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감정이 현실적인 상황 판단을 바탕으로 한다면, 부정적인 감정은 비현실적인 사고방식에 뿌리를 둔다. 당신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당신은 모든 감정을 느낄 권리가 있지만, 정말 그런 감정을 원하고 있는지, 그 감정을 표현하면 당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놓여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행동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어떤 감정을 표현했을 때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다면, 당신 스스로 그 감정을 바꿔야 한다.
- 아들러의 감정수업(내 마음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감정 선택 훈련), 게리 D. 맥케이 돈 • 딩크마이어 지음, 김유광(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옮김-
혹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차이를 아시나요? 두 아들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차이점을 몰랐다. 미취학 아동들이 다니는 기관이란 공통점이 있고, 굳이 나누자면 어린이집이 더 어린아이들만 다니는 건가 싶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우리 아들은 7세까지 어린이집을 다니고 학교를 들어갔기 때문이다.) 굳이 차이점을 보면 어린이집은 '보육'에 방점을 두고, 유치원은 '교육'에 더 방점을 두며, 입학 가능 최소 연령 시기, 연간 필수 수업일수 등이 다르다. 이와 같은 차이점은 필요에 의해서 실제로 미취학 아동이 있을 때만 관심을 갖고 알아보는 것이다. 그전까지는 몰라도 되고, 미취학 아동이 없다면 평생 몰라도 괜찮다.
'심리상담센터'와 '정신건강의학과'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처럼 비슷한 듯 다르다. 또한 실제로 마음관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면 이 둘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심리상담센터와 정신건강의학과를 둘 다 경험해본 자로서 같은 듯 다른 점을 꼽아보았다.(이 역시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실제 내담자와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각각 기관의 특징인 점을 말씀드립니다)
1. 소요 시간
: 정신건강의학과는 진료시간이 여타 병원과 다르지 않게 5~10분 정도이다.(물론, 상담치료를 같이 병행하는 정신건강의학과도 있지만, 많지는 않기에 논외로 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 개인의 신체적 증상을 체크하고 몇 가지 질문과 대화를 짧게 하기에 진료시간이 길지 않다. 이에 비해심리상담센터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부터 시작해서 개인의 감정에 초점을 두어 대화를 이어가기에 보통 1회 상담에 1시간정도 진행한다.
2. 방향성
: 마음을 관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방향성이 다르다. 심리상담센터가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면, 정신건강의학과는 '치료'에 방점에 둔다. 정신의학과에서는 흔히들 알고 있는 약물치료 이외에도 비약물 치료(예-경두개 자기 자극술 TMS 치료)도 있다. 어쨌든 공통적으로 마음의 병으로 인해 겪는 신체적 증상을 비교적 빠르게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심리상담센터는 마음의 병이 생기게 된 그 근원에 대해서 심리상담 선생님과 대화를 하면서 천천히 풀어가는 장기적인 과정이다.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투자되는 작업이다. 심리상담이 말로써 내 안에 있던 묵은 감정과 생각들을 돌아보는 시간들을 통해 서서히 치유해가는 과정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는 비약물치료 및 약물치료 등을 통해 나의 신체기관에 영향을 주어 치료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3. 내가 기대하는 것 : 나의 신체적 증상 완화 vs 근본적인 변화
배가 아플 때, 그 증상을 즉각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내과'를 가기도 하지만, 자주 배가 아프다면 근본적인 이유를 치유하고자 '한의원'에 가기도 한다. 한의원에서는 배가 아픈 이유를 하나의 증상으로 보고, 위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어떤 것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가는 곳이 달라지듯,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센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빠른 증상 완화를 원하는지, 그 근본 원인에 다가서서 변화를 원하는지는 선택하는 이의 몫이다. 정답은 없다, 상황만 있을 뿐. 즉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마음의 아픔에 대해 구체적인 원인 탐색과 심층적인 대화를 생각하고 간다면, 실망할 확률이 크다. 반대로 심리상담 1회 만에 좋은지 모르겠다고,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다소 이른 감이 있다.
내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며, 어느 곳을 가든지 내가 선택한 곳의 특징을 잘 알고 간다면, 용기 내어 간 곳에서 두 번째 상처를 받는 일이 적을 것이다. 혹시라도 마음관리를 하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소소한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모쪼록 어렵게 뗀 첫 발자국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