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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킨디센터 Jun 02. 2020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진로체험활동은 어떤 모습일까?


'집단감염'이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입에 오르내리고, 등교가 두려워지는 일상이 2020년이 될 거라곤 생각 못 했습니다. 예측 가능한 일상이란 존재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해버린 것일까요.


크리킨디센터는 소규모로 모이는 프로젝트 활동 외에도 100~250명이 한 번에 체험활동을 하는 '진로상상 프로그램'을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어요. 학교도 가기 힘들어진 시대에, 과연 학교 밖 활동이 가능한 걸까요? 비대면/온라인 활동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면서 대안적인 체험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는 곳들이 눈에 띄긴 합니다.


등교 연기로 인해 몇 달 동안 집에서 온라인학습을 해온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습, 코로나의 여부를 떠나 정말 필요한 진로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센터의 청소년, 옥수수들을 zoom으로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Q1. 요즘 어때요? 코로나 이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나요?


루트 : 학교에 가고 있지만 사실 코로나 이전과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마스크 쓰고 있다는 것 정도랑 급식 먹을 때 아크릴판으로 가려진 책상 앞에 앉아서 홀로 먹는다는 것 정도일까요? 다만,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문화가 자리 잡히는 거 같아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소월 :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는 데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했어요. 오프라인으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기쁘고 희망이 되는 일이었죠. 주변을 봐도 집에 장시간 머물러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활동이 제한적일지라도 오프라인으로도 만나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2019년에 진행한 진로상상 프로그램. 첫째 줄 왼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미장이, 그루매니저, 방재 어드바이저, 아보리스트,  동물매개치료사 강의 및 체험

Q2.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코로나 시대에 진로체험활동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요?

 

소월 : 하고 싶은 활동이 딱히 떠오르지는 않지만, 방법을 고민해보자면요. 일단 코로나19가 퍼져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신체접촉 빼고는 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zoom을 이용해 화면을 공유하면서 발표자료를 볼 수도 있고, 온라인 학습을 위한 툴(다 같이 드로잉을 해야 한다면 https://aggie.io 추천!)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온라인으로 체험활동을 진행할 때는 집중력을 위해서 짧고 굵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은성 :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소수로 만나서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랑 체험하는 방식은 가능할 것 같아요. 이론 수업은 온라인으로 해도 괜찮고요.


 : 체험 적정 인원을 정해서, 거리 두기를 하면서 야외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느낌이 색다를 거 같아요. 다 같이 한 곳에 모여서 강연을 듣는 것보다는 야외활동, 체험활동 위주로 해보는 거죠.


가제트 : 본래 야외에서 해왔던 파쿠르는 서로 멀리 떨어져서 하면 되지 않을까요? 상대의 손을 잡아주거나 몸을 지탱하는 동작들만 주의하면 될 것 같아요. 온라인 체험활동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코로나 방역 지침을 따라서 기존의 활동 내용을 최대한 살려서 하면 좋겠어요.


캑티 : 오프라인에서 못 만나니까 아쉽긴 하지만, 온라인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다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요리를 한다면, 각자 자기 공간에서 만드는 거니까 식기, 주방 기구가 모두 다를 테죠. 개인이 속한 공간의 느낌이 다 다를 거라서 요리 이외의 이야기들을 해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Q3. 실제로 경험해 보고싶은 진로체험활동이 있나요? 포스트 코로나 학습을 염두에 둬야겠지만 코로나의 여부를 떠나 ‘이런 진로교육이 필요하다’라고 평소에 생각해보았던 것이 있나요?

 

다은 : 진로체험활동이 어떤 직업을 얻기 위한 자격증, 대학 등의 정보를 얻거나 배우는 것에 그치는데, 실제적인 진로 탐색 활동이 가능하면 좋겠어요. 인턴십처럼 결과보다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요.


캑티 : 아직 제가 원하는 직업을 찾지 못해서 진로체험활동을 통해 직업의 다양성이나 확장성을 탐색하면 좋겠어요. 제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특정 직업에 대한 소개는 항상 부족하게 느껴지고 저한테 자극도 없더라고요. 

환경을 주제로 진로체험활동을 한다면 그 안에서도 이슈와 분야를 나눠서 관련 직업을 다양하게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하나의 직업으로 규정해서 이야기하지 않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요.


하늘 : 강의 말고, 그 직업의 실제적인 일을 체험하고 싶어요. 전 영상 쪽에 관심이 많은데, 영상 분야도 다양해서 특정 직업을 꿈꾸고 있지는 않거든요. 구체적인 일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루트 : 조금 추상적일 수 있는데요. 저는 진로를 고민할 때 ‘어떤 직업을 택할 것이냐’보다는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지, 어떤 사람들과 어떤 문화 안에 속할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당장 내 첫 번째 직업을 고르는 게 아니라, 첫 번째 직업을 갖고, 두 번째 직업을 가지면서 계속해서 나는 어떤 가치관을 가졌고 어떤 문화 속에 머물고 싶은지, 깊고 길게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학교 밖 활동에 대한 온라인/비대면 문의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크리킨디센터는 시공간의 경계 없이 배움의 시공간을 확장하면서도, 경청과 반응의 상호작용을 감지할 수 있는 활동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어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준비하는 대로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참가자

하자 작업장학교와 청소년운영위원회 '킨온'의 청소년들
루트, 소월, 은성, 옮, 다은, 진구, 나한, 가제트, 타타, 캑티,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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