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야학 1기를 마무리하며
코딩야학은 지난 5월, 생활코딩 WEB1 오픈클래스를 시작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구나 차별 없이 접속 가능한 공간인 web에서, 청소년을 비롯한 다양한 세대가 HTML이라는 하나의 언어로 온라인 건축물 하나를 지어보는 일을 했다.
태어날 때부터 청소년들의 일상에 주어진 웹 환경은 모바일과 노트북을 통해서 보여지는 인터페이스 뒤로 많은 이야기를 감춘다.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잘 사용하는 소비자로서만이 아니라, 기술이 어디로부터 왔고, 내가 활용해보거나 만들어볼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안다면, 내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이 시대의 적절한 친구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크리킨디 코딩야학은 그런 이야기를 해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여름방학 즈음 코딩야학과 발맞춰 문을 연 크리킨디 코딩야학은 코딩작업장에서 WEB1을 다시 복기하며 html을 소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성화고 인터넷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코딩은 정말 못한다”면서 코딩 근육을 키워야겠다고 찾아온 십대부터, 생활코딩에서 외롭게 공부하다 온 십대, “나는 코딩이라는 단어를 올해 처음 들어본 사람이오”라며, 큰 의미나 결심은 없지만 알아두면 유용할 것 같아 왔다는 십대도 있었다. 자기 관심사로부터 출발한 사람들이 모인 코딩야학은 말 그대로 ‘코딩하면 딱 좋을 밤’에 시작되었다.
9월의 정규강좌로 연장된 코딩야학에서는 특정 기술의 깊이보다는 기술을 지배하고 있는 역사와 철학을 알고, 웹을 표현하는 기술인 CSS를 배우며 당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의 흐름을 만들었다. 온라인 협업도구인 Github를 이용했던 것도, 웹 뒤에 감춰진 헤아리기 어려운 수많은 협업의 과정과 원리, 지식과 경험의 압축본인 오픈소스 생태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우리는 8주의 과정을 거쳐, 하나의 웹페이지를 완성했다. 만들어진 페이지는 각 사람의 관심도와 시간의 투여, 코드에 대한 수준차에 따라 (당연히) 각각 다양하다. 웹을 구축했던 수많은 프로그래머들, 과학자들, 그들의 젊음과 열정을 갈아 넣었던 인생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경험했다. 논리구조를 명확하게 따르는 코드의 세계는 ‘어중간함’과 ‘애매모호함’을 허용하지 않기에, 입력값이 다를 때 떠오르는 에러 메시지와 다른 결과물을 받아보면서 지난하게 해결책을 찾아 정보의 바다를 헤엄쳐야 했다.
코딩야학 8주의 기록은 Github에 공개되어 있고, 누구나 열람 가능하다.
https://github.com/happydeveloper/krkd.eco.coding/blob/master/README.md
앞으로 코딩의 세계로 접속할 많은 이들에게 크리킨디 코딩야학의 경험기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강두루(강사)
좋은 프로그램에는 인간을 배려하는 장치와 철학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컴퓨터 과학의 핵심 메커니즘을 소개하고 이 분야에 흐르는 철학과 역사를 전달하고 싶은 생각은 그런 생각의 바탕에서 출발했습니다.
코딩야학 페이스북 그룹에서 원문보기: https://www.facebook.com/groups/krkdyahak/permalink/1988533544597454/
마르코(이용혁)
후덥지근했던 8월, 9월을 지나 10월까지 이어졌던 크리킨디 코딩 수업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들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처음에 했던 코딩야학은 그저 호기심에 의해 신청하여 작년에 여러 이유로 인해 중도 포기하게 된 생활코딩의 WEB1수업을 여러 학우들과 함께 듣는 수업이었습니다. HTML이 뭔지, 우리가 매일 사용하면서도 그 원리는 이해하지 못하는 홈페이지의 구성은 어떤지도, 작지만 장엄하게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생활코딩의 WEB1수업을 다 함께 들으며 외롭지 않게 공부할 수 있어 즐거워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 뒤로 이어진 코딩 클래스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또 조력자이신 두루님과 이고잉님의 현강을 들으며 자신만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수행해나갈 뿐만 아니라, 컴퓨터의 발명과 컴퓨터와 관련된 여러 도구, 기술들에 담긴 철학을 배우며 그 의미를 곱씹어보며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수업을 굉장히 좋아하고, 다른 곳에서 듣기 어려운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매주 코딩 교실에 일찍 도착해 전 주에 배웠던 코드들을 훑어보며 점점 늘어가는 실력에 스스로 감탄했었고, 또 어떤 것을 배울지 궁금해하며 GITHUB에 올라온 수업안을 찾아보았던 제 모습이 한편으로는 걱정되었습니다. 즐거운 것과 해야 할 것 사이에서 항상 헤맸던 제가 이렇게 즐거운 것에만 안주해도 되는지, 해야 할 것으로 더 나아가야 하지는 않는지 항상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코딩 클래스 중반을 넘기자, 그런 걱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코딩을 배우며 얻은 스스로 찾아보는 능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넘쳐흐르는 인터넷의 바다에서 우리가 필요한 정보만을 검색하여 얻어내는 일을 코딩을 배우며 자주 하게 되다 보니, 스스로 무엇이 필요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 법을 스스로 생각하는 작업에 대해 능숙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이를 실제 필요한 곳에 적용시키는 일은 제게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고, 이를 통해 코딩은 단순히 컴퓨터와 대화하기 위한 목적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코딩을 하며 더 많은 것을 배워가고 싶습니다.
코딩은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또한 우리 자신에게도 많은 변화를 줍니다. 이건 마치 철학과 같아서, 우리의 사고를 더욱 확장시켜주고, 우리에게 더욱더 큰 힘을 줍니다. 코딩을 배우시지 않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한 번은 코딩을 조금이라도 배워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예 모르는 것과 조금이라도 아는 것은 큰 차이니까요.
이든(이영민)
코딩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던 나에게 코딩 야학은 또 하나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예전에 잠깐 스크래치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한 적은 있었지만, 컴퓨터 검은 화면에 영어로 뭐라 뭐라 적으면서 컴퓨터를 조종하는 것은 영상으로밖에 보지 못하고 그것이 뭔지도 잘 몰랐다. 애초에 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것도 잘 안 했고 우리 집 컴퓨터 사양 때문에 컴퓨터 게임도 잘 접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컴퓨터 앞에서는 할 게 없을 만큼 디지털이랑 잘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 HTML을 배우고 크롬 안에서 내가 쓴 단어를 띄웠을 때 컴퓨터 안의 세계로 첫발을 디딘 느낌이었다. 그저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던 내가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첫 장면을 본 느낌이랄까? 그때만 해도 곧 내가 컴퓨터에서 보던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하나를 배우면 더 많은 걸 하고 싶어지고 더 많은 것을 배우면 또 새로운 것이 하고 싶어 지는 것이,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컴퓨터로 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 것 같았다. HTML에서 CSS로 넘어가면서 내가 상상했던 것들을 실현하는데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처음에는 그저 코딩이라는 것을 접하는 것에 만족했었다면 지금은 코딩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코딩하면서 거침없이 코드를 치는 도중 처음으로 막혔던 부분이 있었었는데 굉장히 난감했었다. 그때 든 생각이 ‘종이에 그리면 그냥 되는데!!!’라고 절규(?)하면서 노트북 모니터를 몇 번이나 두들겼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인터넷을 헤엄치다가 해결방법을 찾았을 때는 너무 기뻤다. 지금도 코딩을 하면서 예기치 못하게 막히거나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왕왕 있지만,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내 코딩하는 실력이 문제가 아닌 내 부족한 상상력을 탓하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난 그때까지는 쉬지 않고 달렸으면 좋겠다.
하늘(정하늘)
코딩야학수업을 듣기 전에는 코딩을 하고 싶다는 생각과, 어디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하지?라는 막막함과 부담감 때문에 쉬이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수업을 통해 쉽게 쓸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html을 배울 수 있었고, 내가 만들고 싶어 하는 웹페이지도 만들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두루 선생님께서 저희가 모르는 것을 쉽게 가르쳐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좋은 선생님과 인연이 되어 저의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또한 컴퓨터 과학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핵심원리를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2기를 한다면 또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겠지요? 지금쯤 전 아마 다시 아톰을 켜서 코드를 치려고 한다면 html기본 설정밖에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나중에 다시 한번 배우고 복습한다면 저 스스로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있습니다. 어리숙한 부분이 많은 저를 너무 많은 걸 배우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딩야학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좋은 기회를 얻어갔으면 합니다
빈(조수빈)
코딩을 알게 된 것은 크리킨디센터에서 이고잉 선생님의 오픈 특강을 들었을 때다. 처음 했을 때는 막 배운 HTML로 장난만 쳤었다. 시간이 지나고 코딩야학이 생겼다. 처음에는 많은 관심은 없었다. 요즘 초등학생도 배우는 과목이라고 해서 나한테도 언제가 필요할 거란 생각에 들어갔다.
html, css, github, 컴퓨터와 코딩의 역사를 배웠다. 역사와 github는 사실 지금도 잘 이해가 안 된다. 사용도 익숙하지 않다 보니 나에게는 어려웠던 것 같다. 그에 비해 html과 css는 어려웠지만 하면 할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웹페이지에 성과가 나오니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밤새면서 까지 했던 것 같다.
나는 좀 아날로그파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의 느낌과 향기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휴대폰도 잘 사용하지 못하고 디지털과 관련된 많은 기기를 잘 이용할 줄 모른다. 코딩을 하는 동안 자주 든 생각이 손으로 그리면 그 많은 입력어를 치지 않아도 원하는 위치에 그림을 넣을 수 있고 글의 크기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글씨체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코딩을 왜 하는 걸까?”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왜 지금은 초등학생들과 어른들이 코딩을 배우고 있고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분명 점점 시대는 디지털 시대가 되고 있기에 컴퓨터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배운 코딩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정말로 왜 하려는 걸까?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했을 땐 웹 페이지 같지 않았는데 지금은 웹페이지 느낌이 나서 좋다. 더 배우고 싶어 지는 마음이 생겼다. 다음에 하게 된다면 css와 javascript를 배우고 싶다. css로 디자인을 배우고 javascript로 검색창이나 여러 가지를 만들어 웹페이지를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
다음 코딩야학이 기대되고 코딩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배운 코딩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합친 코딩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
다이(조한울)
나는 코딩이라는 단어를 올해 처음 들어 본 사람이다.
이전에 들어본 적도, 배워본 적도 없는 이 생소한 것을 배워보기로 결정한 것에는 별로 큰 의미나 결심은 없었다. 그저 알아두면 유용할지도 모른다. 뭔지 간만 볼 생각으로 신청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첫 수업 때 곧바로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되었었다. 컴퓨터를 잘 만질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코딩에 대한 기본지식도, 딱히 열정도 없던 나한테는 길고 힘든 4시간의 수업이었다. 하지만 강사님이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한 명씩 잘 도와주셨고 매 수업마다 전 시간의 내용을 다시 잘 짚어주신 덕분에 후반에는 수업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또 강사님이 매 수업 초반에 해 주셨던 컴퓨터와 코딩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시간이 마음에 들었다. 역사나 어느 분야의 잡지식들을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덕분에 너무 지루해질 수 있었던 4시간에 어느 정도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여러 사정으로 중간에 수업을 몇 번 빠지게 되어서 내 웹사이트 하나를 온전히 완성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번 클래스를 통해 코딩에 대한 생소함도 줄었고, 전보다 더 관심도 가지게 되었으니 이런 기회가 또 생긴다면 다음 번엔 좀 더 사전 준비를 하고 제대로 열정을 가지고 배워보고 싶다.
작성자
바다(김진옥) bada@krkd.e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