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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shna Apr 04. 2020

그냥 끄적_01

에헤헤, 초등학생 수학 교육.

유아교육.


몇살까지를 유아라고 정의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지만,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일단 논리적으로 말을 해서 설득할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까. 그래서 예전에 어떤 분께서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지.


말을 해도 못 알아 들으니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


그런 이유로 나도 예전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수학을 가르쳐 왔다. 그 이전의 어린 아이에겐 조금 더 유아교육의 전문가가 가르쳐야 맞다고 생각했으니까. 라고 말하려고 봤더니, 그 당시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학생이 너무 어리면 가르치기 피곤해서 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학생이 너무 어리면 가르치기 피곤한 이유는, 뭐 여러가지가 있을 게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말로 통제가 되는 아이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을 통제하는데 대부분의 심력을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유치원 선생님이 정말 어려운 것이고,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 거겠지만.




그러나 얼마전부터 나는 초등학교 1학년에게도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일단 내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고민했던 수학교육 방법 중에 몇가지는 결과물이 괜찮은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유아교육의 어려움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중 초등학교 2학년 올라가는 한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어머님 말씀이 "우리 아이가 학교 수학 수업을 못 따라갈 정도" 라며 아이를 맡기셨다. 가르치고 난지 석달 정도가 된 시점, 그러니까 2학년이 되고 나서 얼마 후에 학교 선생님이 어머님에게 전화를 하셔서 아이를 아래와 같이 칭찬하셨다고 한다.


아이가 수업시간에 집중도 잘 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냥 문제 잘 푸는 애들은 많은데, 호기심을 저렇게 갖고 있는 애는 흔하지 않다.


전화를 끊고 아이의 이러한 긍정적인 태도변화가 어디서 비롯된지를 궁금해 하시던 어머니는, 그 변화의 원인이 내 수학교습 방식 때문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여기서 그 원인이 나 라고 당당하게 말하면, 돌이 날라올 것 같아서 조금 한발 물러나서 아래와 같이 표현하기로 하겠다.


진실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내 지분이 조금은 있지 않을까.


뭐, 사실 내가 가르친 교육의 목표가 저거였으니까 저런 결과가 나온 것이 당연하지만. 그래도 그 아이가 시험을 본다면 아마 다른 애들처럼 백점을 맞고 그러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그건 좀 문제도 많이 풀어보고 해야 하는데, 내가 원한 건 그게 아니었으니까.


아이가 수학을 공부하는데 거부감이 아직 생기지 않은 아이라면, 그냥 평범한 방법으로도 아이들은 문제 없이 공부시킬 수 있다. 구십점 맞아왔는데 백점 못 맞았다고 혼내시는 부모님들은 물론 내 방식을 싫어하시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 방식이 내 의도대로 진행되면, 어깨가 으쓱해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뭐. 에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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