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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Feb 07. 2021

[Invest] Game? Stop!

이길 수 없는 게임, 하지만 살아남길.

근 2주동안 조금이라도 주식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법한 게임스탑 사태,

수많은 주식 투자자들을 경악케 했고, 그 와중에 누군가는 큰 돈을 얻었고, 누군가는 큰 돈을 잃었다. 

결론적으로 난 땡큐! 게임스탑이었다. 

이 글은 이 기회에 소소한 수익을 벌어들인 나의 무용담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전에 없던 시장의 격변을 보면서 배운 점을 일기처럼 남기기 위한 글이다. 


1. 개미는 절대 기관을 이길 수 없다. 

사실 게임스탑이 400불을 넘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재미삼아라도 들어가지 못한 나 자신을 내심 탓했고, 이제서라도 들어가볼까 하는 생각도 살짝 했었다. 그러나, 그 마음을 먹은 날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잠들어버렸다. 그래서 일단 참전을 못 한 상황에서, 두 번째 개미들의 타겟이 리플이라는 것을 알고, 치킨값 정도 벌 요량으로 15만원을 넣었다. 리플 또한 800원대를 찍은 직후 급락하여, 어깨 언저리에서 빠져나와 치칸값 정도만 딱 벌었다. 리플의 급락을 보며 느낌이 싸했다. 이건 이길 수 없는 게임이구나. 그리고 지금 하는 게임은 개미vs기관이 아니라 (개미vs기관)vs기관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월스트리트벳에서 은을 타겟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틀 연이어 급등하는걸 보고 주춤 놀라긴 했지만, 아니나다를까 이건 개미들이 벌인 농간이 아니라 이 상황을 틈타 투기 기관들이 만들어낸 급변동이었다고 예측할 수 밖에 없게 2일천하로 끝이나 순식간에 제 가격을 찾아버렸다. 

그랬다, 개미는 결국 지속적인 결집이 어려웠고, 개미와 기관의 싸움 속에 다시 다른 기관들이 참전하면서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 갔다. 이 가운데 큰 수익을 낸 개미들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기관이 바라던 의도대로 시장은 흘러흘러갔다. 


2. 절대 주인공이 되려 하지 말라.

게임스탑에는 들어가지 못했고, 리플과 실버에는 살짝 발을 담궜지만, 마치 내가 게임스탑으로 몇백 몇천을 벌었어라고 말할 호승심에 모든 것을 망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내가 리플 매도가격을 1000원에서 600원대로 수정하지 않았으면 난 여전히 리플에 물려있었을테고 (어짜피 난 15만원 밖에 넣지 않았어, 푼돈인걸 뭐, 으쓱 이라면서), 실버의 경우에도 게임스탑 못 봤나? 개미도 할 수 있다!를 외치며 롱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처럼 시장을 뒤흔들법한 이벤트에서는 절대 주인공이 되려고 고집 부리지 말자. 사실 돌이켜보면 과거에도 많은 경험을 했다. 브렉시트 반대에 걸었던 베팅, 허리케인은 곧 지나가리라 걸었던 휘발유 숏 베팅, 대두 가격은 금방 떨어지리라 걸었던 베팅 등... 물론 참전해서 번 기억도 있긴 하지만 횟수나 순익을 살펴보면 차라리 참전하지 않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고, 그 반대에는 잔고를 전부 청산시켜버리는 잔혹한 마진콜이 항상 있었다. 


3. 겸손, 또 겸손! 

결국 2와 일맥상통한 이야기인데, 절대절대절대 일개 개미 중의 개미에 불과한 나는 어느 한 쪽 편을 들려 한다든가, 의리를 지키려 한다든가, 저점과 고점을 가늠하려 하는 주제 넘는 행동은 결코 꿈도 꾸지도 말아야만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물려있는 골드숏도 조금 마음이 아프다. 감히 내 주제에 시류에 편승하여 단타를 꿈꿨다니.. 월요일에 부디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올해는 연초부터 시장에 이벤트가 많다. 해선을 시작한지 5년차지만, 매일매일이 새롭고 신비롭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지. 겸손하되 절대 지지말자,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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