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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Sep 24. 2022

[상념] 이미지,

평소에 잘해, 

회사에 또 흥미진진한 일이 생겼다, 아니 생겼었다. 

이 일로 인해 나는 의도치 않게 많은 인간군상에 대해 다시금 경험하고 느꼈다. 


전혀 의도치 않게 그 사건을 알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이없는 겁박을 받아 '인간'에 대한 한없는 실망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말을 그 따위로 할 수 밖에 없을까, 

어쩌면 내가 너무 많은걸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다 돈 받고 하는 일이고 우린 가족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딴 식으로 말을 내뱉는건 정말 별로다. 



그 이후 마치 깔대기마냥 나는 그 일에 대한 정보를 여기저기서 접하게 되었고, 

그 실체가 내가 겪은 일과 시작은 유사함을 알게 되었다. 

결론은 이게 맞는데, 왜 난 결과가 이렇게 되었을까, 

이 모든게 나의 탓일까, 아님 내 푸르른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일까, 


사건의 주인공에 대해서 다들 '이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걸 보며 평소 행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평판이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반면교사, 

남들 신경쓰고 사는건 피곤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도덕적으로 살고,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굳이 꾸밀 필요도 없겠지. 




"요즘 우울해 보여, 무슨 일 있어?" 


친구가 내게 물었다. 음, 왜 물음을 당했을까? 어쩌면 회사에 일어난 앞선 일에 따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요즘 쳇바퀴를 밖에서 돌리느라 혼이 나가 있음과 동시에 회사에서 짜치는 일을 이래저래 처리하면서 하기 싫은 일들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어쩌면 번아웃이 와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올해 평가는 너무 어떤걸 받을지 뻔히 보여서 더 의욕이 꺾이는지도 모르겠다. 

선후가 뭔지 모르겠지만 순환참조가 걸려있는 듯 하다. 






실험 아닌 실험을 해보았다. 


후배가 내 상사 둘에게 내가 힘들어 한다고 죽을거 같다고 내가 없는 회식 자리에서 말을 전했다. 

물론 나의 실제 상황보다 더 과장해서, 

한 명은 다음 날 그에게 상세히 물은 뒤 내게 면담을 요청했다. 

뭐가 힘든지 자기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상세히 물었다. 

다른 한 명은 그 자리에서 '나도 힘들다. 나도 죽을거 같다' 라고 전하라고 했다고 한다. 


더더 후배들에게 친절해져야겠다. 

최소한 어떻게 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확연히 보인다. 

결국 이런게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 아닐까, 




세찬 물살을 스스럼 없이 가르는 크루즈를 타고 싶다, 

큰 창이 달린 방에서 하염없이 물멍하며 때로는 돌고래 떼와 인사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싶다. 

쳇바퀴를 무한히 돌리고 싶다, 절대 멈추지 않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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