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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킨디센터 Nov 10. 2018

청소년, 기후변화를 말하다

청소년기후소송단 이야기

청소년기후소송단은 지난 10월 한국/송도에서 개최된 제48차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총회를 앞두고 8월부터 모임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해왔다. 일차적으로는 IPCC총회에서 기후온난화 1.5°C 특별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는 일을 했고, 그 사이 소송단을 지원하는 비청소년그룹으로 지원단과 변호인단 구성도 진행이 되고 있다. 청소년기후소송단은 미온적인 한국 사회의 대응 혹은 '기후악당'이라는 오명까지 갖게 된 한국 정부와 기업의 과거 태도를 바꾸기 위한 문제제기를 하고, 기후소송을 준비하는 일을 단계적으로 해나갈 작정이다.


2018년 8월 18일 청소년 기후소송 캠프를 통해 청소년들이 모였다. 기후소송캠프에서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내용과 그 이후의 과정, IPCC총회의 의미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토론을 나눴고, 특히 폭염으로 인한 문제상황에 대한 집중된 걱정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비포 더 플러드’를 함께 본 후 이야기를 나누면서 청소년들 스스로 공부모임을 이어가자는 의견에 공감하여, 책읽기모임을 시작하였으며,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이 자리를 마련한 좌담회에 참여하거나 영화 ‘내일’ 상영회도 진행하였다.



10월 3일 송도 IPCC총회장 앞에서 진행된 첫 기자회견에서는 ‘청소년, 기후변화를 말하다’ 를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게 된 취지와 청소년이 기후변화를 말하게 된 이유, 기후소송의 취지, IPCC에 바라는 점, 정부에게 바라는 점, 기자회견문 낭독 등을 진행하였다. 청소년들의 활동을 지켜본 IPCC 총회 참가자들과 많은 외신기자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았으며, 압달라 목씻(Abdalah Mokssit) IPCC사무총장, 커스틴 스탕달(Kerstin Stendahl) IPCC 사무부총장, 이회성 IPCC 의장이 나와 직접, 총회에서 책임을 다하겠으며 청소년들의 활동을 응원한다는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엘름댄스
IPCC 의장단 격려발언  ⓒ 신경준

청소년기후소송단 외에도 100여명의 청소년들은 직접 제작한 손피켓에 ‘재난걱정 없는 세상을 원합니다.’, ‘봄과 가을 돌려줘요.’‘우리는 제대로 된 기후정책을 원한다.’‘지구를 지키는 온도 1.5도’‘지구온난화 막아라’ 등의 구호를 넣어 소송단의 활동을 지지하며 청소년들의 목소리로 함께 했다. 기자회견은 청소년기후소송단이 준비한 ‘기후 플레시몹’과 노란 우산으로 1.5도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됐다.



아래는 청소년기후소송단 오연재가 ‘청소년, 기후변화를 말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발언문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17살 오연재입니다. 청소년 기후소송단을 대표해서 그리고 기후문제로 고통받는 지구의 모든 인류를 대신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IPCC 총회가 열리고 있는 지금, 저희 소송단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청소년, 기후변화를 말하다.’를 기획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기후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할 1.5℃ 특별보고서가 승인되고 많은 사람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저희는 종종 ‘미래세대’로 불려왔습니다. 그런데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저희는 미래세대인 걸까요? 저는 청소년은 미래세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 모인 모두가, 지구에서 21세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청소년이라고 해서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해야 하는 학생이 아닙니다. 문제를 인지하고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2018년 8월 18일 첫 모임을 시작으로 청소년 기후소송단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고, 나이도 제각각이고, 관심사도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기후변화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토록 기후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기후 관련 교육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는 데 큰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그래서 책 세미나를 진행하고, 강의를 듣고, 다큐멘터리를 보며 기후문제를 보다 분명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후소송은 걷잡을 수 없을 것만 같은 흐름을 조금이라도 틀어보려는 노력이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를 인정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언론에 대응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청소년기후소송단에서는 세 가지의 약속을 했습니다. 정부가 제대로 된 기후체제를 마련하도록 하자는 것, ‘청소년 기후소송단’에서는 ‘청소년시민’이 주체가 될 것, 그리고 이 소송단 활동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 개의 목표를 중심에 두고 행동할 것입니다.

이번 여름이 유독 더웠기에 많은 사람이 기후변화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새삼 깨달았을 것입니다. 이번 여름의 폭염은 저희가 모이게 된 큰 계기이기도 합니다. 114년 만의 폭염을 마주한 사람들은 더위에 적응해야 했고, 견뎌내야 했습니다. 정부는 폭염에 대한 대응으로 한시적으로 누진세를 완화한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누진세 완화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올바른 대안이었을까요? 정부가 소극적인 대응들만을 내놓는다면 2018년의 겨울은 더 추워질 것이고 2019년의 여름은 더욱더 더워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정부에서 ‘시의적절’하며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를 원합니다.

기후변화는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의 심각한 문제이고 대비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을 만드는 것이 지금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후변화가 일상이 되어 사회적 취약계층과 개도국, 그리고 지구의 많은 생명들의 피해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고민하고, 공부하고, 행동하기 위해 모였고 앞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행동을 계속해 나아갈 것입니다.



청소년기후소송단 중 대안학교를 다니는 연재, 만보, 이든, 빈, 너구리는 더 많은 대안학교 청소년들이 기후소송단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18년 10월 6일에 열린 대안교육한마당에 부스를 운영했다. 부스에서는 자신이 느끼는 기후변화의 정도를 스티커로 표시하기, 기후변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관심이 있는지 게임을 통해 학습 할 수 있는 자체제작 ‘기후 젠가’ 보드게임 그리고 설문지 작성을 통해 기후변화와 청소년기후소송단을 알렸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청소년, 성인 할 것 없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며 기후 젠가 게임을 통해 각자가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몇몇 청소년들은 청소년기후소송단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일반학교를 다니는 청소년기후소송단의 다른 구성원들도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축제나 워크숍 등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속속 알려오는 중이다. 





작성자


오연재 (청소년기후소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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