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

by 나다움

인생의 시크릿이 무엇이냐고 묻자

슈바이처 박사가 답했다.

"A야 말로 인생의 시크릿입니다."


철학자 키케로도 말했다.

"A는 인간의 모든 덕목 중 최고의 덕목이며,

다른 모든 덕목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지요."


또 다른 철학자 흄이 그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B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들 중

가장 사악한 것입니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칸트가 말했다.

"B는 사악함의 본질 그 자체입니다."


슈바이처와 키케로가 말한 A는 '감사'였다.

흄과 칸트가 말한 B는 '감사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주 보통의 행복, 최인철 저-


번아웃이 들고 온 무기력에, 우울함이 더해지는 날이면 위험하다. 1단계 멍해짐을 거쳐, 2단계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지나면, 3단계로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돌아보면, 그 3단계의 고비는 번번이 '운'으로 넘겼다.


마음이 아프지만, 점심시간에나 겨우 정신과를 찾을 수 있었고, 그 사실을 주변에 감춰야만 했던 내가 있었다. 그런 현실이 더 쓰라린 상처가 되었고, 이것을 극복하는 나름의 방법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다. '운' 좋게 '정신과 다닌 일'을 소재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탄생한 브런치 북이 "항상 웃고 있지만 정신과에 다닙니다"였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시는 것이 나에겐 응원이 되었고,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스스로 떨칠 수 있었다.

http://kko.to/9hgniWqia 지금도 들을수 있어요! 다시한번 제 글을 추천해주신 푸른국화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면 좋겠지만 그게 맘처럼 쉬울 리가 없다. 자정이 훌쩍 넘은 어느 날, 3단계가 또 찾아왔었다. 그날은 꽤 심각하여 소박한 신변을 정리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날이었다. 그 일환으로 메일함을 정리하려고 들어간 곳에서 내 눈을 의심하는 글을 보았다. 이번에도 '운'좋게 내 글이 <브런치 라디오 2>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일면식이 없는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추천의 글까지 써서 최종 선정되었다는 기쁜 사실은 번아웃과 우울증을 한방에 몰아내었다.

현실에서 갈등이 고조화 될수록, 그것을 담은 글은 오히려 많은 이의 공감을 받았다. 명절에 시댁을 대하는 자세, 결혼 11년 차이지만 내가 비혼주의자인것을 깨닫게 하는 사건들, 사진으로 볼 때가 가장 사랑스러운 현실 육아,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지 않는 직장생활 등. 강력한 사건들일수록 글로 풀어갈 때 더 짜릿했고, 그 글을 읽는 분들의 반응에 힘을 얻었다. 그렇게 또 하루를 무사히 넘기고, 그다음 날을 버티고, 견뎌서 올해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돌아보면, 나는 항상 운이 좋았다.

바쁜 부모님 대신, 사랑 가득한 외조부모님이 돌봐주셨기에 어긋나지 않고 바르게 자랄 수 있었다.

가장 친한 친구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어쩔 줄을 모를 때, 궁여지책으로 집중했던 시험에 합격해 지금의 직장에 다닐 수 있었다.

아픈 마음에 코로나까지 겹쳐 영혼의 어두운 밤이 짙게 드리운 날들이 이어질 때, 정신과에 간 경험 덕분에 브런치 북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다른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다는 피드백을 볼 때면, 난 참 운이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도움이 되는 사고의 전환을 심리학에서는 '리프레이밍(reframing)', 즉 '재해석'이라고 부른다. 부정적인 사건을 재빨리 극복하고 덜 위협적으로, 혹은 덜 아프게 느끼게 하는데도 매우 훌륭한 기술이다.

무언가를 리프레밍하는 것에는 또 다른 장점도 있다. 사건을 재해석하다 보면 화를 내며 웅크리고 있기보다 해결책을 찾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이 찾아왔다, 클라우스 베른하르트 저(추미란 역)-


살면서, 내 힘으로 어찌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것을 나에게 좋은 쪽으로 바라보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무턱대고 긍정이 아닌, 현실적이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해석을 하는 것이다. 물론, 매번 쉽지 않다. 연습이 필요하다. 어떤 날은 그 시도조차 하기 싫다. 그럴 땐 간단하게 중얼거린다.

"난 운이 좋다"라고.


내가 운이 좋다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모든 게 내 의지대로 되지 않음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이다. 지금의 결과가 나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고, 그 결과가 있기까지 많은 이들의 손길이 있었음을 감사하는 자세이다. 동시에 그 운을 만들기 위해 실제적 행동의 주체인, '나'의 수고도 잊지 않으려 한다.


올 한해, 매우감사. 글을 읽어주셔서요.

덕분에, 기운충전. 관심이 곧 행복이었어요.

앞으로, 파란만장. 나다움을 기대해주세요.


덧.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못했던 말 한 가지 더.

브런치 다른 작가님들이 쓴 글을 많이 읽지 못한다.

유려한 글, 전문성이 돋보이는 주제, 많은 구독자의 관심을 받는 작가님들을 뵈면 상대적으로 내가 너무 초라해서이다.

내 마음의 안식처로 글을 쓰기 위해 들어온 브런치란 공간에서조차, 부지불식간에 타인과 비교를 하는 나에게 스스로 내린 극단의 차단 조치였다. 그래서 내 글에 '라이킷'과 '구독'을 눌러주는 분들의 프로필을 다 눌러봤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라이킷'과 '구독'을 누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송한 마음이다.


새해에는

조금 더 용기있게,

더 많이 힘을 빼고,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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