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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Sep 28. 2023

[단상] 이방인의 소리,

여전히 3일차,

#공원   

공원이 좋다

유럽의 이런 좋은 공원이 왜 우린 가까이에 가지지 못하는 것일까

서울은 이런 수려하고 울창한 공원이 없다 아마도 복잡다단한 수천수만가지의 이유가 있겠지만 아쉽다, 너무 아쉽다

조금이라도 더 숲에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주어진,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지만 부럽다

잔뜩 향유하다 가야겠다


#너의 모든 소리,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발산하는 모든 오감에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한 눈빛, 은은한 향기, 손 끝에 느껴지는 알싸한 감각, 심지어 자그마한 몸이 낼 수 있는 모든 소리까지,

때로는 그 사람이 내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웃기도 한 없이 울기도 하지만 결국 어떤 소리에도 은은히 미소 지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를 때, 우린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기로 한 것이 아닐까,

모두가 고통 받는 비행기 속 아가의 울음에 유일하게 난감한 표정 뒤 슬그머니 미소를 짓는 필부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잔잔한 고요만이 가득찬 기차에서 속삭이듯 콧소리를 그르렁 내는 연인을 아련히 지켜보는 소녀의 모습을 보며,



#시차적응

나이 탓일까, 나이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설명이 잘 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는 대체 어떻게 여행을 다녔는지 모르겠다.

거짓말 같이 세시 반에 눈이 떠지는 내 모습에 대체 언제쯤 적응을 할 지 돌아가서는 어떻게 적응을 할 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여행은 넘치고 넘치는데 시차 적응이 쉽게 되는 약이 있으면 참 좋겠다



 #관광객   

나만 놀러다니고 싶은데, 나만 놀았으면 하는데,

공항에서부터 비행기, 미술관, 관광지 할 것 없이 노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언제쯤 이런 모습에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기후변화

작년까지만 해도 앙상한 북극곰이 티비에 나올 때는 남의 일이라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더위나 이 곳 유럽의 9월말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날씨다

15년전 친구들과 8월말에 유럽을 찾았을 때보다 더 더운거 같은 현재의 9월말,

이제서야 앞으로의 미래가 조금씩 걱정되기 시작한다

아프지 말자, 너도 나도 지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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