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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Sep 28. 2022

[여행] D-day,

우당탕탕 출국기

어제 정도 회사에서 사람들에게 안녕을 고하고서야 실감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가기 전에 무거운 몸을 조금이나마 가벼이 하고 가보고자 한 시간여 정도 라이딩을 하고 기분 좋게 들어와서 짐을 사뿐사뿐 싸기 시작했다.


골프클럽도 처음에는 가지고 가지 않으려다가, 그냥 매일 가서 연습이나 원 없이 하다 오잔 생각에 무거운 골프백 캐리어를 두그덕 꺼내 들었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어게인 시애틀 인 시드니, 그 정도로 생각하고 편하게 마음에 임하고자 했다.

호주에 있는 광활한 자연, 우아한 시티, 생경한 풍경들이 아쉽기도 했지만,  혼자서 찍고 찍고 하는 여행에서의 심적 부족함을 어차피 채울 수 없음을 막연히 느끼고 말았다.


드디어 디데이,

차분히 정리하고 나갈까 말까 하는데 콴타스항공에서 문자가 왔다.

내가 타려던 시드니 투 멜버른행 비행기가 취소되었단다.

곧 대체 비행을 알아봐 준다고 걱정 말라는데, 음? 시드니에 6시 10분 도착인데 6시 20분 비행기를 타란다.

대체 이 사람들은 무슨 근거로 이런 안내를 하는 걸까? 처음 예약한 시간 앞뒤로 하나씩은 알려줘야는거 아닌가? 심지어 내가 처음에 예약한 비행기보다 3시간이나 일찍 오라니...


멜버른에 있는 친구와 대책회의를 하다, 한국 콴타스 사무소에도 연락하고, 현지 콴타스 사무소에도 연락했다.

네 번의 국제전화를 거쳐.. 결국 70여만을 더 내고 기존 비행과 가장 가까운 시간으로 다시 잡았다.

그 과정에서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돈도 아깝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난 계획대로 일정을 유지하는 걸 택했다.

난 제이니까!


만 3년 만에 올라탄 이코노미석에서 과거의 부귀영화와 현실을 대조하며 미소와 냉소와 고소를 동시에 지으며 복잡다단한 감정을 느꼈다.



지난 과거 숱한 여행들 중 이렇게 시작부터 정신이 없었던 적은 없는데, 과연 이번 여행은 어떤 다채로운 에피소드들을 내게 안겨다 줄까, 벌서부터 기대가 소곤소곤 올라오기 시작한다.  



되뇌어본다, 난 긍정의 화신임을.

굿 플라이트,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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