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beat the market, but go with it
2021년은 내 인생만큼이나 파란만장한 투자 성적표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겨우 플러스로 마감하긴 했지만, 연초의 파죽지세를 떠올린다면 미미하기 그지없다.
중간에 3개월 정도 쉬고 그 뒤로도 시장의 흐름보다는 직관에 의지한 투자를 하다 보니 지금은 한참 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근데, 이제 혼자 오롯이 살아내야만 하니까, 정신을 좀 차려보고자 한다.
2021년 results
간단히 요약하면 똔똔이 아닐까 싶다.
똔똔임에도 계좌 분리 실패로 오는 5월에 세금을 월급보다 더 내야 하는지라 심리적으로는 마이너스인게 슬픈 현실이다. 2월~5월까지 연말정산, 건보료 정산, 소득세까지 하면... 까마득하다. 2~5월 급여는 결국 통장을 스치지도 않고 녹아내릴 것 같다.
국내 주식
오로지 전문투자자인 친구의 조언에 따랐다. 그 덕에 그나마 제일 낫지 않았나 싶다. 특히, 연초 대한항공, DL 등이 효자 노릇을 하였다.
해외주식
가만히 뒀으면 더 큰 소득을 얻었을 텐데 부득이하게 7월에 모두 정리하여 소소한 수익밖에 얻지 못했다. 당시로서는 불가항력이었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엇하나 싶다.
해외선물
1년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다. 3월까지는 올해 드디어 해외선물 수익이 근로소득보다 많아지는 줄 알았는데, 역시 시장 앞에서는 겸손해야 됨을 다시 한번 느꼈다. 밀과 대두에 대한 맹목적인 숏이 큰 화를 불러일으켰다. 그나마 12월 vix 투자에서 겨우 회복을 해서 근근이 플러스로 마감하였다.
암호화폐
친구가 만든 자동매매 알고리듬에 한번 믿고 넣었다가...... 역시 머신러닝이 기반되지 않은 알고리듬 투자는 결국 코더의 생각이 100% 반영되기에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걸 배웠다. 알면서도 참 왜 그랬을까 싶다만 앞으로 자동매매는 더욱 경계하는 계기가 되는 큰 가르침이 있었다고 자위해본다.
국내선물옵션
만기 베팅 위주로 하여 횟수로는 반반 정도 성공한 거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마이너스였다. 복권으로 하기에는 좀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다. 올해는 최대한 자제하고 싶다만, 유혹을 이기기가 정말 너무너무 어렵다. 내가 다루는 투자자산 중에는 가장 도파민이 크게 분비되는 탓이다.
기타 소득
이 덕분에 지금 내 명의로 임차한 집이 3개가 되었고 보증금을 감당가능하게 되었다. 아마 이 음울한 진실이 아니었다면 지금 내 명의로 임차한 집은 1개밖에 없었을 텐데... 그나마 다행인 건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거다.
2022년 outlook & principles
전망이야 전문가들조차 틀리기 십상이니 일개 직장인인 내가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다만, 확실한 건 (모든 전문가들이 말하듯이)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시장을 수시로 흔들 것이란 것이다.
국내 시장은 대선/지선 등 정치적인 이슈가 너무 커서 나 같은 범인은 더욱 예측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리라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만의 원칙은 별거 없다.
시장/개별종목이 발작하는 경우에 한해 자신 있게 들어가서 짧게 먹고 나오자.
이건 '20년 정도부터 세운 원칙이나 몇 번 하면서 성공하면 꼭 욕심을 부리다 망하게 되더라. 지난달 VIX 투자나 어젯밤 Platinum 투자처럼 짧고 얕게 먹자. 업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지나치게 욕심부리면 결국 패가망신하더라.
농산물 방향성 반대 매매에 대해서 좀 내려놓자, 제발.
작년에 크게 손해를 본 건 자신감이 그득한 상황에서 과감히 손댄 밀과 대두 숏이었다. 팬데믹 회복과 인플레, 이상기후까지 삼박자가 맞아 미친 듯이 쳐 오르고 있는데 역사적 고점 임이라 스스로 합리화하며 함부로 덤벼댔다가 초가삼간에 외양간까지 부숴버렸다.
코인은 쳐다도 보지 말자.
잘 모르는 걸 손대는 건 도박보다도 못하 다는 걸 배운 2021이었기에 더욱 꿈도 꾸지 말아야겠다.
투자 외 자산과 캐시플로우가 이제 어느 정도 정리되고 예측 가능해진 상황인지라,
더욱 열심히 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벌어야만 가욋돈으로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유희적 욕구의 충족을 위해서는 공부하고 조심스레 덤벼들자.
그리고, 일희일비하지 말고 조금씩 쌓아 나가자, 쫌.
부디,
일 년 뒤 이맘 때는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키보드를 경쾌하게 두드리고 있긴 간절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