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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킨디센터 Mar 12. 2020

코로나 19시대에 원격근무 실험기_실전편

아래 이야기는 <코로나 19시대에 원격근무 실험기_준비편>에서 이어집니다.


Q. 원격근무를 해보니 어떠셨어요? 어떤 장단점이 있었는지,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보고하는 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자몽: 제가 업무에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회사 바깥에선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업무를 지속해서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메일, 슬랙, 전화 등으로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건 직접 만나서 전달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요. 그래도 평소보다 내용이 더 정리되고 간단명료해져서 좋았어요. 근무일지를 작성해서 보고와 공유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도 좋았고요. 


힐다: 사무실에선 전화나 대화 때문에 업무 흐름이 끊기기도 하잖아요. 원격근무를 할 때는 그런 방해 요소가 없으니까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기 수월하더라고요. 업무 진행 상황은 문서로만 공유하니까 진정한 의미의 공유라 보기는 어려울 듯하고요. 일부 직원은 출근하고 일부는 원격근무를 하다 보니 업무 보고는 더 확실히 잘 되더라고요. 하지만 ‘나는 집에서 쉬고 있는 것이 아니다’를 증명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보고를 더 정성들여 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느껴지긴 했어요.

 

고양이와 재택근무 (c) 은수

은수: 재택근무했던 날 대부분 회의가 잡혀 있어서 담당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웠어요. 오전 10시~11시(업무 준비- 필요한 기사나 리소스 찾아보기, 회의 준비), 11~12시 (회의), 12~1시 (점심), 1시~2시(회의 준비, 자잘한 업무), 2~4시 (회의), 4~7시(집중 업무) 형태로 일을 했거든요. 하지만 회의를 많이 해서 업무 진행 상황은 평소보다 더 잘 공유할 수 있었어요. 화상회의는 대면 회의보다 더 안건 중심으로 진행되니 효율적으로 느껴졌고요. 업무를 보고할 때는 화상회의보다 슬랙으로 하는 채팅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고양이랑 같이 살고 있어서 집에서 일하니 고양이랑 놀아주거나 밥을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없는 ‘방해’가 생겼는데 반면에 동료들과 간식을 먹거나 잡담하는 시간이 사라져서 절대적으로는 업무 지속성이 높아졌어요.


차쿠들이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보고하는 데 쓴 줌(zoom) 캡쳐 화면

양상: 원격근무를 하니까 퇴근 시간 때문에 업무 지속성이 끊기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집이 사무공간으로 바뀌어서 퇴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도 있었고요. 오전과 오후에 체크인/체크아웃 회의를 하면서 공유와 보고는 명료해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일하면 자연스레 서로 정보나 의견을 교류하게 되는 데 원격근무를 할 때는 그런 기회가 사라지더라고요.


무브: 원격근무는 주방, 화장실, 탕비실, 휴게실 등 모든 게 다 갖춰져 있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공간에서 업무를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만 보고 있으니 좀이 쑤시네요. 문서화, 자료화를 하는 작업은 집에서도 컴퓨터로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제가 맡은 업무 중에 실험도 있거든요. 그에 필요한 장비나 환경이 센터에 갖춰져 있어서 장기적으로 원격근무를 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업무 진행 상황을 주로 메일이나 채팅으로 공유하니까 텍스트로 자세하게 설명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좋았어요. 하지만 피드백을 받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 동료들이 어떤 상황인지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은데 온라인으로 내용을 공유할 때는 가능 여부를 꼭 한 번 물어야 하잖아요. (물론 이런 것이 좋은 점이기도 하지만요.) 보고할 때는 근무일지를 활용하니까 일을 하는 입장에서도 오늘 하루 일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윤슬: 원격근무를 하니 업무를 꾸준히, 집중해서 수행하기 좋았습니다. 업무 상황을 공유하거나 보고할 때는 슬랙이나 화상회의를 이용했고요. 하지만 화상회의를 할 때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할 경우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아 소통하기 어려웠습니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다양한 활동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온라인 생일 축하, 온라인 얼굴 낙서, 온라인 다큐 감상..하면서 동시 수다

Q. 원격근무를 할 때는 동료들과 떨어져서 각자의 공간에서 일하잖아요. 원격근무를 하는 동안 동료들과의 관계는 어땠나요?


자몽: 동료들과 같이 일하지 않으니 소원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힐다: 업무에 익숙하고 동료들과 개인적으로도 잘 아는 사이라면 원격근무를 할 때 관계가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신입직원이거나 새로 온 직원이라면 동료들의 얼굴과 반응을 볼 수 없어서 답답할 것 같습니다.


은수: 화상회의는 대면 회의보다 더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됐어요. 줌은 저희가 처음 쓰는 툴이라서 서로 화면에 그림 그리는 장난도 치면서 지금까지 회의 중 가장 많이 웃었고요. 센터에 있으면 동료 직원의 사무실에 가서 잡담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서 사적인 대화에 시간을 많이 썼는데 원격근무를 하니 업무 중심의 대화가 오가서 좋았어요. 하지만 원격근무가 장기화한다면 친밀감이 떨어질 것 같아요. 밥을 같이 먹는다거나, 퇴근 후 저녁이나 술을 함께 하는 소셜 라이프가 사라지니까요.


양상: 오프라인에서의 관계와는 또 다른 온라인에서의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관계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활기나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브: 화상통화로 매일 1시간 온라인회의를 하는데 그게 관계유지에 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업무상 자주 마주치는 분들은 온라인에서도 자주 마주칩니다. 오히려 업무 관련 대화를 나눌 때는 온라인이라는 단일 창구가 있어서 오프라인으로 물어보는 것보다 덜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논의 대상이 바쁠 때)


함께 갖는 비정기적 다과 시간 같은 게 없는 것 빼고는 사무실에서 일할 때나 원격근무를 할 때나 관계는 비슷합니다. 다만 원격근무가 길어지면 업무상 관계나 개인적 관계에서 좀 소원해지긴 할 것 같습니다.


윤슬: 원격근무 시행 이후 주1회하던 전체회의를 주 4회 진행하여 동료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원활한 원격근무를 위해 크리킨디센터 차쿠들이 사용한 툴을 소개합니다. 


추천

슬랙(Slack): 크리킨디센터 구성원들은 슬랙을 평소 업무용 메신저로 사용합니다. 짧고 간단한 소통창구로 제격입니다. 원격근무를 할 때도 슬랙으로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보고했는데요. 투표와 태그 기능이 있고 자료 공유와 아카이브도 편리합니다.

슬랙으로 화상회의도 진행할 수 있는데요. 크리킨디센터 차쿠들이 직접 사용해보니 누가 언제 타이핑을 하고 있는지 보여서 서로 기다려 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따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아도 돼서 좋고요. 슬랙으로 회의를 진행하면 속도가 느린데도 더 효율적으로 느껴진다는 중론이 있었습니다. 


슬랙으로 화상회의를 하면 채널*별로 회의를 시작할 수 있어서 간편합니다. 구성원을 일일이 초대하거나 초대 링크를 보낼 필요가 없어요.


*채널: 팀, 부서, 프로젝트별로 채널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업무를 함께하는 단위로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하지만 울림 현상이 있어서 전체 회의나 장시간 회의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줌(Zoom): 크리킨디센터 차쿠들이 정착한 화상회의 툴입니다. 슬랙보다 화질과 오디오 퀄리티가 좋고 채팅과 파일 공유도 가능합니다. 원격 조종, 화면 공유, 화이트보드 등의 기능도 있어 편리합니다.


줌 계정이 없어도 링크만으로 회의를 시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설치하긴 해야 해요. 줌 무료 계정으로는 투표 기능이나 다른 추가 기능을 이용할 수 없어서 투표는 슬랙에서 따로 진행했습니다. 무료로 사용할 경우 1:1은 무제한, 3명 이상은 40분만 이용 가능합니다. 40분 무료를 적극 활용하면 좋습니다. 40분 내로 회의를 끝낼 수도 있고, 40분마다 10분씩 휴식 시간을 가지고 호스트를 달리 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회의가 그렇겠지만 원격근무를 할 때는 특히 회의 진행자가 중요합니다.)


노션(Notion): 업무 상황을 시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어서 효율적입니다. 자잘한 기능이 많아서 처음에 배우기가 좀 어렵지만, 문서 작성 및 아카이브 기능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기능이 합쳐져 있어서 구글 문서보다 효율적으로 느껴집니다. 참고로 채팅 기능은 없습니다.


엑스마인드 젠(Xmind ZEN): 무료 마인드맵 프로그램입니다. 의견을 제시하거나 묻고 싶을 때 대략적인 아이디어를 텍스트로만 보여주는 것보다 마인드맵으로 공유하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비추천

구글 행아웃(Hangout): 슬랙보다 화질과 오디오 품질이 떨어지고 전반적으로 속도가 느린 느낌입니다. UI도 직관적이지 않아 불편했고요.


구글 문서(Docs): 평소에 개별적으로 문서 작성을 하던 툴입니다. 구글 문서로 동시에 문서를 만들면서 회의를 해봤는데 완전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5분 정도 사용하다가 슬랙으로 넘어갔습니다.


에어테이블(Airtable): UI가 직관적이지 않고 사소한 기능도 찾기 힘듭니다. 이용 30분 만에 노션으로 갈아탔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코로나 19시대에 원격근무 실험기_후기>에서 이어집니다.




편집

쏭쏭 
크리킨디센터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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