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픈 분들과
그 곁에 있는 분들께

과정을 겪는 중입니다

by 나다움

"신경 끄자. 이만하면 괜찮다. 완벽은 됐고 그냥 꽤 괜찮은 나 자신으로 존재하면 돼. 자, 이제 다음."

-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허지원 -


차를 타다보면 주유등이 반짝일때가 있습니다. 그럼 곧 연료를 넣으러 자연스레 주유소에 갑니다.


가끔 그런생각을 합니다.

이 '주유등'처럼 내 마음의 에너지가 바닥일 때 눈에 보이는 '마음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불이 들어오면 병원을 찾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졌으면 합니다.

이게 아픈게 맞는지, 이렇게 약한 모습이여도 되는지 자문하지 않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왜 내가 병원에 가야하는지 설명하지않아도 평범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요.


어제도 점심시간에 정신과에 다녀왔습니다.

최근의 상황들이 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에, 약의 용량을 다시 올려서 처방받았습니다.

1주일에 50분씩 심리상담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내 의지로만은 되지 않음을 알고,

완벽하게 없앨 수 없음을 깨닫고 그렇게 내 안의 우울과 다시 관계를 정립해가는 중입니다.


여전히 제 주변에는 꼭 병원에 다녀야 하는거냐,

그런 것들도 다 월급에 포함되는거니 감내하는 거다,

너만 아이를 키우는거냐 등 제 아픈 마음을 외롭게 만드는 말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타인의 말들을 꼭 내 안에 심을 필요는 없다고 되뇌이는 연습을 합니다.

의견은 듣되 나를 아프게 하는 말들은 세련되게 무시해봅니다.


계속 지난한 이 과정을 겪겠죠, 살아 있는 동안안에는요.

의사선생님 말처럼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은 쉽게 바뀌는게 아니니까요.

다만, 멈추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려고 언제나 노력중입니다.

차에 들어온 주유등을 보면 연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채듯,

내 마음에 에너지 상태를 자주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챙기려합니다.

주유등이 켜짐으로서 보이지 않던 연료의 양을 알 수 있듯이

내 감정을 상태를 표현하며 주변사람들에게 나를 알리는 연습도 합니다.


"그게 나야"

그럴듯한 이유로 설득하지 않고, 장황하게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그저 단순히 말해봅니다.

간단하게 주유등에 불이 반짝 들어오는 것처럼 말이지요.

나 자신에게, 그리고 내 주변인에게 말해봅니다.

바람직한 나의 모습이 아니라, 그저 현재 나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그 모습을 표현했을 때 충고나 판단없이 그대로 수용해주는 경험이 쌓이는 것,

그게 마음이 아픈분들과 그 주변에 있는분들께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타인이 보기에 저는 그대로 일지 모릅니다.

감정표현에 미숙하며, 작은일에도 마음이 아파해서 쉽게 이해하기 힘든 사람.

하지만, 오늘도 저는 조금씩 나아가는 중입니다.

여전히 넘어지지만 넘어지는 횟수를 줄여가고 있고,

넘어졌을때 일어서는 저만의 방법을 체득중입니다.

비록, 타인이 보기엔 여전히 잘 넘어지는 사람이겠지만요.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결과가 바로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학생이 1등이 되고싶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결심한 순간 1등이 되는건 아니듯 말입니다.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저는 그 "과정"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어쩌면 평생에 걸친 과정이 될 수 있고 결국 원하는 상태에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단 한명이라도 그런 나를 그 모습으로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한 쉼없이 계속 과정을 이어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