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리킨디센터 Mar 19. 2020

코로나 19시대에 원격근무 실험기_후기

아래 이야기는 <코로나 19시대에 원격근무 실험기_실전편>에서 이어집니다.



Q. 이번 크리킨디센터의 원격근무 실험은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잖아요. 코로나 19로 인해 어떤 불편함을 겪으셨는지, 그리고 그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원격근무가 도움이 되었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자몽: 임신부라 코로나 19를 더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외출이 어렵더라고요. 재택근무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힐다: 시민들 사이의 불안감과 가짜 뉴스가 불편했어요. 행사가 취소되고, 개학이 연기되고, 센터가 휴관하는 등 일상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서 답답했고요. 저는 8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입학이 연기되어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재택근무가 꼭 필요했습니다.


은수: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분위기 때문에 동료나 친구들과 음식점에 가거나 퇴근 후 펍에 가는 게 죄책감이 들었어요. 코로나 19 때문에 원격근무 실험을 시작했지만 오히려 코로나 19 때문에 제대로 된 원격근무가 불가능하기도 하더라고요. 실험기간에는 원격근무를 한대도 집에서만 일을 해야하니까요. 만약 코로나의 제약 없이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면 저는 당연히 카페에서 일할 거예요. 


저는 평소에도 걸어서 출퇴근하고, 부양가족도 없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든, 사무실 근무를 하든 큰 차이가 없어요. 회사에 도시락을 싸오거나 직접 요리를 하는 식으로 식사를 사무실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재택근무가 크게 도움이 되는 거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거나 집에 돌봐야 할 아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재택근무가 도움이 되겠죠?


양상: 제 건강 상태가, 다른 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일상에 큰 제약이 됐습니다. 주위 사람과 가족의 염려가 너무 컸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시작했는데요. 재택근무가 제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줄여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무브: 코로나 19 때문에 직장뿐만 아니라 영화, 공연, 운동 모든 게 다 멈추었죠. 언제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으니까 불안해요. 이렇게 멈춰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재택근무는 코로나 19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도움이 돼요. 예를 들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지금은 몸이 안 좋을 때 병가를 내거나 휴가를 써야 하는데요. 병가를 내려면 소견서가 필요하고, 휴가는 미리 결재를 받지 못하니까 좀 불편하거든요. 


세대에 따라 온라인 근무를 대하는 온도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원탁에 둘러 모여서 일하는 사람이 있고, 분리된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텐데 어쨌든 원격근무는 모두에게 새로운 실험이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일의 방식을 풀어갈까 하는 새로운 의제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윤슬: 대중들이 많이 가는 곳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많은 공공장소가 휴관 중이라는 게 불편합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는 데 재택근무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개별공간에 있을 때는 마스크 착용을 적게 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진정한 의미의 원격근무라면 카페든 집이든 자기가 편한 곳에서 일하면 그만. 하지만 크리킨디센터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원격근무지를 집으로 제한했다.

Q. 원격근무 실험을 해보니 어떠셨어요?


자몽: 코로나 19로 인해서 하게 된 원격근무(재택근무)이지만, 조직 및 개인적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추후 원격근무의 단점을 보완하여 원격근무(재택근무)를 크리킨디센터에 도입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격근무를 하면 일하는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아서 편리하고 자유롭지만 저는 회계업무를 하는지라 재택근무를 할 때 일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서 그 부분은 아쉽습니다. 


힐다: 원격근무 관련해서 여러 글을 읽었지만,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첫날에는 처음하는 원격근무에, 온라인 회의를 세팅하는 과정이 어수선했지만, 이틀째에는 틀도 잡히고 업무 집중도가 점점 높아지더라고요. 코로나 19 이후 원격근무, 온라인 회의가 일상이 되고 조금 더 효율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원격근무 관련한 툴을 좀 더 잘 다루고 싶은데 학습하는 마음으로 임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주변의 많은 40~50대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은수: 코로나 19 덕에 모두가 다 온라인으로 일하며 원격근무 등 새로운 업무 방식을 같이 고민하게 되었는데요. 온라인 담당자로서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좋았고, 온라인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동료들도 꽤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어서 뿌듯했습니다.


양상: 온라인상에서 업무를 진행해보고 영상 회의를 해보니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더군요. 오프라인에서의 업무 진행 방식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재택근무를 직접 해보니 마냥 풀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서로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출퇴근을 하다 보니 긴장하게 되고 오히려 출근해서 일할 때보다 딴짓을 덜 하게 되더라고요. 자기 감시 기능이 작동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브: 저희 집에는 일을 하기 위한 환경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아요. 철저히 휴게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서 일할 때 온갖 유혹에 노출됩니다. 그걸 거부하면서 일하는 게 역시 쉽지 않더라고요. 이번에 원격근무를 하면서 ‘온라인화’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저 말고도 집에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요. 진행하려고 했던 사업이나 일들을 온라인에서 어찌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됐습니다.


윤슬: 오프라인 회의보다 온라인 회의를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Q. 원격근무가 보편화 되려면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할까요?


자몽: 사무실의 근무 조건이 외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제 경우엔 일할 때 쓰는 메인 프로그램을 외부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야겠지요.


힐다: 조직과 개인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져야 하고, 업무 일정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은수: 디지털 툴을 업무에 활용하는 법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업무 형태와 협업 방식에 대한 고민과 근무 환경(온라인 근무 환경 등) 개선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주어진 환경에서 개인들이 얼마나 노력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근무 환경을 개선해서 개인들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거죠. 온라인으로 일을 하면 오프라인으로 일을 하는 것보다 여러 툴을 사용할 수 있고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으니 그런 고민이 필요할 것 같고요.


양상: 이 질문에 답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네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완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을 내기에는 제겐 좀 이릅니다.


무브: 원격근무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어요. 온라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오프라인에서 하는 게 더 원활하니까요. 크리킨디센터에서는 짐을 옮기거나 공간 세팅을 하는 사업들이 많다 보니 원격근무가 보편화하긴 어려울 것 같고요. 일정 기간 정해놓고 실험하는 건 좋을 것 같습니다.


원격근무를 도입하려면 그렇게 일의 구조가 짜여 있나를 우선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건 아닐 테니까요. 예를 들어 시설 모니터링을 하는 사람은 역할을 대신 수행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원격근무의 기회가 아예 없겠죠.


윤슬: 공동의 합의를 담은 원격근무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원격근무가 보편화된다면 이런 모습도 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모르겠다.

Q. 원격근무가 보편화된다면 일상을 어떻게 바꾸고 싶으세요?


자몽: 회사-집 출/퇴근을 반복적으로 하는 삶을 바꾸고 싶습니다. 일을 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장소와 시간을 조정한다면 삶의 질이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힐다: 출퇴근을 하지 않아서 아끼는 시간을 좀 더 업무에 집중하거나 가사, 육아, 취미활동, 자원봉사, 개인 역량 강화를 하는데 쓰고 싶어요. 제시간을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면 집중도가 더 높아질 것 같네요. 


은수: 일상의 리듬을 직접 만드는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하루 시간표를 짜서 운동, 식사, 일, 여가활동을 하며 하루를 생산적으로, 건강하게 보내고 싶어요.


양상: 원격근무를 해보니 나의 일상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조직의 틀과 공간에 맞추어졌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나의 공간에서 오히려 비자율적인 저 자신을 보고 좀 당황스러웠는데요. 원격근무의 기회가 상황에 맞게 주어져야 일상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그에 맞는 방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브: 누워서 일해보고 싶어요. 원격으로 가능한 모든 툴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작업해보고 싶고요.


윤슬: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 개별 상황에 맞는 유연한 업무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3편에 걸친 크리킨디센터 차쿠들의 코로나 19시대의 원격근무 실험기를 마칩니다. 이번 실험기에서 소개한 차쿠들의 경험담은 2월 24일부터 3월 9일까지의 1차 임시 휴관 기간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크리킨디센터의 임시 휴관 기간은 3월 22일과 4월 5일로 두 차례 연장되었는데요. 휴관 기간이 늘어나면서 예상치 않게 차쿠들의 원격근무 경험도 더 깊어지고 도타워졌습니다. 그만큼 차쿠들이 하고 싶은 말도 더 쌓여 있을 것 같은데요. 센터가 다시 문을 열면, 그때 또 다른 원격근무 실험기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편집

쏭쏭
크리킨디센터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19시대에 원격근무 실험기_실전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