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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킨디센터 Oct 24. 2019

기후위기 시대의 파쿠르,
원탁에서 나눈 이야기

미세먼지, 폭염과 싸우는 파쿠르, 기후위기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파쿠르의 대중화'를 주제로 열린 첫번째 원탁의 파쿠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파쿠르가, 이타주의 정신과 비경쟁 스포츠라는 오랜 철학을 내려놓고 대중들에게 존재를 알리기 위해 경쟁스포츠의 반열에 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토론했다면, 두 번째 원탁은 주변환경을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극복하는 움직임 훈련인 파쿠르가 과연 미세먼지, 폭염과 싸워야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원탁에 둘러앉았습니다.





오프닝 영상

과학자들이 아무리 말해도 당신이 현실 부정하는 10년 후 팩트

https://youtu.be/H-SJ3eKdhSA




히옥스 : 이런 영상을 처음 보신 분? 어떠세요?


김지호 : 주변에 환경오염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일들을 말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새롭진 않지만 충격이긴 하네요. 최근에 제 주변에서 채식 시작하신 분이 있어서, 이 영상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히옥스 : 기후변화 때문에 채식 시작하신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유수인 : 교과서에서는 작은 박스 정도로 나와요. 많아봤자 한 페이지 정도...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어요.


유재형 : 충격이었어요. 


히옥스 : 작년 8월에 결성된 청소년기후소송단이라는 그룹이 있어요. 얼마전에 서울시 교육청을 찾아가서 교육감과 기후위기 상황과 관련된 요구를 전달했었지요. 교과과정이나 학교활동, 과외활동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받고, 공부하고, 관련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며칠전 서울시교육감과 서울시장이 공동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문명 전환도시 서울 선언문>에 서명을 했습니다. 지금보다는 학교 안에서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육내용이 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요. 
오늘의 주제로, 그런 기후위기 문제에 있어서 파쿠르는 어디쯤 있냐고 하면... 파쿠르 러너들께서 말씀해주셔도 좋은데, 그 전에 제가 하나 말씀드리면 재작년 즈음 바이럴이 굉장히 많이 된 유튜브 영상이 있어요. 


눈 절벽에서 미끄러진 엄마곰과 새끼곰

엄마곰과 새끼곰이 절벽에 매달려서 올라가는 장면이었어요. 새끼곰이 발을 헛디뎌서 미끄러지자 엄마가 해빙 암벽을 따라 구하러가는 장면이었는데 그 장면을 놓고 예쁘다, 감동적이다, 모성애가 대단하다 얘기가 많았지요. 나중에 나온 얘기들 중에는 그 곰들이 왜 거기 있었냐 하는 거였어요. 이 곰들이 먹을 게 없어서 먹을 걸 찾으러 나오다가 사람들이 있는 근처까지 오게 되었고, 사람들이 이 곰들을 가까이 보려고 드론을 날린 거예요. 드론이 가까이 오니까 곰들이 위협을 느껴서 도망을 치고 있는 장면이었다는 거예요. 허겁지겁 도망가다 보니 길이 아닌 데로 가고, 죽을 뻔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는데 그 장면을 보자니 파쿠르, 기후변화가 다 들어있는 것처럼 생각되더라고요. 


드론까지 포함해서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달까... 우리 센터는 청소년의 진로나 직업을 다루고,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에도 관심이 많아요. 드론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유망직종의 기술을 보다 보면 드론이라든가 로봇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최근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라는 로봇은 파쿠르 연습을 계속해요. 굉장히 동작이 안정감 있고 훌륭한 수준이 되었어요. 그 회사에서 두 개의 상품을 계속 실험하면서 상용화 단계에 왔다고 하는데 하나는 ‘아틀라스’, 하나가 ‘스폿 미니’에요. 스폿은 물건을 등에 메고 다니는 로봇이에요. 아틀라스는 계속 파쿠르 훈련을 하는데, 오늘 처음 파쿠를 해보신 분들보다도 잘할 거예요. 굉장히 동작이 안정감 있고 훌륭해요. 너무 훌륭해서 전쟁용 로봇이 아니냐는 의심도 많았는데, 회사에서는 재난시 구조용로봇이라고 했었지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5월10일 공개한 아틀라스

그런데 놀랍게도 아틀라스보다 앞서 전쟁에 먼저 투입된 것이 드론이에요. 최근 드론 30대가 날아가서 사우디의 한 지역을 정밀타격하여 초토화시켰어요. 최근의 드론 기술은 국경을 넘어 꽤 멀리까지 날고, 레이더에 잡히지 않도록 낮게 날아서 굉장히 섬세하게 폭격을 가할 수 있어요. 


영상에서 보셨던 것처럼 절벽을 올라가는 곰, 곰들이 인가까지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녹아있는 얼음, 그 절벽에 매달려 있어야 했던 사실들, 절벽으로 날아가 곰들을 촬영하지만 곰들은 위협적으로 느꼈던 드론...  이런 것들이 우리가 현재 처해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더 나쁜 소식은 이후에 발견되는 곰들은 이 삐쩍 마르고 더러워진 모습으로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지요. 그러면서 파쿠르 러너들이 떠올랐어요. 도시가 확장되는 가운데, 도시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자유정신과 이타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파쿠르 러너들은 앞으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박찬숙 : 환경적인 위험, 지구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느껴지기도 해요. 자기 스스로 자기 몸을 보호하고 지탱해 갈 수 있는 능력이 파쿠르를 통해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환경적으로는 야외운동과 실내 운동이 병행되고, 몸의 부상을 최소화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앞으로 태풍이나 온난화를 염두에 두고, 훈련시설물에 미끄럼 방지라든가, 필요한 특수장비들을 구체적으로 구비하는 것에도 관심을 갖는 게 좋겠다 생각하고요. 




왜 굳이 '밖에서' 파쿠르를 하죠?



최유리 : 파쿠르를 할 때, 실내보다는 실외가 낫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조금 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쿵 : 저는 김지호 코치와 같이 국내에 파쿠르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시작했고 코치로 활동했었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운동으로서 파쿠르를 했었고, 파쿠르가 나한테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최근 10년 만에 다시 돌아와서 파쿠르를 시작했어요. 무언가를 할 때는 개인적인 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파쿠르는 익스트림 스포츠도 아니고, 정신수양의 한 파트일 수도 있지만 온전히 그것만도 아니에요. 다른 운동과 차별화된 특성이라고 하면, 파쿠르는 주변의 환경을 이용한다는 거거든요. 만들어진 환경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환경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신체를 단련하는 과정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적응성 있는 운동이기도 하고요. 그런 장소를 찾아서 수행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은데, 오늘처럼 50여 명이 다 같이 모여서 하기에는 좀 쉽지 않기 때문에 파쿠르 놀이터 같은 공간이 필요하지요.


토마 :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많이 했어요. 파쿠르 하고나서부터는 심하게 아프거나 감기에 심하게 걸린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파쿠르 하기 전에 농구를 좀 했었는데 아무래도 실내 운동이다 보니까 체육관 안에서 계속 운동하게 돼요.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하더라도 밖에서 하는 거랑 안에서 하는 거랑은 차이가 있죠. 주변 환경이 매번 달라지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운동하는 거랑 항상 정해진, 혹은 똑같은 - 매번 공기청정기 켜져 있고, 에어컨 틀어서 시원하고, 겨울에서 히터 틀어서 따뜻한 실내 운동보다는 훨씬 제가 날씨에도 적응하면서 운동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개인 스스로가 운동할 때는 아무 곳에서 해도 상관없는데, 수업은 사실 실내가 더 쉬워요. 하지만 외부에서 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체육관 바닥은 안 미끄러워요. 하지만 외부는 물이 묻어있으면 미끄럽고, 모래가 쌓여있으면 미끄럽고, 철보다 나무가 더 미끄럽고, 까슬까슬한 아스팔트보다는 운동장 바닥이 더 미끄럽고... 길을 다니면서 매번 똑같은 길을 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을 내가 스스로 이용하는데 차이가 있습니다. 




야외에서 지형지물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파쿠르 움직임. (출처 : 파쿠르제너레이션즈코리아 )


제이 : 시스템 관점에서 볼 때 실내와 야외의 차이는, 시스템을 창조하는 경험의 차이라고 볼 수 있어요. 모든 사물과 장애물과 도시 건물에는 용도와 기능이 있어요. 보통 현대인들은 그 기능 안에서 돌아다녀요.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플레이어죠. 하지만  파쿠르 러너들은 야외에서 했을 때 자기만의 판을 짜요. 스스로 판을 짜는 경험을 하게 됐을 때, 진짜 내가 누구인지,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거든요. 그런데 실내로 들어가게 되면 오히려 파쿠르가 사회 기준과 시스템의 콘텐츠로서 종속되게 돼요. 파쿠르가 원래 활용될 수 있었던, 예를 들면 힙합 문화에서 말하는 일종의 사회 저항정신, 나의 자유를 누군가가 훼손하는 걸 내버려 두지 않고 저항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랄까 리질리언스(resilience)가 역전되는 현상을 많이 봐요. 실내에서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들은 자율성이 현저히 줄어들고, 안에서만 하는 경우가 많고요. 실제로 미국 파쿠르는 파쿠르 체육관이 창고형으로 많이 건설되어 있는데, 대부분 파쿠르 수련자들이 체육관에서만 운동하지 밖에서 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미국 파쿠르 커뮤니티에서도 야외에서 했던 정신을 되살리자는 논의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파쿠르 경기대회, 스포츠도 생기면서 파쿠르가 그 하나의 분파로서 들어가게 됐을 뿐, 우리가 누리고자 했던 새로운 걸 창조하는, 새로운 판을 짰던 혁명적인 정신이 사라졌다는 얘길 하는 거요. 저도 그에 대해서 공감하는 바예요. 

결국 판을 짜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야생의 길거리로 나가야 하고요, 반대로 원래 있는 사회에 부합하고자 한다면 실내로 들어가서 하는 게 더 안전하죠. 여러 가지 이득이 있을 거고요. 하지만 실내에서 하는 파쿠르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요. 파쿠르의 오리지널 정신랄까.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알 수 있어요. 야외에서 할 때랑 실내 체육관의 주어진 환경에서 할 때랑. 그게 결국엔 삶의 태도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유수인 : 저희가 체육관에서 테이블을 넘는 것을 배울 때, 테이블과 관련된 기술을 확장해서 활용할 수 있는 게 야외인 것 같아요. 야외의 긴 테이블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넘는 걸 시도하면서 기술을 증진할 수 있거든요. 제가 최근 브레이크 댄스 하면서 느낀 건데, 수업만으로는 기술이 많이 향상되지 않고, 기술을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숙련됨을 느껴요.


히옥스 : 말씀해주시니까 딱 이해가 되네요. 여기 있는 어린이들은 실내에서도 해본 적이 있나요? 실외와 어떻게 다른지 말해줄 수 있나요?


유재형 : 실내에서만 해도, 장애물을 옮기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으니까 도전이 있긴 해도 실외처럼 많진 않아요. 실외에서는 자기가 할만한 걸 찾으면 그걸 도전하고 그때 성공하는 성취감이 있어요. 


서호민 : 원래 파쿠르 자체가 자연환경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들었는데, 실내에서 하면 아무래도 자연환경이 아니니까 파쿠르의 순수한 정신을 잃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까워요. 실내에서 하는 이유는 기후 이외에도 여러 가지 안전을 고려하면서 하는 것 같은데, 안전을 위해서 하는 거라면 그건 진정한 파쿠르라고 할 수 없는 거 같아요. 애초에 파쿠르 자체가 안전만 생각해서 되는 운동이 아니잖아요. 특히 파쿠르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파쿠르는 긴급상황에서 써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근데 그 점을 왜곡해서 실내에서 하게 되면 절대로 실용적으로 쓸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준우 : 실내에서 하게 되면 여름은 시원하게 할 수 있고 겨울은 따뜻하게 할 수 있는데, 실외에서 하면 좀 더 난이도가 어려울 것 같아요.


히옥스 : 어린이 여러분의 단어 선택이 참 훌륭하네요. ‘진정한 파쿠르’라는 표현까지 나왔는데요. 진정한 파쿠르라고 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파쿠르라고 했을 때의 이미지는 주어진대로 한다기보다 주어진 것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주어졌는지 확인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시도하고, 적용해보는 그런 운동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지금 모든 대부분의 스포츠들이 규범과 규칙에 따라 되어 있다면, 파쿠르는 규범 바깥으로 넘나드는 자유로움을 아직 갖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실외에서 했을 때의 자유정신과 야생성을 추구할 수 있는 스포츠라 생각해요. 

파쿠르가 실외 스포츠로서의 장점이 크고, 그것이 진정한 파쿠르와 연결이 되어있다면, 계속 실외에서 활동해야 할 텐데 지금의 기후 문제는 좀 심각하다는 거예요. 특히 파쿠르 러너들은 기후 문제에 있어서는 제일 앞에서 경험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기후 문제를 몸으로 겪는, 앞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여러 그룹이 있어요. 농부들도 그렇고요. 올해 가을에 태풍이 너무 많이 와서 벼를 베기도 전에 알곡에 꽃이 피고 싹이 나게 되면서 수확을 할 수 없어 심각한 상태라고 해요.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이 25%밖에 안되고 나머지 75%는 외국에서 사 오는 건데, 그 25%마저도 농사가 안되면 심각한 거잖아요. 기후변화 문제를 정신으로 극복하자, 이럴 순 없잖아요. 이 기후 문제를 코치들은 생각해보셨는지? 


다원 : 기후변화는 좀 더 심해지면 모두가 느낄 수 있겠죠.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상태일 것이고, 피해를 볼 거예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파쿠르를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이 갈 수 없는 곳에 가서 쓰레기를 줍는다든지, 작은 행동부터 시작할 수 있고요. 다른 운동들을 보면 일회용품 줄이기, 텀블러 사용 등이 있지만 말뿐인 경우들이 많은데, 파쿠르는 움직이면서 재미난 방식으로 게임하듯이 어린이들에게 흥미도 유발하고, 성인들에게는 색다른 방식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히옥스 : 생존기술로서의 동작 리스트 등을 만들 수도 있을 거 같고,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있을 것 같아요. 쓰레기 줍기 등 구체적인 방식도 좋고요, 또 혹시 다른 방식 생각하신 분 있나요?







미세먼지가 나쁨 정도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상이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나가는 게 걱정이에요.  


                      지난 8월, 42도 폭염속에 프랑스에서 열린 <EVERY MOVE 4>



제이 : 기후위기에 대해서 최근 유럽에 있으면서 굉장한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게 됐어요. 특히 프랑스에  2주 정도 있을 때 42도가 넘는 날씨에 창시자들이랑 수련하면서 네 발 걷기를 한 적이 있는데 여기저기서 삼겹살 냄새가 올라왔어요. 전부 다 물집이 잡혀서 살갗이 다 벗겨진 상태가 되기도 하고. 수련자들은 그것 자체도 트레이닝으로 하고 있는데, 동시에 거기 사람들도 심각성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퐁텐블로라는 곳에 갔을 때는 갑자기 폭우가 엄청 내려서, 평지인 숲이 기암괴석들 틈 사이로 폭포처럼 물이 흘러서 바위 위로 피하기도 했어요. 저는 기후위기를 한국정부나 다른 나라의 세계시민, 세계 정부가 (저 아닌 누군가가) 해결해줄 것이라 믿지 않아요. 제 삶을 위해서 저는 계속 파쿠르를 할 것이고, 저 스스로 기후위기를 마주하면서 파쿠르를 계속해낼 방법을 찾고 싶어요. 제가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1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면서 세계의 파쿠르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배우기도 하고 제 파쿠르를 공유하기도 하려는데, 그때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경험하려고 해요. 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오면 저만의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게 꿈이에요. 파쿠르 공동체를 만들어서 다른 곳이 지옥 불바다가 됐을 때 적어도 내 가족, 내 공동체는 외딴 오지에서도 생존할 수 있게 하자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히옥스 : 거기까지 가면 안 되겠죠. (웃음)


박찬숙 : 저는 파쿠르에 대해 주변에 많이 얘기해주고 있는데요. 파쿠르 하시는 분들도 좀 싫어하는 표현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야마카시 그 영화 봤어? 그 영화를 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를 아무 장비 없이 뛰어넘는 스스로 단련하는 운동이 있어” 하면 다 알아들어요. “그거 어렵지 않아?” 하면, “어렵지 않아, 내가 하잖아.”라고 얘기해요. 단계적으로 하면 어렵지 않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고, 좋은 강사님이 있다고 얘기해줘요. 파쿠르를 통해서 제이를 만나고 저도 인생의 장애를 조금씩 넘어서 나의 우물에서 빠져나왔어요. 지금 저의 현재는 체력이 많이 다운되어서 끌어올려야 하지만, 저는 파쿠르가 모든 남녀노소가 할 수 있는 운동이고, 내적인 발란스를 같이 고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정신적인 자기와의 싸움이 육체적인 것과 연결되는 것이고,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청소년들 중에서도 게임중독이나 자기만의 세상에서 사는 경우가 많잖아요. 김지호 코치가 항상 말하는 게 ‘협동심’이었어요. 같이 웃고 같이 즐기면서, 끝나고 카페를 가거나 식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굉장한 도움이 됐어요. 아픈 상처, 우울증, 강박 여러 가지가 야외에서 모든 남녀노소가 어울리면서 나이나 계층을 넘어서 하나가 되어 서로 도우면서, 기술적인 가치만이 아니라 많은걸 깨닫게 되는 거 같아요. 많은 장벽을 넘어가려고 애쓰는데, 저처럼 못하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어요. 굉장히 건전하고 스스로도 강하게 만들고 끊어진 사람들과도 연결시켜주는. 여기 오면 탁한 기운이 맑아져서 가요. 굉장히 멋진 운동인 거 같아요. 


유재형 : 자연재해, 폭염, 미세먼지 같은 게 있을 때마다 저는 항상 나갈까 말까를 자꾸 고민하게 되고, 미세먼지가 나쁨 정도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상이 되면 심각하기도 하고,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나가는 게 걱정이에요. 


최유리 : 저는 직장에서 2년 정도 힘들게 일하다가 퇴사한 상태예요. 저도 운동 좋아하는 사람인데 맨날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이게 반복되다 보니까 운동할 시간이 없었어요. 못 일어날 정도로 무기력감이 너무 심해졌어요. 허리디스크에 가까운 상태와, 마우스 때문에 나간 손목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고등학교 때 보았던 야마카시 다음카페가 떠올랐어요. 그때 가끔 숭실대에서 번개 하면 따라가서 구경하고 그랬거든요. 그때도 저는 벽을 못올랐었어요. 제가 왜 실내는 안하시냐 질문을 드렸던 이유가, 저는 추위를 되게 많이 타고, 겨울에 항상 운동할 때 다쳤던거 같아요. 특히 파쿠르 경우에는 제가 혼자 하다가 부상을 많이 입었었어요. 놀이터나 벽, 펜스 같은 걸 하면 제가 초보자다 보니까 도전하기도 버거운 거에요.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러너들도 많이 생기고, 크리킨디에서 힘센발 프로그램도 생기고, 야외에서 하는게 좋다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체력도 많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고 몸도 안좋아지다보니까 뭘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는 거에요. 오늘은 그래도 여자들끼리 장애물 넘고 그래서 민망하진 않았는데 초심자들은 어떻게 몸을 해치지 않고 유지하면서 향상시킬 수 있는지 궁금해요. 겨울이나 여름에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요령이 있는지.



토마 : 겨울에 어떻게 하면 다치지 않는가... 저는 다 여름에 다쳤어요. 겨울에 안다칠 수 있는 방법은 답이 없어요. 어떻게 넘을지, 착지할지 스스로 이겨낼려고 하면 답이 보이고요, 점점 알아서 익히게 될겁니다. 작년까지는 기후변화를 크게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겁도 많고, 더러운 거 싫어하고 추운 거 정말 싫어하고, 겨울에 운동하는 거 싫어하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파쿠르 하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겨울에 운동하러 나가기 싫구요. 저는 미세먼지 좋음이라고 해도 의심되거든요. 과연 나한테 해가 되지 않을까?
제가 이 근처 어울초등학교 수업을 하고 있어요. 면접을 갔더니 교사분이 “밖에서 하는거죠? 미세먼지 나쁠 땐 어떡해요?”라고 묻길래, ‘그럼 파쿠르 하지 말아야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런 때에는 실내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씀드렸어요. 거기서 딱 느껴지더라구요. 아무리 어린이들이 원하고, 파쿠르 정신을 온전히 정신을 느끼려고 외부로 나간다고해도 미세먼지가 나빠서 부모님이 거부한다면, 과연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드는 생각은 ‘파쿠르는 안전하지 않다’는 거에요.  어울초 학생 중 한 명이 기술 아무것도 안알려줬는데 검은 벽을 자기들이 블럭을 쌓아서 올라가더라구요. 한 명이 올라가니까 다 올라갔어요. 5-6명. 배운 게 없고 막상 높은 데 올라가니까 내려오지 못하더라구요. “선생님 도와주세요, 블럭 더 쌓아주세요.”라고 했는데, 제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목숨을 걸어라, 그렇지 않다면 올라가지 마라” 조금 뒤에 학생들이 내려왔어요. 그 친구들은 목숨을 걸고 내려온 거거든요. 파쿠르 하면 목숨을 걸 상황들이 한번쯤 와요. 옥상에서 뛴다든가, 아니면 작은 레일을 뛰어넘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면 그 레일을 밟다가 미끄러져서 뇌진탕이 올 수 있고...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거란 말이에요. 실내에서 하면 수업하기 정말 좋은데 그런 걸 못 느껴요. 목숨을 건 그 느낌. 제가 체육관에서 수업하던 수강생을 데리고 숭실대 야외로 끌고 왔어요. 실내보다 훨씬 작은 점프고 낮은 높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못하더라구요. 야외에서 할 때는 그런 이점, 스릴 있고 위험한 면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위험을 감수하고 운동하는게 아니라, 기후에요. 실제로 올해 폭염경보가 일주일 내내 발령이 됐었고 봄이 되면 미세먼지가 지속되고 부모님들이 반대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밖에서 파쿠르하는게 어려워지겠죠.


유수인 : 밖에서 겨울에 저랑 같이 파쿠르 시작한 친구가 있었어요. 겨울이어서 춥고, 바위가 많고 야외에서 하다보니까 두려웠어요. 바위에서 바위를 넘는데 1미터, 밑은 4-5미터 떨어지면 다리 부러질 수 있는 높이. 1미터 점프를 성공하고 나서 다리에 힘이 쫙 풀리더라구요. 그걸 경험하면서 야외에서 하는 건 많이 다르구나, 체육관에서의 안정감을 벗어나서 두려움 앞에서 자기를 온전히 던져놓고 집중력을 갖고 극복하면서 착지하고 장애물 넘는 것에 대한 쾌감이 컸습니다. 

어머니가 환경운동을 하셨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워낙 많은 정보를 접하고 그것에 대한 실천도 굉장히 익숙하고 많이 알고 있어요. 어렸을 때는 휴지도 아예 쓰지 않았었는데 점점 나이들면서 친구들이 하는대로 따라서 살게 되더라구요. 파쿠르의 ‘이타주의’라는 정신으로 작은 실천을 하나하나 할 수 있는데 굉장히 하기 힘든 건 사실이고,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내가 정신은 성장해가는 거 같지만 어릴 때보다 세상을 생각하고 사람을 생각하는게 부족해지는 거 같아요. 그런 걸 해결하기 위해서도 파쿠르가 중요한 거 같고요. 파쿠르는 안정감 있는 곳에서 벗어나서 두려움을 겪게 하잖아요. 

기후변화가 오는 것도 전 세계 지구인들에게 ‘처음처럼’ 오는 거잖아요. 처음처럼 느끼고 있을테고 처음처럼 충격을 받을 수도 있을거고. 파쿠르란 운동을 미리 해봤더라면 이타주의, 두려움을 통해서도 작은 실천들을 이어서 해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파쿠르를 하라고 추천을 하지만 제 친구들은 추천해도 아무도 안해요. 이런 얘기 다 해도 그렇구나, 좋은 운동이구나 거기까지만이지. 어쨌든 파쿠르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따로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거니까. 파쿠르에 맞는 사람들끼리 잘 모여서 작은 실천, 기후변화를 위한 실천을 시작할 수 있을거 같아요.


히옥스 : 제가 아는 고등학교 남학생이 텀블러를 갖고 다니기는 하는데 동창생들 만나면 가방 깊숙이 넣어놓고 꺼내지 못하겠더라고 해요. 스웩이랄까, 그런 것 가지고 다니냐면서 친구들이 웃으면서 놀린다고요. 


유재형 : 파쿠르를 안 할 때는 집에서 핸드폰을 많이 했었는데, 파쿠르를 시작하고 나니까 지금도 많이 하긴 하지만 파쿠르를 할 때만큼은 폰도 영상 찍을 때 말고는 잘 사용하지 않고, 방학 때도 자주 나가고 그러게 됐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기후위기 문제,
네 잘못이 아니라 같이 해야해



유수인 : 초보자들은 장애물을 넘을 때 주의할 부분을 자세히 모르잖아요. 제가 유튜브 강좌를 볼 때도 <흔들리는 것을 주의해라> 정도가 최선이었고 무더울 때나 미끄러운 상황 같은 것에 대해서는 내용이 없었어요. 그런 걸 코치님들이 동영상 강좌를 통해서 자세히 알려준다면 좋을것 같고요. 훈련자들은 뜨겁고 춥고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시도를 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파쿠르 할 때는 자기만의 주장이 필요해요. 기후를 위해 텀블러를 쓰겠다, 부모님이 반대하더라도 미세먼지를 감수하고라도 운동을 하고 싶다는 등의 자기만의 주장이요.


히옥스 : 주의사항을 담은 유튜브 강좌를 만드는 것은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네요. 


서호민 : 제가 파쿠르를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제 장래희망에 파쿠르를 접속시킨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파쿠르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해줬어요. 지금 산 게 인생의 절반도 안 산 거겠지만. 저는 파쿠르를 1년 반 넘게 했어요. 저의 13년 인생에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하고, 거의 가장 큰 행복을 느끼게 해 준게 파쿠르에요. 어떤 느낌인지 다들 공감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그런 점 때문에 파쿠르가 제게 웃음을 주고 언제나 가장 편안함을 주는, 저의 인생에서 찾은 친구라는 느낌이에요. 파쿠르의 한 부분 중에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동성을 늘리는 것이 있는데,  기후위기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한계인 신체적인 장애물을 넘기 위해 꾸준히 파쿠르를 연습하는거에요. 파쿠르를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클라이밍이나, 실내에서 하는 파쿠르도 연습해두면 좋을것 같아요. 


박시영 : 저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제이가 하는 파쿠르 수업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아까 파쿠르 정신으로 기후문제를 극복할 수는 없는거 아니냐,라고 하셨잖아요. 저는 그런 점에서 지호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파쿠르 정신’이 기후문제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파쿠르 할 때의 협동정신, 같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말씀을 해주시는데, 첫 영상에서 기후문제가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기에 잘 실천이 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네가 그렇게 편리하게 살고 있어서 기후문제가 심각한거야” 라고 말하게 되면, “아니 그럼 내가 편할려고 하는게 잘못하는거란 말야?”하고 불편함을 건드리게 되거든요. 파쿠르를 하게 되면 같이 하게 되면서 조금 불편하고 양보하게 되더라도 같이 도와서 성취하게 되는게 있어요. 연세대학교에서 네발걷기 할 때, 파쿠르 하는 사람들 말고도 주변에 다른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눈치를 보게 되는데, 제이가 말씀하시는게 “같이 있으니까 할 수 있다”고 하시거든요. 파쿠르 오프라인 모임이 사람들에게 "네가 잘못하고 있어"가 아니라 "나와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어, 같이 할 수 있어" 라고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모임이 될 수 있으면 해요.


<모두의 파쿠르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 앞으로의 동료가 되길 꿈꾸면서.


히옥스 : 굉장히 중요한 말씀이신 것 같아요. 파쿠르 하는 훈련이나 문화 안에 이 기후위기를 생각하는 어떤 것들을 집어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쿵 : 오늘의 주제 <기후위기 상황에서 야외에서 우리는 밖에서 파쿠르를 지속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우리는 조금 영리하게 구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폭염이나 태풍, 우천, 기상컨디션에 관한 것들은 지호 대표가 경험했듯이, 그런것들도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라 생각하고 그것까지 극복하기 위해서 대처할 수 있지만 미세먼지나 방사능, 자외선 같은 경우는 부인할 수 없게 악영향을 축적하는 거거든요. 실제로 위험하기 때문에 파쿠르를 보급하는 코치들도 지식이 있어야 해요. 자외선에 대해서도 사람들 인식이 바뀐지 얼마 안됐어요. 피부노화 테스트를 하면서 이제는 차단제를 바르고 다니잖아요. 단순히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부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호주나 이런 데는 피부암이 되게 많이 발병하거든요. 실제로 귀 윗쪽에 많이 발병해요. 거기엔 잘 안바르기 때문에. 미세먼지 같은 경우도 스포츠용 미세먼지 마스크가 있어요. 필요하다면 그런 걸 끼고 하든가, 그런 경우엔 실내공간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고요. 

현대의 많은 운동들은 대규모 체육관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 이뤄져요. 이런 쾌적한 환경이 어디에서 오냐하면 전부다 지구를 갉아먹는 온실가스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우리가 접근을 할 때 파쿠르라는 운동은 에어컨이나 난방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지구에 더 건강한 운동이고, 이 운동을 지속해야만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유럽이나 미국은 공원도 잘되어있어서 공원에서 PT(퍼스널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요가 수업도 하거든요. 그런 식의 문화가 우리나라는 많이 없는데, 그런 것들도 삶에서 필요한 걸로 생각해서 정부에서 많이 만드는 추세에요. 신도시에도 아파트 단지에도 들어가고 있고요. 그런 움직임과 맞물려서 외부에서 움직임을 지속해야만, 그래도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서 하기 힘들 때는 실내에서 에어컨 안 틀고 난방 안 켜고 하면 되는거에요. 조금 낯설고 웃기겠지만 한 겨울에 실내에서 수업을 하는데 두꺼운 후드티 입고 추우니까 땀 좀 흘릴게 하면서 운동하는거에요. 그것 자체로도 퍼포먼스가 될 수 있고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분해야할 것들은 구분하고 극복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그걸 이끌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영리하게 행동하고, 우리는 외부에서  파쿠르를 지속하는 것이 환경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히옥스 : 말씀하신대로 그럴 때 왜 밖에서 하는 것인지, 왜 에어컨을 켜지 않는 채로 운동하는 것인지를 계속 파쿠르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 계속 알려줘야할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를 계속 내고 그것을 명문화 하는 것, 예를 들면 <기후위기에서의 파쿠르 방법>같은 것도 알려줘야하는 것이고요.


쿵 : 덧붙여 생각난게, ‘파쿠르제너레이션즈’가 어디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지호 대표도 스포츠의 하나로 들어가는 것을 지양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야하는 이유를 계속 말하고, 방법을 말하기 위해서는 파쿠르제너레이션즈가 예를 들면 채식을 하는 곳과 연대되어 있고, 환경운동을 하는 곳과 연대되어 있어야지, 피트니스 클럽이랑 연결이 되어 있고 필라테스 하는 곳과 연결이 되어 있다면 이런 일을 지속할 수 없을거라 생각해요. 


히옥스 : 기후위기는 1.5도씨 온도 상승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대개 10년으로 짐작한다고 해요. 이 시간 안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레타 툰베리가 시작한 글로벌 학교파업 같은 경우가 있지요. 유럽의 청소년들은 200-300만명, 170개국의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거리에서 지내면서(벨기에만 목요일) 기후시위를 하고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아시아지역은 아직 그 세력이 미약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잘 모르고 있어요. 이번에도 9월 27일에 기후결석 시위를 했는데 서울에서는 800명 정도 모인 것 같고, 전국적으로 다 합쳐도 천 명이 조금 넘는 정도. 참여한 청소년들이 너무 안타까워하는데, 어떤 학생들은 선생님한데 야단을 맞거나 징계 위협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유럽에서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청소년 뿐 아니라 시민들의 동참도 상당해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러지 못해서 많이 안타까운데, 오늘 나온 아이디어만 정리해도 파쿠르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제가 이번 여름에 제이에게 파쿠르 창시자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시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어떠셨나요?




기후위기에 따른 파쿠르 선언이 필요합니다.



제이 : 프랑스는 폭염이 있어서 다들 민감하게 인지하고 있어요. 신기한게 한국의 파쿠르 커뮤니티나 파쿠르 주변의 사람들은 성장, 성공, 직업 등 근대적인 목표였던 것들에 관심사가 있어요. 지금도 경제, 이념, 안보, 경제적 성장 등에 관심이 많은데 제가 만났던 유럽의 창시자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관심사는 연대, 협력, 기후위기에 따른 우리의 어떤 행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덴마크의 겔레브 스포츠 아카데미(Gerlev Idrætshøjskole : 1938년 덴마크의 국립교육기관으로 설립된 덴마크 최고수준의 스포츠 시민학교. 원래 기계체조 학교였다가 움직임학교로 탈바꿈하여 슬랙라인, 파쿠르 등 사회체육지도자 양성학교)에 갔을 때도 신기했던 게, 매일 '모닝 어셈블리'라고 아침회의가 있어요.

전체 전교생과 방문한 사람들이 모두 체육관에 모여서 ppt 크게 띄워놓고 교가를 부른 뒤에 기후위기에 대한 아젠다를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굉장히 많이 활성화 되어 있어요. 우리가 어떻게 실천해야하는지에 대해서요. 심지어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차를 쓰더라도 전기차고, 파쿠르를 하는 대부분 90% 이상의 사람들이 채식주의자였어요. 그래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채식 중심의 식단으로 저도 2주 있는 동안 강제 채식을 했는데 덕분에 건강한 질 좋은 음식들, 천연의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그렇게 주변에 실천하는 공동체가 있으니까 저도 개인이 감수해야만 했던 걱정과 우려가 자연스럽게 몸으로 행동으로 나설 수 있게 됐어요.  한국엔 아직 그런 공동체나 플랫폼이 부족하다고 느껴요. 기후위기가 직면해있는 만큼 적어도 덴마크나 유럽국가만큼 가는게 중요하지 않나. 저도 실천하고 싶은 개인으로서 노력하려고 하고 있구요. 그래서 이 대화의 장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히옥스 : 제안이니까 파쿠르 러너들이 정해서 하시면 좋겠는데 기후위기에 따른 파쿠르 선언? 이런거 해보시면 어때요?


제이 :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히옥스 :  파쿠르가 먼저 하고, 다른 그룹들도 영감을 얻어서 할 수 있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기후문제는 환경단체나 하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파쿠르 커뮤니티에서 기후위기 선언을 했다라고 하면, 뭔가 생각할꺼리를 주지 않을까 싶네요. 훈련 영상도 팁을 달아서 왜 우리가 이렇게 하는지, 더울 땐 어떻게 하라든지 하는 <기후위기 파쿠르 채널>도 열고요. 여러분들이 이미 인플루언서들이잖아요. 여기에도 벌써 세 명의 어린이가 파쿠르를 하고 있고, 그 중에는 파쿠르를 진지하게 미래의 직업으로 생각하게 됐다고도 했으니까요. 그런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 같아요. 아까 토마가 말씀하신 것처럼 “목숨을 걸고 하는거에요”라고 하면 저희같은 청소년센터에서는 어디선가 민원이나 제재가 들어오지 않을지 걱정이 앞서지만...(웃음) 저희도 항상 어떤 경계를 넘나들며 보고 있어요. “위험한거 맞아요, 그런데 그 위험을 어떻게 감수할 겁니까, 어떤식으로 감수할 겁니까, 방법이 중요한겁니다.”라고 하면서 아까 말씀해주신 것처럼 위험하지만 이렇게 해보십시오, 하면서 더 섬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크리킨디에서는 그런 것도 눈에 보이는 문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걸 최근에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그게 실제로 러너들에겐 의미가 없을지라도 파쿠르 바깥의 사람들에게는 이해를 도와주는 내용들인 것 같습니다.
야외에서 하고 있는데, 밖에 안전장치는 없지만 안전약속이나 보험은 있다든지, 명문화해서 갖고 있으면서 질문을 받게 될 때 우리의 의견이나 입장을 분명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후선언은 꼭 하셨으면 좋겠고요.


장준영 :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제가 봤을 때는 파쿠르가 두세 가지 모양새를 갖고 있는거 같습니다.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있는 파쿠르가 있고 치유의 파쿠르가 있고 교육의 파쿠르도 있는거 같고, 기후변화에 대응을 하는 단체로서의 파쿠르도 있는거 같고. 그래서 궁금한게 김지호 코치는 우리나라의 파쿠르가 어떤 모양새로 나아가길 원하는지, 추구하는 방향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제이 : 파쿠르 제너레이션즈의 비전에 나와있습니다. Statement. 예전에 저는 굉장히 신념을 갖고 근본주의자처럼 명확한 기준과 이상향을 그어놓고 모두를 몰아갔거든요. 그러면서 엄청난 배타성을 갖게 됐고 많은 부작용을 경험했어요. 그런 신념과 이상을 세우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있는 작업들도 외부에서 보기에는 여러 색깔로 보여질 수 있어야 해요. 그건 바로 제가 원하는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파쿠르는 저에게 밤하늘에 뜬 달과 같아요. 달은 하나일 뿐이지만 달빛은 여러 사람의 눈빛에 어리죠. 그리고 사람들은 그 달빛을 통해서 달을 향유하잖아요. 그런데 간혹 사람들끼리는 가끔 그 달빛 자체만 보면서 너가 틀렸어 라고 가치판단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는 같은 달빛을 보고 있어요. 중요한 건 각자의 생각과 아이디어, 방향과 뜻, 꿈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는 거죠. 저는 그러한 움직임 생태계, 움직임의 세상을 열고 싶고요. 모두가 각자 원하는대로 파쿠를 통해서 어떤 직업을 얻을 수도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얻을 수도 있어요. 어떤 형식으로든 긍정적인 혜택을 받았으면 해요. 그게 제가 가장 원하는 일이거든요.  










도시와 거리를 누비며 길을 돌보는 파쿠르 러너들,
지구를 위해 교신하는 사람들



히옥스 : <산호초를 따라서>라는 영상을 꼭 한번 보시면 좋겠습니다. 기후위기를 맨 앞에서 몸으로 다 경혐하게 되는 사람들을 예를 들었잖아요. 그 중에 한 사람들이 촬영을 담당한 잠수부 잭이었어요. 이 잠수부는 직업이 따로 있지만, 해저잠수를 잘하고 수중촬영을 할 줄 알아서 이 다큐멘터리에 발탁이 되었고, 전 세계의 산호초 군락지를 따라가며 촬영하는 임무를 맡게 돼요. 평소에 잭은 주말이면 친구들이랑 바다로 가서 잠수하며 노는 게 낙이었죠. 사람들 몰래 퇴근하면 실은 집에 작은 수조를 두고 산호초를 키우는 게 행복한 산호초 덕후였고요. 다큐멘터리가 진행되면서 산호초이야기는 이 촬영자에 대한 이야기로 바뀌는 것 같았어요.
산호초의 위기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한다기보다, 이 청년, 산호초 덕후가 보게 된 바닷속을 그의 주관적인 시선에서 따라간다고 할지요. 대규모의 산호초가 죽어가는 장면을 계속 찍다보니 공황장애 상태가 되는 장면이 나와요. 바닷속에서는 그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산호초의 지옥을 보게 된 거죠. 기후위기 때문에. 


이 장면이 잭에게 다른 결심을 하게 하고요. 다큐작업에 참여하기 전과 후의 잭의 삶은 완전히 달라져버리죠. 그리고 산호초를 다루는 이전의 환경운동가들과도 다르게 접근해요. 잭이 산호초 문제에 개입하면서 비슷한 또래의 전 세계의 잠수부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죠. 저는 그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메시지의 내용이라고 해봤자, 우리 바다의 산호초도 치명상이에요, 우리 바다도 70%가 죽었어요, 그런 종류의 뉴스를 나누는 것일 뿐이에요. 좋은 뉴스는 거의 없었어요. 그렇지만 그 청년 잠수부들이 온라인으로 세계의 바다 전체를 돌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는 파쿠르를 하고 있는 러너들이 이 도시에서, 숲에서 그런 교신을 나눌 수 있을까 굉장히 기대가 돼요. 

창시자들이 모인다고 하기에, 그런 교신을 시작하자는 얘기가 나오면 좋겠다 싶었지만, 오늘 모임에 참여한 분들부터 선언해서 시작하는 걸로 하고요. 제가 파쿠르를 안하니까 파쿠르 하는 사람들이 길에 나갔을 때 뭘 보고 뭘 느끼는지 모르잖아요. 직접 경험해 보신 분들이 할 수 있는것들을 찾아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잠수부들은 바닷속에서 눈으로 보고 그래서 시작한 거잖아요. 파쿠르 러너들은 뭘 보고 뭘 할 것인가. 쓰레기 줍는 일도 당연히 할 수 있고요. 파쿠르는 세계 네트워크가 이미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이슈로서의 기후위기에 대해서도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우리 나라안에서는 뭘 할 수 있다든가 하는 얘기도 다루고요. 파쿠르가 갖고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이 기후위기 시대를 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달 원탁의 파쿠르에서 뵙겠습니다. 그때 파쿠르 기후선언을 해보죠.

(덧. 다음 1월에 "산호초를 따라서"의 잠수부 잭이 방한예정+서울혁신파크 방문예정이 있습니다. 그때 잭을 만날 기회가 있어도 좋겠어요!) 


❙ 10월 12일 원탁의 파쿠르#2 스케치 영상


함께한 사람들 ❙ 
제이(파쿠르제너레이션즈코리아 대표, 크리킨디 힘센발 코치), 토마(크리킨디 힘센발 코치), 다원(크리킨디 힘센발 코치), 김희옥(크리킨디센터장), 박찬숙, 이용택, 박채연, 유수인, 쿵, 박시영, 최유리, 장준영, 김지호, 서호민, 유재형, 이준우, 양선미, 이재우, 김진옥








※원탁의 파쿠르는 파쿠르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가능한 오픈형 토론모임으로, 파쿠르제너레이션즈코리아와 크리킨디센터가 마련하였습니다. 다음 원탁의 파쿠르는 11월 9일에 열립니다. 이 날의 주제는 "파쿠르와 젠더감수성"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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