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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Aug 31. 2022

[상념] Pace maker,

서로가 서로에게, 

"면접은 말이야, 어땠었냐면.." 


사실 그 녀석과의 진정한 대화는 그 때 였는지 모르겠다,


수시 전형으로 먼저 전학에 성공했던 나는 정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그에게 이런 저런 무용담을 늘어 놓았다. 

같은 수업을 들었던 기억도 딱히 없고 1학기만 마친 뒤 휴학했던 그를 봤던건 세달 채 되려나 말려나, 


그랬던 그에게 난 단지 먼저 통과했다는 이유로 그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사실 내가 없었다 할지라도 그는 당연히 전학에 성공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지 않을까 하는 뿌듯함이 있었다. 


그게 계기가 되었던 것일까, 그와는 어느새 언제 어디서든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어떤 페이스 메이커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있고, 서로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관계가 있다. 

아무리 유유상종이라 하지만, 서로 다른 인격체가 만나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키냐가 그 말로를 결정짓지 않을까 싶다. 





나란 인간은 사실 혼자인게 편했다,

나란 인간은 실상 혼자라 고단했다.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껏 외롭다가, 맘껏 포근하다. 




어쩌다,

평균 시속 19km,

따릉이를 타고 평균 시속이 이렇게 높게 나와본 적이 없었다. 

오로지 평지만 있는 길도 아니었지만 나의 한 걸음 앞에 매끄러이 나아가는 이가 있었기에, 부드럽게 폐달을 밟아 빠른 리듬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좋은 페이스 메이커를 만난 거 같다, 더할 나위 없이. 

그래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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