를 쓴 지난 세월에, 결국 남는 것 중 바로 옆의 식구와 오늘 먹는 일을 챙겨줄 수저가 으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