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rng Feb 26. 2022

[투자] Pray for Ukraine,

lesson learned,

OO님, 오늘 주식 빠져서 기분도 안 좋으실 텐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목요일,

평소에 주식 이야기는 일절 하지도 않던 후배가 내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둘 중에 하나지 않을까 싶다,


너 이 자식 맨날 주식만 쳐다보고 있는데 꼴좋다.

혹은

하아 내 계좌도 녹아내리는데 니 계좌는 오죽하겠냐, 힘내자.


뭐 여하튼 그의 걱정과 달리 난 심각하게 타격?을 받고 있진 않았다.








돼지 (lean hog) - short postion



사실 심각했다.

최근 2주, 내 포지션의 평가손실의 전부는 돼지였다.

90불 초반에서 들어가서 물을 타기 시작했다.

보통 한 포지션을 많이 잡아봤자 2개 정도 담는데, 물을 너무 타버려서 4개까지 들어갔고 평가손실은-15,000불을 넘었다.

아무리 인플레이션이지만 어떻게 돼지 값이 이렇게 오를 수 있겠냐며 오기로 물을 탔는데, 지극히 다행히 수목금 3일 동안 하락을 거듭했고 이제 겨우 본전 근처에 다다랐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포지션을 좀 줄여야겠다.



밀 (wheat) - short position



푸틴을 지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

내 사익과 직결되었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의 세계적인 곡창지대 중 하나, 전쟁으로 인해 공급에 대한 우려로 미친 듯이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단타칠 생각으로 짧게 들어갔다가 말 그대로 쳐 물려서 물타기까지 했는데,

다행히 적절한 수준으로 익절 했다.

상한가가 50 point길래 하한가도 당연히 50인 줄 알고 그 근처에 걸어놨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너무 띄엄띄엄 알고 있었기에 적게 먹을 수밖에 없어 아쉽지만 뭐 괜찮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



빅스 (VIX) - short position



코로나 때 빅스 숏 포지션으로 지옥과 천당을 왔다간 경험을 떠올려 빅스 숏포지션에 일찌감치 진입했다.

코로나는 당시 빅스가 80까지 올라갔었지만, 전쟁은 금방 끝날 거란 생각에 일찍 들어갔고 버텼다.

그 덕에 지금 수익권에 왔고, 1분기 가장 큰 이익을 가져오리라 굳게 믿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기도 매매라 할 수 있겠지만, 22가 되면 정리할 생각이다.



유로 (EURO) - long position



전쟁으로 인해 달러값이 치솟고 유로는 미친 듯이 빠졌다.

그러던 중에 25일 새벽 어설피 꿈을 꿨는데, 난 내 잔고를 확인하고 있었다.

다른 잔고들은 다 기존에 있는 것과 같은데 뜬금없이 유로 롱 포지션이 1.12 가격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고 곧 꿈에서 깨어 홀린 듯 바로 유로 롱 포지션에 진입했다.

다음날 1,000불 정도 소소한 이익을 보며 청산했다.

조상님이 도우 신건 가,

이런 진기한 경험은 처음이다.








네 엄마 계좌 네가 좀 가져가서 관리해라
니네 엄마 좀 수익 실현도 하고 정리도 하라 그래도 절대 안 한다.



아부지의 절규였다.

모바일 뱅킹조차 하지 않는 어머니의 계좌 관리를 내가 하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 내 핸드폰에 세팅을 했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어머니의 계좌를 영접했다.


-98%, -46%, -34%,,,,+30%

전형적인 개미의 계좌였다.

아부지가 왜 그리 답답해하시는지 이해가 갔다.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30% 종목이 가장 큰 비중이라 전체 계좌는 본전 수준이었다.


구루 친구의 도움으로 기존 종목을 모조리 빅배스 하고 새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우연히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하기 전날 빅배스를 했고, 전쟁에 돌입한 날 포트폴리오를 다시 설정했다.

천만다행이다.



2020년 코로나 이후, 2022년 전쟁까지

듣도 보도 못한 비극을 경험하며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우리의 혹은 다른 나라의 비극 속에서 내 잇속만 걱정하는 거 같아서 조금 마음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우리를, 그들을, 위해 슬퍼하고 기도하며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게 이기적 유전자가 박힌 우리의 숙명이 아닐까 조심스레 읊조려 본다.




 

작가의 이전글 [상념] 가지 않은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