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rng Jul 15. 2022

[상념] who i am,

ISTJ or ISFJ ?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편이야? 



오후에 함께 해 본 MBTI에 따른 후속 질문이었을까, 

집에 거의 다다랐을 때 느닷없이 던져진 질문에 두그닥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래 만난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는 서로의 성향을 지레짐작하고 단정할 뿐 굳이 이런 질문의 형식을 빌어 성향을 확인하지 않기에 참 낯선 물음이고 대답이었지만, 사실 말할 거리가 넘쳐나는 썩 마음에 드는 선문답이었다. 


마침 MBTI 검사를 하면서 가장 애매했던 부분이 계획적이냐, 아니냐였다. 

예전에는 매우 매우 계획을 중시했지만 요즘은 무계획 속에서 우연을 찾아나가는 걸 즐기기 때문이다. 






한참 감정의 격동기에 있었던 작년 이 맘 때 즈음, MBTI 온라인 검사를 해보았고 ISFJ임을 확인하였다. 

그에 따른 설명들도 얼추 맞는 것 같았는데, F라는 것에 짐짓 의외이긴 했다. 

나 스스로도 감정이란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SFJ를 나타내는 설명들이 나를 묘사한다 여겨져 그렇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제 새로이 해 본 검사에서는 ISTJ가 나왔다. F와 T가 혼동되기에는 너무도 T에 가까웠기에 더욱 놀라웠다. 일 년 새 감정의 격변이 많이 사그라졌기 때문일까, 드디어(?) 원래의 지극히 현실주의자인 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일까, 


최근 부서에서 누가 제일 특이한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이 나를 꼽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처음에 그 말을 전해 듣고 분기탱천했지만, 막상 차분히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제일 또라이라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어울리기 싫은 사람으로 꼽힌 건 아마도(?) 아닐 것이기에 아무렴 이상하면 어떤가 싶기도 하다. 



같이 일하진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어떤 일이든 쉽게 쉽게 하면서 워라밸을 지켜나가는 그런 사람처럼 보여


한 동기가 내게 말했다. 내가 그리 보인다고 말했다. 

순간 숱하게 밤이슬을 보며 출퇴근을 했던 과거가 떠올라 항변을 하려다가 말았다. 

당연히 모르겠지, 함께 일하지 않는 한 아는 게 이상한 거겠지. 




이렇듯 내가 보는 나도 순간순간 다르고, 남이 보는 나도 내 실제 혹은 의도와 다르다. 

알파벳 네 개를 넘어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고 싶을까,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을까,






작가의 이전글 [단상] cross the lin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