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킨디센터는 코로나 19로 인해 2월부터 휴관 중입니다. 휴관 중에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다가 최근에야 센터내 대안학교인 작업장학교에서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할 수 있었는데요. 파쿠르는 ‘안전’과 ‘위험’, ‘모험’을 새롭게 접근하는 스포츠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코로나 19(재난)시대의 파쿠르 수업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파쿠르 코치와 프로그램 참가 청소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파쿠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코치 다원과 토마가 아래 질문에 답해주었습니다.
다원: 코로나 19가 유행하면서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지도 방법을 고민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해보면 페이스북에서의 모임 글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어요.
토마: 기존에는 대학교, 길거리, 공원 등 인파가 많은 곳에서 파쿠르를 했지만, 지금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실내 체육관도 마찬가지로 이용이 뜸해졌고, 집이나 집 주변에서 인파를 피해 훈련하고 있지요. 국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훈련을 하며, 지형지물에 신체 접촉이 많은 만큼 손 씻기와 손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소독이나 안전감독이 가능한 놀이터를 만드는 고민도 하고 있고요.
외국 커뮤니티는 격리기간이 끝난 경우, 인파가 적은 장소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소규모로 모여서 파쿠르를 하거나, 집 앞마당에 구조물을 직접 제작해서 파쿠르를 즐기는 모습도 꽤 보였습니다! 5월 9일에는 '인터내셔널 락다운 챌린지(International Lockdown Challenge)'라는 국제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각자 자신의 집 안에서 침대나 소파 등을 이용해 파쿠르 움직임 플로우(기술연계)를 촬영하고 업로드하는 이벤트였습니다. 매년 열리던 '위 점프 더 월드(We Jump the World)'라는 행사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요.
다원: 청소년들의 2020년이 채워지지 않는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창 친구들을 사귀고 여러 감정을 경험하고 인간관계에서 발전이나 갈등을 느껴야 하는 시기인데 말이죠. 그런 기회가 매우 부족해지니 안타깝고 가슴 아팠습니다.
토마: 아무래도 수업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작년보다 더 즐겁고 활기찬 수업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말이죠. 아무리 재난 상황이라지만 대비책이 전혀 없다는 것에 저 스스로가 많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공통: 기존 파쿠르 수업을 어떻게 하면 온라인으로 잘 풀어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에 대비해서 필요한 자료나 영상을 제작하고 수집하고 있고요. 여러 플랫폼과 컨텐츠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원: 청소년들 사이의 거리를 벌려 서로 간의 접촉을 최소화합니다. 쉬는 시간에도 서로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하고요. 아직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어색해서 그런 걸 테니 서로 노력을 해야겠죠.
토마: 아주 더운 날씨가 아님에도 마스크 때문에 다들 금방 숨이 차더라고요. 참가자 간 거리를 둬야 하다 보니 파트너 스트레칭과 같은 활동은 진행하기 힘들어져서 수업 내용도 바꿨습니다.
1.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수업 진행. 휴식이 필요하거나 마스크를 잠시 벗어야 할 일이 생기면 다른 인원과 충분히 거리두기
2. 시설물 간격을 넓혀 활동 시에 최대한 거리 유지
3. 이용하는 시설물에 소독제를 뿌린 후 수업 시작, 수업 종료 후에도 소독 실시
4. 개인 물병 이용 및 수업 공간 주변에 손 소독제 비치
5.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온라인 수업으로 변경
다원: 생활방역기준을 정확히 지키기엔 가르치는 참여자 수가 너무 많습니다. 학생들 본인이 생활방역기준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그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고요.
토마: 가장 어려운 부분은 신체접촉이 많은 파쿠르 수업 특성을 살리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서로 보조하고 보완할 수 있는 움직임들은 대부분 진행이 어렵습니다. 코치들은 마스크로 인해 더 크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하고, 참가자들 또한 말과 행동을 필요 이상으로 신경 써야 해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원: 수업을 진행할 때 초점을 맞추는 부분이 달라졌어요. 코로나 19 이전에는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서 조금은 이색적인, 이타주의에 기반한 파쿠르 수업,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파쿠르 수업을 했었거든요.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한 수업을 하고 있고요.
토마: 건강한 신체만 있다면 바로 즐길 수 있던 수업이 화상채팅을 위한 기기와 환경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 역동적이고 빠른 움직임을 하기 어려워졌고요. 하지만 지역, 거리와 관계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생각해 볼 지점이 많아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철학이 더 깊어지기도 했고요. 참가자들도 불편하긴 하지만 현재 파쿠르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열심히 즐기려 하더군요.
다원: 파쿠르는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이에요. 나다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타인을 생각하는 법도 배우죠.
토마: 파쿠르 훈련자들은 언제나 다른 점프를 합니다. 집 앞에 공원은 10년째 그대로지만 하루하루 내 마음가짐, 기분이 다르고 낮과 밤에 따른 차이도 있습니다. 한 번의 도전이 반복되어 경험과 기록이 되고,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움직임과 도전을 마주하게 되죠.
우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할 것입니다. 그 후에도 항상 새로운 도전과 국면이 닥칠 텐데 스스로 끊임없이 변화해 나가다 보면 극복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앉아있는 의자는 내가 변화하고 움직이면 의자가 아닌 새로운 무언가가 될 것입니다. 파쿠르는 언제나 그렇게 새로운 시선으로,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갑니다.
파쿠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삼월, 만두, 감자, 달래, 다휘, 김프로, 타타, 별링, 가제트, 베가, 이말이 아래 질문에 답해줬는데요. 비슷한 답변이 많아서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마스크를 끼고 파쿠르를 하니 숨쉬기도 힘들고 땀이 차서 힘들어요. 서로 거리를 유지하면서 움직여야 하는데 깜박 잊는 경우도 많고요. 코로나 19 이전에는 협동적인 활동을 많이 해서 거기서 얻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각자 자신의 수련만 하게 되네요.
스포츠센터나 피트니스 같은 시설 이용이 어려워진 만큼 안전한 공간에서 건강해지는 법을 찾는데 파쿠르가 큰 도움이 된다고 봐요. 코로나 19로 외출하기 조심스러운 요즘이지만 그래도 몸을 움직여야 신진대사가 증가하니까요. 파쿠르 수업 덕분에 하지 않던 운동을 하게 돼서 활동성도 증가하고 더 건강해진 느낌이 들어요.
수업을 들으면서 자유로운 몸의 움직임을 찾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로 안전한 거리를 지키면서 이타적인 활동을 하면 좋겠어요. 그게 바로 코로나 19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방법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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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
크리킨디센터의 소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