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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Sep 28. 2022

[여행] 멜버른 1일차, 우린 모두 한낱 무리였다,

귀여우면 무적이다,

하하하

콴타스, 시작부터 헛 돈을 쓰게 만들더니,

멜버른에 도착하자 골프백이 나오지 않았다, 물어봤더니 비행기에 못 태웠단다.

집으로 보내줄 테니 주소와 전화번호를 부르란다,


하아......

골프 전지훈련이 여행의 목적 중 하나였는데 이렇게 시작부터 삐그덕 대다니,

저가항공인 젯스타가 이런 일이 많다고 해서 굳이 더 비싼 콴타스로 예약했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여 어이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히 친구가 옆에서 도와주어 다행이었지, 혼자 이런 일을 당했을걸 생각하면 앞이 까마득하다.



친구의 부탁에 다이소에서 사간 삼구 콘센트,

친구 집에 꽂자마자 스파크가 일더니 전기가 나가버렸다,

아마도 바깥 분전함 쪽의 차단기가 내려간 거 같은데, 그쪽 담당을 찾는 건 이 동네에서 반나절이 넘게 걸리는 일이었고,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집을 나와버렸다.

날 탓할 법도 하지만(정확히 내 탓은 아니긴 하다만..) 친구네 가족은 침착히 상황을 파악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고 (냉장고 속 음식 등) 선택할 건 선택하기 시작했다.

저런 모습이 암 바람직한 부부상이고 슬기로운 가정의 모습이지라 생각하며 친구 따님과 원카드를 5판을 했지만... 2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분했다. 내일 마지막 승부다.



필립아일랜드,

무슨 펭귄을 보는데 입장료가 6만여 원이나 되나 싶었다.

대체 펭귄 떼가 어디서 어디로 시간을 맞춰 간다는 거지?

이걸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보려고 안달 난 거지?

이 자식들은 18시 30분에 온다더니 왜 안 오는 거지?

해가 완연히 진 후에, 그들이 오기 시작했다.

정말 하찮은 무리 떼가 너무 귀여웁게 뒤뚱뒤뚱 헏둥짇둥 나타났다.

하아....

너무 귀엽잖아.

오기 전에 절대 핸드폰 촬영을 말라고 했는데, 거짓말처럼 정말 아무도 안 찍더라. 이 선진 시민의식이란 뭐람? 근데 왜 친구네 전기 고치는 건 이리 어렵단 말인가..


30여분을 지켜봐도 끝나지 않는 펭귄 떼에 한참 취해 바라보다 배고픔에 길을 나섰다.

수천수만의 펭귄 떼가 집을 찾아가는 걸 본 인간들이 또 무리 지어 저마다의 집을 찾아 나서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우리 인간도 이런 하찮은 존재겠지,

앋둥받둥할 필요 없다, 어쩌면.

미물 주제에 무슨,



아직 비록 짐은 오지 않았지만,

슬기로운 부부의 인도와 라이벌이 된 따님에 따라 첫날 일정은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내일은 어떤 모험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려나,

짐은 근데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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