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다.
이 글은 21세기의 기로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_#1 에서 이어집니다.
본격적인 토론 시간에는 먼저 'AI 시대에 일의 의미는 어떻게 바뀔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먼저 일의 변천사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일은 흔히 시간과 노동력을 돈과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꼭 직업이 아닌 활동도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 사회가 변화했듯이, 일에 대한 인식에도 혁명이 나타나게 된 것이죠.
'일 챕터'에서는 돌봄 노동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휴먼 케어 산업'은 넓은 범위의 기술을 동시에 구사하고, 뜻밖의 상황에도 대처하는 유동적인 일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간호사는 주사를 놓고, 붕대도 갈고, 난폭한 환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운동력과 더불어 감정 기술까지 좋아야 합니다. 이렇게 복합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일은 AI가 대체하기 어렵다는 작가의 의견에 공감이 갔습니다. 참고로 크리킨디센터 3층에는 '일의 연대기', '일의 미래'를 주제로 하는 전시가 있습니다. 일의 미래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한 번쯤 고민해본 분들이라면 센터에 들러서 전시를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 번째로 논의한 주제는 기본소득입니다. 더 이상 인간이 생산자나 소비자로서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닐 경우, 인간의 육체적 생존과 정신적 안녕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편기본소득제'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보았습니다. 알고리즘과 로봇을 지배하는 억만장자들과 기업들에 세금을 물려서 그 돈을 모든 개인의 기본 필요를 충당할 만큼의 급료를 제공하는 데 사용하자는 제안인데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최근 우리나라 사회에서도 꾸준히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소득이 충족되어도,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는 계속해서 생길 것이라는 점에 동감했습니다. 만족이란 언제나 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본소득을 준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으로 사회적 지위나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만약 임금이 사라진다면 전문성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AI가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를 따라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왔는데, 제너럴리스트는 통합적인 능력을 필요로 해서 학습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논의한 주제는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전까지 변화가 스트레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사회가 점차 변화함에 따라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정해진다면 변화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경우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응하는 것, 즉 적응력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편, 개인의 한계, 집단지성과 집단지능에 대해 고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는 집단지능이 뛰어나서 스트레스가 가해졌을 때 서로 다른 개체 간의 유전자를 바꾸기도 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단체로 대처하여 살아남는다는 것인데요. 이에 반해 인간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집단지능을 발휘하여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국회에서 정당 간의 첨예한 갈등을 꼽을 수 있겠지요.
이번 토론은 미래는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지, 직업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딱 떨어지는 해답을 찾은 것은 아니었지만, 미래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예상하고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스터디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한 번쯤 읽어볼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여러분은 어떤 미래를 상상하고 계신가요?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와 예상하는 미래는 얼마나 비슷한가요?
작성자
윤슬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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